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AI시대, 젊은 기업인들이 경제 도약 이끌어가길 기대"(종합)

무협 CEO 조찬회 특별연설…"정부, 기업이 이윤내도록 법제도 지원해야"
대통령 재임 당시 경험 공유…"中주석과 긴밀히 소통, 관계 우호적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3일 "AI(인공지능) 시대에 우리 젊은 기업인들이 가장 빠르게 적응하고 앞서갈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대한민국 경제 도약을 이끌어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서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및 무역업계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176회 한국무역협회 CEO 조찬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조찬회 특별연사로 초청돼 약 40분간 기조연설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대외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세계 경제 성장률은 2∼3%대의 플러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저는 우리 기업인들이 수백개의 산을 넘고 수천개의 강을 건너면서 언제나 위기를 극복해낼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기업인·관료 네트워킹 행사에서 베트남 기업인에게 '기업인들은 이윤을 많이 내라. 정부는 기업이 이윤을 낼 수 있도록 법·제도 측면에서 든든하게 지원하라. 그러면 전 세계 기업인들이 베트남으로 몰려들 것이고 자연스럽게 일자리가 급증할 것'이라고 조언했다"며 "지금도 이것이 정부의 핵심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에서 이 전 대통령은 과거 기업인, 서울시장, 대통령으로 일해온 경험담을 공유하기도 했다.

서울시장 재임 당시 추진한 통합 환승 시스템, 대통령 취임 직후 맞은 광우병 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론했다. 특히 광우병 사태와 관련해서는 "재임 당시 정책 운은 없었던 것 같다"며 "진보 진영에서는 본인(제가)이 기업을 경영하던 사람이라 지지 기반이 없을 것으로 판단해 흔들면 금방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이는 오판이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광우병 시위 7개월가량 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다"며 "프린스턴대 폴 크루그먼 교수는 '대한민국은 가장 위험한 나라 중 하나'라고 평가했지만 우리나라는 0.2%의 모범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회의에서 유럽의 수장들이 앞다퉈 제 옆자리를 차지하려고 했다. 이를 '0.2%의 기적'이라고 생각한다"며 "IMF와 달리 글로벌 금융위기 때 기업 도산이 없었던 배경에는 열심히 뛰어다닌 기업인들과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한 공직자들이 있었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금융위기 극복 이후 당시 정부 부처 과장급 이상 모든 공무원들에게 부처별 업무 성격에 맞는 내용으로 감사 문자 메시지를 보냈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비교적 잘 극복해서 사람들이 생각보다 기억하지 못한다.

주변의 많은 정치인들은 상황을 어렵게 만들었다가 다시 살려야 국민들이 알아준다고 했다"며 "하지만 우리 경제가 한번 거꾸러지면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해 비상한 각오로 임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은 재임 중 한중 관계와 관련해서는 "당시 후진타오 주석과 긴밀히 소통하며 중국과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만들 수 있었고, 우리의 체면도 지킬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한 해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기로 하면서 스스로를 다스렸다.

신달자 시인의 수필에 적힌 것처럼 '잘못했다', '감사합니다'라는 두 마디가 인간관계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며 연설을 맺었다.

이 전 대통령의 연설 이후에는 정만기 무협 부회장의 '미중 무역 갈등과 우리의 선택'을 주제로 한 강연이 이어졌다. 구자열 회장은 앞서 개회사에서 "올해도 선진국의 성장세 둔화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될 전망인 만큼 수출의 우상향 모멘텀을 지속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