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무제한' '53% 환급'…교통카드 춘추전국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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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4개 비교해보니…수도권 지방자치단체장과 국토교통부가 잇달아 대중교통비를 할인해주는 정기권 개념의 할인카드(패스)를 발표하고 나섰다. 오는 27일 서울의 기후동행카드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올 5월부터는 전국 대중교통 이용 시 일정 금액을 환급받는 K패스와 더경기패스(경기), I패스(인천)가 각각 출시된다.
서울 기후동행 月 6만원대로
지하철·버스·따릉이 마음껏
수도권 출퇴근은 K패스 유리
경기·I패스 청소년 혜택 강화
박상우·오세훈·김동연·유정복
"장기적으로 통합" 공감대 확인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김동연 경기지사, 유정복 인천시장은 22일 서울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합동 기자설명회를 열어 4개 카드를 소개하고 앞으로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확인했다. 하지만 당분간 교통할인카드의 춘추전국시대가 불가피하다. 각 소비자의 상황에 따라 어떤 카드를 고르는 게 가장 유리할지 따져봤다.
서울시 중심 이용자는 ‘기후동행’
대중교통 할인 정책은 크게 매달 요금을 충전하는 방식인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와 일정 횟수 이상을 이용하면 요금을 환급해주는 국토교통부의 K패스로 나뉜다. 경기도와 인천시는 K패스를 연계해 지역 내 주민을 대상으로 횟수 제한, 환급률 등의 혜택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활동 반경이 서울 시내로 한정된 서울시민이라면 서울 지하철, 시내버스를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 월 6만2000원짜리 정기권 ‘기후동행카드’를 사는 게 좋다. 날씨가 풀리는 봄·여름에는 월 3000원을 추가하면 따릉이 자전거도 무제한으로 탈 수 있다. 버스는 월 42회, 지하철은 월 45회 이상 사용하면 교통비를 절감할 수 있다. 청년층(19~34세)은 올 상반기 중 출시될 예정인 5만8000원짜리 기후동행카드로 교통비 부담을 추가로 덜게 된다. 다만 신분당선은 요금 체계가 달라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 다른 시·도 면허 버스와 광역버스에도 적용되지 않는다.이 때문에 경기 판교 등 수도권으로 통근하는 서울시민이라면 기후동행카드 대신 오는 5월에 나오는 K패스를 활용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K패스는 월 15~60회 탑승 횟수 내에서 월 교통비의 20%를 환급해준다. 전국 광역버스, 신분당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지원 범위에 있다. 직장인 A씨가 지하철 신분당선을 월 40회 이용해 출퇴근하면 교통비로 10만원을 지출해야 하는데, K패스를 활용하면 2만원을 절약하게 된다. 청년층(19~34세)은 30%, 저소득층은 53%를 돌려받는다.
K패스의 확장판 더경기패스·I패스
K패스는 전국(인구 10만 명이 넘는 189개 지자체)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으나 환급을 받는 이용 횟수는 월 15~60회로 제한된다. 38세인 경기도민 B씨가 1500원을 내고 지하철을 월 65회 탔다면 9만원(60회)의 20%인 1만8000원을 환급받고, 나머지 5회분은 기존 요금을 내야 한다.다만 경기도민과 인천시민은 K패스 기본 혜택보다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더경기패스와 인천 I-패스를 발급받을 수 있다. 두 패스 모두 기본적인 K패스와 달리 이용 횟수 제한이 없다. 청년 범위도 만 39세까지로 더 넓다.B씨가 더경기패스를 이용해 같은 경로로 출퇴근한다고 했을 때 월 9만7500원(1500원×65회)의 30%인 2만9250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 K패스로 이동했을 때보다 1만원가량을 더 아끼게 된다. 경기와 인천은 지원 대상 연령층을 어린이와 청소년(6~18세)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인천은 3개 지자체 중 유일하게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환급률을 올 상반기 중 20%에서 30%로 늘리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국토부와 지자체들은 장기적으로 할인카드를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는 취지엔 공감하고 있다. 다만 서울·인천이 통합에 적극적인 데 비해 경기는 다소 미온적이다.
최해련/오유림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