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제마, 사우디 탈출 본격 타진…"구단에 '떠나고 싶다' 요청"

AFP "알이티하드 '사우디 내 임대' 제안했다가 거절당해"
친정 리옹, 고액 주급 부담에 임대도 고려 안 해…첼시가 관심
세계적 스트라이커 카림 벤제마(프랑스)가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리그 '탈출'을 본격적으로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은 23일(현지시간) 벤제마가 거취를 놓고 알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 구단 고위층, 마르셀로 가야르도 감독과 중대한 회의를 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벤제마는 감독과 구단 관계자에게 "알이티하드에서 부담을 느껴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벤제마는 자신을 둘러싼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일시적으로 알이티하드를 떠나고 싶다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구단이 사우디 리그 내 타 팀으로 이적을 대안으로 제시했다가 거부당했다고 덧붙였다.

2022년 축구 최고 권위의 상인 발롱도르를 수상한 벤제마는 지난해 6월 유럽 명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를 떠나 알이티하드에 입단했다.

당시 ESPN 등 매체들은 벤제마가 2년간 4억 유로(약 5천500억원)를 받은 조건에 끌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벤제마는 구단과 '불화설'에 휩싸였다.

지난 19일 휴가를 마치고 사우디로 돌아온 벤제마는 두바이에 마련된 팀 공식 트레이닝 캠프에 합류하지 못하고 제다에서 홀로 훈련 중이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정해진 합류 시점보다 17일 늦게 돌아온 벤제마에게 내부 규율 확립차 구단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벤제마는 올 시즌 알이티하드 유니폼을 입고 정규리그 15경기에 출전, 9골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벤제마가 팀을 떠날 경우 행선지로 떠오른 곳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다.

영국 일간 가디언 소속 에드 에런스 기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이날 "첼시가 벤제마에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

거론되는 가장 유력한 방식은 벤제마를 임대로 영입하는 안이다.

당초 벤제마가 친정팀 올랭피크 리옹(프랑스)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리옹 대변인은 AFP에 벤제마의 임금을 감당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임대 영입도 고려한 적 없다"며 "리옹의 재정 여건에는(벤제마 영입이) 적절하지 않다"고 딱 잘라 말했다.

사우디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벤제마가 이달 내 팀을 떠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PIF는 알이티하드를 포함해 알나스르, 알힐랄, 알아흘리를 소유하고 있다.

사우디는 경제·사회 개혁 프로젝트 '비전 2030'의 일환으로 PIF를 통해 자금을 풀어 리그 시장 가치를 지난해 기준 1조원가량에서 2030년 2조8천억원 규모로 올리고자 한다.

알이티하드는 이 네 팀 가운데서는 가장 성적이 나쁘다.

알힐랄(17승 2무·승점 53)과 알나스르(15승 1무 3패·승점 46)가 선두 싸움을 펼치는 가운데 알아흘리(12승 4무 3패·승점 40)가 3위에 올라 있다.

알이티하드(승점 28)는 벤제마 등을 영입하는 막대한 투자에도 8승 4무 6패에 그쳐 7위로 처졌다.

한편 지난 19일 조던 헨더슨이 사우디 리그를 떠나 네덜란드 아약스에 입단했다. 6억원가량의 주급을 약속받고 지난해 7월 알에티파크로 향했으나 헨더슨도 사우디의 사회·문화적 환경과 저조한 축구 열기 탓에 6개월 만에 '탈출'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