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핵심소재' 중국 흑연 수출, 통제 한달 만에 91% 급감

기업들 재고 확보에 작년 11월 4만5천t 수출…통제 시행 12월엔 3천973t
중국 정부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천연흑연 수출 통제에 나서면서 지난달 수출 규모가 전월 대비 91%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해 12월 중국의 천연흑연 수출량이 3천973t을 기록, 수출 통제 직전이던 전월 대비 91%나 줄어들었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중국의 수출 통제 시행을 앞두고 외국 기업들이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지난해 11월 수출 물량이 4만5천t을 넘겼던 만큼 감소율이 두드러진 측면이 있다.

계절적으로 통상 연말이 되면 해외 흑연 수요가 줄어드는데, 지난달에는 11월 재고 확보 여파까지 더해졌다는 평가다. 다만 지난해 1∼10월 월별 평균 수출 물량 1만7천t과 비교해도 여전히 감소 폭은 크다.

중국 금속 정보 제공업체 상하이비철금속망(SMM)은 최근 업계 설문조사를 근거로 정부 승인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중국의 흑연 수출이 다음 달 춘제(春節·설) 연휴까지도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에 대응해 천연흑연 수출통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되는 것을 막겠다며 지난해 12월 1일부터 기존 수출 통제 대상이던 인조흑연에 더해 이차전지 음극재용 고순도 천연흑연 등을 추가로 통제하기로 했다.

중국은 수출 전면 금지가 아니라 신청 건별로 심사·허가하고 있으며, 지난달 하순 한국 배터리 소재업체 포스코퓨처엠 등으로의 수출을 승인하기도 했다.

지난달 중국의 인조흑연 수출은 전월 대비 28% 줄어든 3만9천763t이었다. 중국이 지난해 8월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갈륨과 게르마늄의 수출 통제에 들어간 가운데, 지난달 게르마늄 수출은 전월 대비 4배 이상 늘어난 3.36t이었고 갈륨 수출도 전월 1.53t에서 지난달 7.03t으로 늘었다.

한편 전기차 배터리 등에 들어가는 니켈 가격은 공급 과잉 속에 1년 전보다 40% 넘게 하락한 상태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전기차 배터리용 수요 둔화 속에 니켈 가격은 1t에 1만6천 달러 정도로 2021년 이후 최저 수준이며, 씨티그룹은 3개월 이내에 1만5천500 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호주 등의 지역에서 채산성이 맞지 않는 탄광들이 문을 닫을 경우, 세계 니켈 공급의 절반을 담당하는 인도네시아의 시장 점유율이 더욱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