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프로레슬링' 중계에 6.7조 베팅…사상 최대 투자

/사진=REUTERS

글로벌 온라인동영상 플랫폼(OTT) 업체인 넷플릭스가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의 프로레슬링 경기 생중계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넷플릭스가 WWE의 인기 프로그램인 'RAW'의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넷플릭스는 2025년 1월부터 시작되는 10년 계약을 위해 50억 달러(한화 약 6조7000억원) 이상을 WWE에 지불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RAW 독점 중계권은 NBC유니버설 산하 USA 네트워크가 갖고 있다. USA 네트워크는 이를 위해 5년 동안 13억달러(약 1조7000억원)를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넷플릭스는 연간 지급액으로 환산할 경우 2배 이상 지불하게 되는 것. 이번 계약은 넷플릭스가 스포츠 중계 분야에서 맺은 계약 중 최대 규모다.

다만 넷플릭스의 계약에는 5년 후 계약을 해지하거나, 10년 계약 만료 후 추가로 10년간 계약을 연장하는 옵션이 포함됐다.

넷플릭스의 결정은 미디어 시장의 변화를 반영했다는 해석이다. 프로레슬링과 같은 인기 콘텐츠를 통해 가입자 이탈을 막겠다는 의도다. 현재 TV로 RAW를 시청하는 미국인은 평균 200만 명 이상인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미국에서는 넷플릭스뿐 아니라 다른 OTT 플랫폼들도 스포츠 중계 투자를 확대하는 분위기다. 앞서 유튜브도 미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로 꼽히는 프로풋볼리그(NFL) 일요일 경기 중계권을, 애플TV+는 미국프로축구(MLS) 시즌 시청권을 확보했다.

국내에서도 쿠팡플레이가 스포츠 중계로 가입자를 빠르게 확보하며 단숨에 토종 OTT 1위로 자리매김했고, 티빙은 최근 연간 400억원 총 1200억원을 베팅하며 최근 프로야구(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 경쟁 입찰에서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넷플릭스 콘텐츠 책임자 안 벨라 바하리아는 "RAW는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최고의 콘텐츠"라며 "향후 넷플릭스 시청자들에게 많은 기쁨과 가치를 선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