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장원영처럼" 1020女 열광…불티나게 팔린 이 제품 [오정민의 유통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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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시럽 씌운 탕후루처럼"…광택 나는 립제품 인기올 겨울 촉촉하고 광택이 도는 제형의 입술 색조 화장품이 유행이다. 보통 가을과 겨울은 무광의 매트(matt) 립스틱을 많이 쓰는데, 최근 아이돌 팬덤과 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광택을 강조한 윤기 있는 입술 화장법이 주목을 끌면서 트렌드가 바뀌었다.
아워글래스 글로시밤 제품 지난해 판매량 10배로 뛰어
페리페라 지난해 글로시 틴트 판매량 257만개 달해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촉촉하고 광택 있는 제형으로 입술에 입체감을 더한 색조 화장품 판매량이 급증해 주목받았다. 마치 설탕시럽을 씌운 과일꼬치 '탕후루'처럼 반짝반짝하다고 해서 '탕후루립'이란 마케팅 용어도 등장했다. 글로시밤·멜팅밤으로 불리는 스틱 형태의 제품과 광택이 나는 틴트(착색이 있는 입술 색조 화장품) 형태 제품에 소비자 지갑이 열리면서다.신세계인터내셔날이 들여온 '아워글래스'의 '팬텀 볼류마이징 글로시 밤'은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보다 10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제품과 함께 프라이머 등 신제품의 흥행에 힘입어 아워글래스 지난해 매출은 249% 뛰는 성과를 거뒀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은 "유리알같이 반짝이는 립글로스의 광채, 도톰해보이는 메이크업 효과까지 선사하는 제품"이라며 "국내에 이른바 '탕후루립', '유리알립'을 유행시킨 제품"이라고 소개했다.네이처리퍼블릭이 지난해 4월 내놓은 스틱형 제품 '허니 멜팅 립'도 8개월 만에 30만개 넘게 팔렸다.밤 제형 제품뿐 아니라 입술을 물들이는 착색 효과가 있는 틴트 역시 광택을 강조한 제형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 CJ올리브영의 연간 결산에서 가장 인기 있는 립 메이크업 1·2위 제품은 모두 촉촉한 제형의 틴트가 차지했다. 2위를 차지한 페리페라의 '잉크 무드 글로이 틴트'의 경우 지난해 판매량이 257만개에 달했다. 전년(2022년) 대비 78% 치솟은 수치다.여러 화장품 브랜드는 광택감을 강조한 입술 화장품을 밀고 있다.네이버 자회사 스노우의 색조화장품 브랜드 어뮤즈는 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을 내세워 '젤핏 틴트'를 대표 제품으로 띄웠다. '장원영 틴트'라는 애칭을 얻었다.
LG생활건강이 지난해 10월 전략상품으로 내놓은 '립세린'은 립밤과 립마스크의 효과를 살린 제품으로 각 브랜드에서 다양한 성격으로 출시됐다. 특히 광택 효과를 낸 4개 브랜드의 상품은 지난해 10월 출시 후 월평균 매출 신장률이 370%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계열 색조화장품 에뛰드는 '디어 달링 워터젤 틴트'에 이어 최근 '디어 달링 오일 틴트'를 내놨다. 에뛰드 관계자는 "10대와 20대에게 인기있는 '지그재그', '에이블리' 등의 패션 플랫폼에서 출시 당일 뷰티 카테고리 랭킹 1위, 립메이크업 부문 1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코로나19 시기 마스크에 묻어나는 입술 색조 화장품 수요가 급감했으나 엔데믹과 함께 마스크 착용이 줄어들면서 관련 시장이 반등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입술 색조 화장품 시장은 2019년 약 6179억원 규모였으나 코로나19 사태를 맞은 2020년 25% 급감한 4608억원 규모로 위축됐다. 그러나 꾸준히 회복세를 보여 엔데믹을 맞은 지난해에는 7192억원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시럽을 바른 듯 광택을 내려면 묻어나는 제형이 되는데 이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하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엔 피했지만, 지금은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틱톡 등 SNS를 중심으로 광택을 내는 입술과 피부 표현 화장법이 확산했고 인기 아이돌들이 유행을 이끌었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국내 색조화장품 트렌드는 K팝 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광택이 돋보이는 인기 아이돌의 입술 화장법이 주목을 받았다"며 "엔데믹 이후 입술이 한껏 돋보이는 볼륨감 있는 입술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페리페라 관계자 역시 "많은 색조 브랜드에서 다양한 광택감의 틴트가 출시되며 탕후루처럼 광이 극적으로 보이는 입술 연출에 소비자들 사이에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