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소방관' 육성…2027년부터 남녀 동일기준 체력평가(종합)

소방청 '체력시험 종목·평가' 개선안…현행 성별 분리채용·일부 통합채용 유지 방침
체력시험 종목도 '기초체력' 중심→현장직무 적합 '순환식 종목' 개편
2027년부터 소방공무원 신규 채용 때 실시하는 체력 시험이 기존의 기초체력 중심 평가에서 소방직무 특성을 반영한 순환식 종목 평가로 전면 개편된다. 소방청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체력시험 종목·평가방식 개선'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체력시험 개선안에 따르면 기존에 약력과 배근력, 윗몸일으키기, 제자리멀리뛰기, 앉아윗몸일으키기, 왕복오래달리기 등 기초체력 위주로 6개 종목을 봤던 체력시험은 '순환식 종목+왕복오래달리기'로 바뀐다.

순환식 종목은 ▲ 계단오르내리기 ▲ (소방호스)끌고 당기기 ▲ 중량물 운반 ▲ 인명구조 ▲ 장비 들고 버티기 등 5종목이다. 체력시험 참가자는 무게 20㎏의 조끼를 입고서 5개 종목을 연속해서 도전하고, 종목 수행에 걸린 최종시간이 평가에 반영된다.

왕복오래달리기 종목은 현행처럼 그대로 유지된다.

이들 종목은 연구용역을 통해 화재진압과 인명구조, 응급환자 이송 등 소방임무 수행 중 자주 접할 수 있는 상황·동작을 토대로 마련됐다. 배덕곤 소방청 기획조정관은 "미국, 영국, 호주에서도 순환식 종목으로 체력을 측정한다.

현장 활동에 적합한 체력인지를 보고자 (평가 종목을) 바꿨다"며 "기초체력이 바탕이 돼야 순환식 체력이 된다고 봤다"고 말했다.

소방청은 또 소방의 현장 직무 특성상 강인한 체력을 요구하는 만큼 2027년 채용시험부터는 남녀 간 동일 기준으로 체력 평가를 하기로 했다. 미국과 영국, 독일, 호주 등 해외 주요 국가의 소방당국도 체력시험에 남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소방청은 전했다.

다만, 지금처럼 성별 분리채용 방식은 유지하되, 체력 영향이 크지 않은 전산, 통신 등 일부 전문 직렬에서만 성별 통합채용을 이어갈 방침이다.
신희범 소방청 교육훈련담당관은 동일기준 적용 시 여성 불이익 우려와 관련해 "체력시험에서 남녀 동일기준을 적용하면 성별 구분없이 통합채용을 하지 않겠느냐는 말이 있지만 '구분'을 '통합'으로 전환하는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체력평가 세부 기준은 올해 재직 소방공무원 1천500명, 일반인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성별·연령별 필드테스트(현장검증)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신임 소방공무원이 받는 교육훈련도 강화된다.

소방청은 신임 교육 기간에 화재·구조·구급 분야별 자격취득 교육을 이수해 졸업 시점에는 즉시 현장 활동이 가능한 완성형 소방공무원을 배출하고자 현재 24주인 신임 교육 기간의 점진적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덕곤 소방청 기획조정관은 "인재선발 방식 개선은 강인한 체력과 정신적 요건을 필요로 하는 소방공무원의 직무 특성상 적합한 인재를 채용·양성하고자 하는 의지"라고 말했다.

앞서 소방청은 2023년 채용 때부터 현장에서 필요한 체력을 검증하고, 소방직무에 적합한 소양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체력과 면접시험 비중을 각각 15%→25%, 10%→25%로 상향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필기와 체력, 면접 비율은 각각 '75%대15%대10%'에서 '50%대25%대25%'로 달라졌다. 또 면접시험에서 소방직무 특성을 검증할 수 있는 종합적성검사와 면접평가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한 '구조화 면접기법'도 같은 해 도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