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전국 아파트 신고가 역대 최저
입력
수정
지면A3
부동산 가격 약세 지속고금리와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전국 부동산 가격이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아파트 매매심리 위축은 지방 미분양 증가로 이어져 중소 건설사의 경영난을 가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 정보분석 업체 직방이 22일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 아파트 신고가 거래 비율은 전년보다 7.7%포인트 하락한 4.0%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공개된 200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부동산 호황기이던 2021년의 23.4%와 비교하면 6분의 1토막 났다.올해 들어서도 이 비율 내림세는 이어지고 있다. 이달(14일 집계 기준) 신고가 비율은 3.9%로 더 떨어졌다. 직방 관계자는 “세계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은 2009년(6.6%), 경기 위축기이던 2013년(6.7%)에도 신고가 비율이 5% 밑으로 내려간 적은 없었다”며 “고금리 충격, 경기 악화로 고가 매입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이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대구 울산 등 지방 광역시의 가격 부진이 두드러졌다. 올해 1월 기준 전국 17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신고가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대구로 1.3% 수준이었다. 이어 울산 2.6%, 경기 2.8%, 세종 2.9%, 경남 3.1%, 충북 3.3% 순이었다. 대구, 대전(3.3%), 부산(4.4%), 강원(4.8%)은 신고가 매매 비율이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전국 집값을 주도하는 서울도 지난해 아파트 신고가 거래량이 3084건에 그쳤다. 2022년(3295건)보다 211건 감소한 수치다. 전체 거래에서 신고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27.5%에서 지난해 9.1%로 내려앉았다. 올해 1월에도 작년과 같은 9.1%를 유지하고 있다. 2021년에는 신고가 비율이 52.6%로 절반을 넘겼다.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반적으로 부동산 활동이 감소하면서 손해를 회피할 수 있는 저렴한 가격에만 소비자가 반응하고 있다”며 “청약시장에서도 지방을 기피하고 수도권을 선호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