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왜 낳았노"…부산 북구청장 막말 논란

기자간담회서 발달장애인 대화 중
'발달장애인 부모 뭔 죄냐' 말에
"죄 있다면 안 낳아야지 왜 낳았노"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 / 사진=오 구청장 페이스북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이 '발달장애인의 부모가 무슨 죄가 있느냐'는 취지의 대화에서 "죄가 있다면 (발달장애인을) 안 낳아야 하는데 왜 낳았나"라고 발언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장애인 부모 단체는 규탄 집회를 열기로 했다.

22일 부산장애인부모회 등에 따르면 오 구청장은 지난 17일 부산 강서구·북구 합동 기자 간담회에서 발달장애인 평생교육기관인 '평생교육센터' 존치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이때 김형찬 강서구청장은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평생 희생하며 살아간다. 부모들이 무슨 잘못이 있냐"고 말했고, 오 구청장은 "죄가 있다면 안 낳아야 하는데 왜 낳았노"라고 발언했다. 오 구청장은 본인의 발언 이후 장내에서 놀란 기색이 흐르자 "말을 잘못했다"고 수습하기도 했다.

오 구청장의 수습에도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했다. 결국 오 구청장은 부산장애인부모회 측에 사과문을 보내 "아픈 아이를 낳고 싶어서 낳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며 "부모들이 많이 힘드실 테니 아이가 안 아팠다면 좋았을 텐데 가슴이 아프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부산장애인부모회는 오는 24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와 함께 북구청 앞에서 오 구청장 규탄 집회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우경 부산장애인부모회 회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숨이 나온다. 참담하고 눈물이 난다"며 "오 구청장의 해명은 선의도 아니고 연민도 아니고 오히려 더 발달장애인 부모님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것"이라고 말했다.도 회장은 "오 구청장 해명 기사를 보니까 '건강한 아이가 태어나면 좋겠다'는 취지였다는데, 장애가 있어도 건강하다. 장애는 질병이 아니다"라며 "발달장애인 부모님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에서 힘들다는 취지로 한 말이라고 사과 문자 메시지를 보내셨는데, 인권 감수성으로 하는 사과는 받고 싶지 않아 별도의 답은 드리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