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처럼 보이죠?"…논란의 '日 미인대회 1등' 20대女

우크라 출신 모델 시노 카롤리나 '대상' 차지
"겉모습만 외국인…알맹이는 일본인 그 자체"
'제56회 미스 재팬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차지한 우크라이나 출신 귀화 여성. /사진=카롤리나 인스타그램 캡처
일본 미인 대회에서 우크라이나 출신 귀화 여성이 대상을 차지해 현지인들 사이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22일 교도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도쿄에서 열린 '제56회 미스 재팬(일본) 콘테스트(대회)'에서 우크라이나 출신 시노 카롤리나(26)가 1위를 차지했다.카롤리나는 2022년 일본 국적을 취득한 인물로 현재 모델로 활동 중이다. 그의 부모 모두 우크라이나인이었으나, 모친이 이혼한 뒤 일본인 남성과 재혼하면서 어렸을 때부터 일본 아이치현에서 자라 온 것으로 전해졌다.

카롤리나는 미스재팬 공식 홈페이지에 "나는 우크라이나에 뿌리를 둔 귀화 일본인"이라며 "겉모습은 외국인으로 보이지만, 5세 무렵부터 일본에서 자랐기 때문에 알맹이는 일본인 그 자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간 내 정체성에 대해 고민해왔는데 모델이라는 직업을 가진 뒤 내가 가진 개성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며 "현대 사회에서 여러 격차와 고민을 가진 사람들에게 힘이 될 수 있게 자원봉사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앞으로 미스 재팬으로서 활약하며 더 많은 이들에게 내 목소리를 전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제56회 미스 재팬 콘테스트'에서 상위권에 오른 인물들. (제일 왼쪽) 카롤리나를 제외하고 모두 일본 출신 인물들이다. /사진=미스재팬 공식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일본인들은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카롤리나를 응원하는 반응이 나오는가 하면, 그의 국적을 두고 날 선 비판도 나왔다.

미스 재팬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카롤리나 소개 영상에는 "부모가 둘 다 우크라이나 사람이면 결국 우크라이나 사람인 건데, 이걸 일본이 인정해버리면 국적의 경계가 붕괴하는 셈", "굳이 1위에 일본 출신이 아닌 사람이 올랐어야 했냐" 등 부정적 댓글이 달렸다.반면 "미스 일본으로서, 일본인으로서 활약하길 바란다", "미스 재팬 1위에 오른 것을 축하한다. 앞으로 응원하겠다" 등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