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인천 대중교통비 지원 제각각…"장기적 통합"

정부와 수도권 3개 광역 지방자치단체가 대중교통비 지원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수도권 3개 지자체는 지역마다 상이한 사업 내용과 방식을 추후 통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놨다.

22일 국토교통부와 서울특별시·경기도·인천광역시는 합동 기자설명회를 열고 대중교통 할인 지원에 대한 협력 방안을 공동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 오세훈 서울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유정복 인천시장이 참석했다.● 대중교통비 지원 방안 다 달라…"주민 혼란 초래"

국토교통부는 한국형 대중교통비 지원사업인 'K-패스'를 오는 5월부터 출시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 사업'을 오는 27일부터 시행하고, 경기도와 인천시는 각각 'The경기패스'와 '인천 I-패스'를 통해 시민들의 대중교통비 부담을 완화해준다.

하지만, '단일 생활권'으로 불리는 서울-경기-인천의 대중교통비 지원 내용이 일부 차이가 있어 시민들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발표된 서비스의 할인 대상과 지역, 사용 가능 범위가 각각 다르다는 것이다.국토교통부의 K-패스는 월 15회 이상 정기적으로 시내버스와 전철과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월 최대 60회 내에서 지출 금액의 일정 비율을 다음 달에 돌려준다. 이용 가능 지역은 전국이며, 전철·시내버스를 포함해 신분당선·광역버스·GTX 등에서도 이용 가능하다.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는 사전 결제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월 6만 원선에서 서울시의 전철·심야버스 등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신분당선과 광역버스 등은 제외된다. 이용 지역은 서울시 내로 정해졌지만, 추후 지자체 간 합의에 따라 추가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

경기도의 The경기패스와 인천의 I-패스는 K-패스의 월 적립상한인 60회를 초과하는 대중교통 이용도 무제한으로 적립하고, 청년층의 연령을 39세까지 확대했다. I-패스는 65세 이상 이용자에게 환급혜택을 상향했다.● 정부 "다양한 선택권 제공…개인별로 판단해 이용 가능"

정부는 '다양한 선택권'에 방점을 찍었다는 입장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교통은 지역화·개인화된 문제"라며 "주민들은 각자의 통행 패턴을 따져서 어떤 카드를 사용하는 게 좋을지 판단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또한 "거시적으로 보면 복잡해 보이지만,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한 개 혹은 두 개의 제도를 선택하면 되는 것"이라며 "본인에게 무엇이 가장 유리한지 처음에 한 번만 선택하면 된다"고 덧붙였다.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경기도는 서울·인천과 주민 구성도 다르고 그 넓이 등도 다르다"며 "경기패스는 경기도만의 특성과 주민들의 교통 패턴을 감안해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라고 부연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각 지자체마다 분명하게 여건과 체계가 다르다"며 "그 모든 것을 동일시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다.

● 서울시·경기도·인천시 "장기적으로 통합하겠다"

다만, 수도권 3개 지자체는 장기적으로 '대중교통 할인패스 통합'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국토부 또한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를 통해 협의 과정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통합환승 할인제도도 처음 나왔을 땐 이해관계가 달랐지만 결국엔 통합된 시스템으로 가동되고 있다"며 "이번 방안과 관련해서도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세 시·도의 실무책임자인 국·실장들이 긴밀하게 협의하는 중"이라며 "정책적 경쟁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는 건 나쁘지 않지만, 우월성 여부를 따지는 건 지양해달라"고 말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교통인프라와 대중교통 이용률 등이 달라 굉장히 정교한 작업이 필요하다"며 "통합되는 게 바람직하다 보고 지속적으로 공동연구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국토부 산하의 대광위가 지자체 간 협의를 조정해 주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한편, 대중교통비 지원과 관련된 예산과 대상 지역이 추후 확대될 수 있을 전망이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시행 성과를 봐서 해를 거듭할수록 그 범위와 폭도 넓히고, 지자체에게도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성낙윤기자 nyseo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