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쓸 가치있는 가구 만든다"…'IPO 재수생' 스튜디오삼익의 포부

스튜디오삼익 IPO 온라인 간담회

"가구 업계 최초 '풀필먼트' 시스템 구축"
"브랜드 추가 론칭…2025년부천 해외진출 계획"
온라인 기업설명회 중인 스튜디오삼익 최정석 대표. / 사진=기업설명회 실시간 영상 캡처.
"침대는 과학이라는데, 가격은 아직도 과하다. 우리는 고객이 가장 가치 있게 돈을 쓸 수 있는 가구를 공급하면서 성장해 나가겠다."

최정석 스튜디오삼익 대표는 23일 다음 달 코스닥 상장 재도전에 앞서 진행한 기업설명회에서 이같이 포부를 전했다.2017년 설립된 온라인 가구 유통사 스튜디오삼익은 '가구계 SPA(제조·유통 일괄형)' 업체로 불린다. 유통사와 협력해 상품 보관부터 배송, 설치 등 물류 전 과정을 '올인원'으로 구축해 판매가격을 낮췄다. 고객은 구매한 가구를 다음날 혹은 지정일에 배송받을 수 있다. 또 회사가 무료로 설치까지 해준다.

최정석 대표는 이를 두고 '산지 직송'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아무리 큰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유통 과정이 길면 길수록 비용은 계속 증가한다. 이 과정에서 가구가 파손되는 비용도 가격에 전가돼 왔다"며 "스튜디오삼익은 제조사에서 고객까지 최소한으로 갈 수 있는 D2C(생산지 직배송) 물류 시스템을 구축했다. 재고 회전율이 타사 대비 3~4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스튜디오삼익
회사는 이를 위해 업계 최초로 '풀필먼트' 공급 시스템을 구축했다. 풀필먼트란 설치와 시공 등 물류 전 과정을 유통사가 대행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소비자의 편의성이 올라가고, 판매사는 재고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스튜디오삼익은 현재 쿠팡, 오늘의집, 쓱닷컴 등 온라인 플랫폼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풀필먼트 시스템을 제공 중이다.최 대표는 "쿠팡에서 처음 풀필먼트 사업 제안이 온 뒤 점차 파트너사가 더 확대되고 있다"며 "흔히 하나의 플랫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회사는 많아도 스튜디오삼익처럼 전체적인 플랫폼에서 균형 있게 성과를 올리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이어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파트너사와 자사몰을 포함해 현재 34개의 유통 채널을 확보했다"며 "자사몰도 전체 판매의 15%가량을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2019년 스튜디오삼익은 '삼익' 브랜드의 온라인 사용권을 인수한 후 빠르게 성장해왔다. 2020년엔 스타벅스 매장 테이블로 유명한 '스칸디아(SCANDIA)' 상표권을 인수했다. 통원목 식탁으로 유명한 '죽산목공소'에 이어, 최근엔 고급 매트리스 전문 브랜드 '스튜디오 슬립'(Studio Sleeep)을 시장에 선보였다.

짧은 시간에 여러 브랜드를 만들거나 상표권을 인수한 것을 두고 '제로섬 게임'이 초래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동일 시장에선 사내 한 브랜드가 성장하면 또다른 형제 브랜드는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삼익과 스칸디아가 종합 가구 시장을 대상으로 한다면, 스튜디오 슬립은 특정 아이템에 특화된 브랜드"라며 "목표로 하는 주요 고객층이 달라 각자 영역에서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기업설명회 중인 스튜디오삼익 최정석 대표. / 사진=기업설명회 실시간 영상 캡처.
회사는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2018~2022년 연평균 매출 증가율은 46.5%로 동종업계 평균(3.1%)보다 높았다.

최 대표는 앞으로 가구 인테리어 회사는 성장 모멘텀이 크다고 전망했다. 저출산에 따라 인구수가 감소하고, 주택시장은 위축되고 있지만, 반대로 1인 가구는 늘면서 저가 가구에 대한 구매 빈도는 늘었단 분석에서다.

최 대표는 "과거엔 가구 단지를 중심으로 세트 단위 가구가 주로 판매됐다. 하지만 이젠 인터넷 등 판매처가 훨씬 세분화되고, 소비자는 주로 단일 품목으로 가구를 산다"며 "오히려 시장은 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최 대표는 신규 브랜드 출시와 해외 시장 진출 계획도 밝혔다. 스튜디오삼익은 2020년 미국 아마존에 진출했다가 코로나19로 인해 내륙 배송비가 300~400%가량 오르면서 사업을 접었다. 최 대표는 "미국 진출 당시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이후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풀필먼트 사업을 해왔다. 오히려 회사 경쟁력을 키운 계기"라며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 영역을 외국으로 넓힐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오피스, 소파 전문 브랜드 론칭도 예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스튜디오삼익은 이번이 코스닥 재도전이다. 2022년 스팩 합병을 통한 상장을 추진했다가 실적 대비 기업가치가 고평가됐다는 논란 속 상장을 철회했다. 이번엔 기업가치를 당시보다 40% 낮춰 직상장에 나섰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원목 등 원자재 가격이 올랐고, 대내적으론 직원 스톡옵션, 사옥 건설 비용 등이 2022년 실적에 반영됐다"며 "올해 이러한 요인들이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스튜디오삼익은 총 85만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격은 1만4500~1만6500원, 예상 시가총액은 613억~697억원이다. 공모 규모는 123억~140억원이다. 이날까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뒤 오는 25~26일 이틀간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다음 달 6일 코스닥 상장이 목표다. 상장 주관사는 DB금융투자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