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은 눈발 그대로 맞았다…尹-한동훈, '우산' 안 쓴 이유 [정치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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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대형 화재가 발생한 충남 서천특화시장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폭설' 속에서 화재 현장을 둘러보면서도 우산을 쓰지 않았다. '과잉 의전 논란'의 싹을 잘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장을 둘러보던 윤 대통령은 굵게 흩날리는 눈발에 시야 확보가 힘든 듯 여러 차례 눈살을 찌푸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우산'은 끝내 등장하지 않았다.
최고 등급의 '갑호' 경호를 받는 대통령에게 '우산 의전'은 당연할 수 있지만, 이날 윤 대통령 우산 의전을 받지도, 스스로 우산을 쓰지도 않은 것이다. 현장을 지키던 일부 경찰이 우산을 쓰고 있어야 할 만큼 많은 눈이 내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윤 대통령의 이날 행보는 이례적인 수준이다.
먼저 화재 현장에 도착한 한 위원장 역시 직접 우산을 들고 현장을 둘러보다가, 대통령을 맞이하기 위해 기다리면서부터는 우산을 쓰지 않았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 "보여주기식이라고 하더라도, 피할 수 있는 논란은 피하려는 것 아니겠느냐"며 "참담한 심정의 상인들 앞에서 눈을 피하려는 모습이 좋게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런데도 두 사람의 피해 현장 방문은 일부 잡음을 남겼다. 윤 대통령이 당초 피해 상인들과 만날 것으로 보였으나, 별도의 만남 없이 방문이 종료됐기 때문이다. 시장 2층에서 대기하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일부 상인들은 "위로 한마디 안 할 거면 뭐 하러 왔느냐", "국민을 위한다면서 왜 보지도 않고 가느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이러한 논란과 관련,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대통령이 인근 상가 1층 로비에서 상인 대표들을 만나 '명절을 앞두고 얼마나 상심이 크시냐. 여러분들이 바로 영업하실 수 있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지원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현장에 사람이 많고 복잡하다 보니, 2층에 있는 상인들까지는 만나지 못했다는 게 대통령실 측의 설명이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