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푸드코트의 '보이지 않는 손'[설리의 트렌드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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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태동한 컨세션 사업인천공항 푸드 코트엔 다양한 식음료 프랜차이즈가 있다. 이들을 운영·관리하는 주체는 인천공항공사가 아니다. SPC그룹, 아워홈, 롯데GRS, 풀무원푸드앤컬처 등 식품·외식업체들이 ‘보이지 않는 손’이다. 인천공항공사로부터 푸드 코트 운영권을 위탁받아 자사 식음료 프랜차이즈를 입점시키거나 임대해 수익을 올린다. 이를 컨세션 사업이라고 한다. 엔데믹과 맞물려 이 시장이 커지자 식품·외식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SPC그룹 관계자는 “컨세션은 매출 효자 사업”이라며 “여행 수요 회복과 함께 최근 SPC의 컨세션 사업 실적도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돌아왔다”고 말했다.
공항서 역사·골프장 등으로 확대
팬데믹 때 직격탄…엔데믹 타고 부활
식품업체 신성장동력 '각광'
매출 증대에 브랜드 제고 효과까지
SPC·아워홈 등이 강자
식품업계 ‘매출 효자’로 떠올라
국내 컨세션 시장은 2001년 인천공항 개항을 시작으로 병원, 백화점, 역사 등으로 확대됐다. 최근엔 골프장, 아파트 등으로 시장이 더 넓어지는 추세다. 시설 소유자가 사업 효율화를 꾀하고 본업에 집중하기 위해 부대 시설을 전문기업에 위탁하는 경향이 강해지자 시장 규모가 점차 커졌다. 컨세션 사업자는 일정 기간 동안 시설 운영권을 보장받고, 직영 또는 재임대할 수 있다.2000년대 태동해 성장하던 컨세션 사업은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아 고전하다가 지난해 급반등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에 진행된 인천국제공항 제1·2여객터미널의 식음복합 운영권 입찰을 계기로 관심이 집중됐다.
국내에선 SPC삼립, 아워홈, CJ프레시웨이, 롯데GRS, 풀무원푸드앤컬처, 삼성웰스토리, 현대그린푸드, 신세계푸드 등이 컨세션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며 확장중이다. 업체별 외식, 급식, 임대 수익의 경계가 모호해 정확한 시장 규모는 집계되지 않고 있으나 SPC와 아워홈이 이 시장의 강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인천공항 입찰에선 SPC, 아워홈, 롯데GRS, 풀무원이 사업권을 따냈다.SPC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SPC의 인천공항 내 컨세션 사업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가평, 용인 등 고속도로 휴게소 매출은 15% 이상 늘었다. 서해안 고속도로에 있는 행담도 휴게소 등을 운영하는 CJ프레시웨이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레저·컨세션 부문 매출도 약 145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 증가했다. 롯데GRS는 기존 컨세션 사업 부문 이름을 아예 신성장사업부문으로 바꿔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롯데GRS의 신성장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대비 약 52% 급증했다.
트렌드·테크 입고 진화하는 컨세션
식품업체들이 컨세션 사업을 강화하는 배경은 세 가지다. 먼저 국내 외식, 급식 시장이 포화에 다다르자 신성장동력으로 컨세션 사업이 각광을 받게 됐다는 분석이다. 외식업체의 경우 유동인구가 몰리는 지역에 자사 프랜차이즈를 입점시킴으로써 브랜드 제고 효과를 노릴 수 있다. 통상 컨세션 사업을 따내면 자사 브랜드와 외부 브랜드를 절반 가량씩 입점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급식업체의 경우 후방 사업인 식자재 사업과 연계해 매출을 늘릴 수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외식 브랜드나 식자재 사업을 보유한 대형기업들이 유리한 사업이라는 특성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최근 컨세션 업계는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파인 다이닝, 이색적인 해외 음식 등을 도입하며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자동 주문 시스템, 스마트 테이블 서비스 등 푸드 테크도 적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아워홈이 여의도 IFC몰에서 운영하고 있는 ‘컬리너리스퀘어’다. 지난해 9월 재단장해 문을 연 컬리너리스퀘어는 여의도 직장인들의 명소로 자리잡으며 첫 달 매출이 리뉴얼 이전인 5월 대비 약 125% 급증했다.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