"이거 하나가 1만6000원이라고?"…아이폰 유저들 뿔났다

1.7cm 유심트레이 가격 논란
아이폰 배터리 교체비 거듭된 인상에 소비자 불만
갤럭시(플립 3)와 아이폰(15프로)의 유심트레이/사진=유지희 기자 제공
직장인 A씨(27)는 최근 사용하던 애플 아이폰15프로의 유심 트레이를 분실해 애플 공인서비스센터 유베이스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1.7cm 남짓한 작은 크기의 유심 트레이의 가격이 무려 1만6000원이었다. A씨는 "애플 제품이 비싸다고는 생각했지만 작은 부품 하나 사는데도 이 정도 돈이 든다니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애플 유지비 부담이 지나치다는 소비자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작은 부품 하나에도 타 제조사 대비 높은 가격을 받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휴대폰은 기종과 소재에 따라 각각 비용이 다르긴 하지만 아이폰15프로와 갤럭시S24의 유심 트레이 가격을 비교하면 각각 1만6000원, 4000원으로 4배 차이가 난다.

같은 '티타늄' 소재인데…아이폰 ·갤럭시 부품 가격차 4배 달해

A씨가 사용하는 아이폰 15프로는 상위 모델에만 제조 비용은 다소 비싸지만 충격에 강한 티타늄 소재를 테두리에 적용했다. 하위 모델은 알루미늄 합금으로 제작된다. 그러나 애플 공인서비스센터 유베이스에서 아이폰 유심 트레이는 전 기종 일괄 1만6000원을 받고 있다.

갤럭시는 기종에 따라 유심 트레이 가격이 다르게 책정된다. 최저 1000원에서 최고 7500원인데, 갤럭시S20 이상부터는 아이폰 유심 트레이의 4분의 1 수준인 평균 4000~4500원을 받고 있다. 오는 31일 국내 정식 출시되는 갤럭시S24 모델의 경우 아이폰15프로와 같은 티타늄 소재를 사용한 울트라를 포함해 전 기종 4000원을 받는다.

애플과 삼성 모두 기기에 문제가 있을 경우 온라인 혹은 유선상으로 방문 예약하거나 수리센터에 직접 방문해 수리 받을 수 있다. 유심 트레이의 경우 애플은 미리 재고를 확보하고 있지 않아 직접 주문해 기다려야 한다. 삼성의 경우 매장에 재고가 있는 경우 바로 수령할 수 있고, 없는 경우 애플과 동일하게 주문하면 된다.

아이폰 배터리 가격 최근 '3차례 줄인상'

애플 공인서비스센터 유베이스 서울역/사진=유지희 기자
아이폰 부품 고가 논란은 앞서도 수차례 반복됐다.

애플은 2022~2023년 세 차례에 걸쳐 아이폰 배터리 교체비를 인상했다. 지난해 2월까지 아이폰13부터 X시리즈 7만9200원, 아이폰8부터 SE 시리즈까지는 5만9400원이었으나 같은해 3월 각각 10만9800원, 9만원으로 올렸다. 게다가 2022년 3월29일부터 1년간 시행한 애플의 아이폰 수리비·보험비 10% 할인 정책까지 종료된 탓에 소비자는 기종에 따라 최대 12만2000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지난해 9월엔 3월 인상 때 제외된 아이폰 14시리즈를 포함해 또 한 번 가격을 올렸다. 기존 13만1400원이던 아이폰14의 배터리 교체비는 11% 오른 14만6000원, 아이폰11~13 시리즈 미니·일반·프로·프로 맥스는 약 6% 인상된 12만9000원이다. 반면 갤럭시 배터리 교체 비용은 S20~S23시리즈 기준 최소 3만9500원에서 최대 6만2000원으로 애플의 절반 수준이다.

주말을 맞아 애플 공인 서비스센터 유베이스 서울역점을 찾은 40대 공무원 B씨는 "아이폰 버튼에 문제가 있어서 방문했다. 클리닝 서비스도 있다고 해서 받는다고 했더니 몇 번 쓱 닦고 2만5000원을 받더라"며 "수리비가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당장 휴대폰을 사용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수리) 받았다"고 전했다.

애플 자체 보험 가입해도 수리비는 '수십만원'

애플은 수리비 부담을 덜어준다는 정책의 일환으로 '애플케어플러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그 가격조차 만만치 않다. 아이폰15 프로와 프로 맥스의 경우 32만9000원(2년 기준), 아이폰15, 14 플러스는 25만9000원, 아이폰 13~15의 경우 21만9000원, 아이폰 SE는 10만9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이 금액을 내고 서비스에 가입해도 우발적 손상의 경우 화면 또는 후면 유리 손상은 건당 4만원, 기타 손상은 건당 12만원의 본인 부담금을 내야 한다.30대 취업준비생 C씨는 "자판이 살짝 휜 것 같아서 방문했다. 수리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애플케어플러스 제품을 중고로 구입해 수리받았는데도 수리비가 몇만원씩 나오니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삼성의 경우 '삼성케어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갤럭시 폴드 시리즈의 경우 37만6800원(2년 기준), 갤럭시 플립 23만2800원, 갤럭시S 시리즈와 노트 14만6400원, 갤럭시A 시리즈 7만6800원을 지불해야 한다. 폴드 기준 아이폰보다 다소 높은 가격이 책정되어 있으나 폴드에 사실상 단말기 2개분의 디스플레이가 들어가기 때문에 실질적으론 더 비싼 가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파손 요금의 경우 폴드·플립은 파손 요금의 30%, S·노트·A시리즈는 파손 요금의 25%를 이용자가 부담해야 하고 모든 제품에 최소 3만원의 자기부담금이 부과된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