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 영업사원이 부녀회장 만나는 이유[中企 라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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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라운지“낡은 아파트단지 1층부터 꼭대기층까지 외관을 살피는 게 주요 업무입니다.”
"아파트 재도장 사업 따내라"
업체간 물밑 입찰 경쟁 '치열'
최근 페인트 업체 영업사원들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전국 아파트 단지 탐방이다. 지은 지 오래된 구축 아파트가 단골 방문지다. 당장 재건축 및 리모델링을 하기 어렵거나 그 과정이 오래 걸리는 아파트가 ‘타깃’이다. 이런 곳은 주민의 요구에 따라 외관 및 내관에 페인트를 재도장하려는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노루페인트, 삼화페인트 등 국내 주요 페인트업체는 모두 전국에 영업사원을 두고 있다. 대단지 아파트의 재도장 사업을 따낸 영업사원은 그 실적을 인정받아 인센티브를 받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영업을 뛰는 사례가 많다. 재도장 사업은 대부분 입찰을 거쳐 사업자를 선정한다. 어차피 페인트 품질이나 가격은 비슷하기 때문에 ‘누가 더 주민이 원하는 색감을 구현해내느냐’가 성패를 가름한다. 영업사원들이 부녀회를 공략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민이 원하는 색감이 정확히 어떤 색인지 설명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일단 제안해보라’고 하기 때문에 부녀회와 친분을 쌓으며 정확한 색상에 대한 팁을 얻는 사례가 많다.
예컨대 삼화페인트는 2012년부터 컬러디자인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재도장을 위한 컬러디자인센터는 2022년 따로 분리했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아파트에서 ‘회색’으로 제안해달라고 하더라도 수십, 수백 가지의 회색이 있기 때문에 정확한 니즈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