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진단 5~10년 전 뇌 회색질 두께 얇아져"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 5~10년 전 뇌의 회색질(gray matter) 두께가 얇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뇌는 신경세포로 구성된 겉 부분인 회색질과 신경세포들을 서로 연결하는 신경 섬유망이 깔린 속 부분인 백질(white matter)로 이뤄져 있다. 피질은 회색을 띠고 있어 회색질, 수질은 하얀색을 띠고 있어 백질이라고 불린다.

텍사스 대학 의대 알츠하이머병·신경퇴행 질환 연구소의 신경과 전문의 클라우디아 사티자발 교수 연구팀이 프레이밍햄 심장 연구(FHS) 참가자 1천 명(70~74세)의 MRI 뇌 영상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23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10년 전에 찍은 뇌 MRI 영상으로 나중 치매가 발생한 사람과 치매가 나타나지 않은 사람을 구분할 수 있는지 연구했다. 그 결과 뇌의 회색질 외피 두께가 두꺼울수록 치매와 연관이 없고 얇을수록 치매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회색질 외피 두께 수치가 최하위 25%에 해당하는 사람은 나머지 75%에 해당하는 사람들보다 치매 발생률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또 회색질 두께가 두꺼울수록 전체적인 인지기능, 특히 일화 기억(episodic memory) 기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화 기억은 본인이 겪은 과거의 사건들에 대한 기억으로, 과거에 만난 사람들이나 작년 축제에 관한 기억, 어렸을 때 크게 다쳤던 기억 등을 들 수 있다.

인종과 민족이 달라도 이러한 결과에는 변함이 없었다.

이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하겠지만 앞으로 치매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 사람들을 추적할 때 회색질의 두께를 치매를 예고하는 생물지표로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는 또 치매 치료법을 개발하고 그 효과를 평가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연구팀은 회색질의 두께가 치매 위험을 높이는 ApoE4 변이 유전자와 관련이 있는지 살펴봤지만, 전혀 관계가 없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앞으로 심혈관 위험 요인, 식습관, 환경오염 노출 등이 회색질의 두께 변화와 관련이 있는지 연구할 계획이다.

치매는 뇌의 여러 다른 부위에 영향을 미치지만 알츠하이머 치매와 전측두엽 치매는 대뇌 피질에 변화를 가져온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알츠하이머병 협회 학술지 '알츠하이머병과 치매' (Alzheimer's & Dementia)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