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미국 못 쫓아가는 이유는…중국 탓? 금리 탓?
입력
수정
북한 미사일 발사에 커지던 낙폭…홍콩·중국증시 상승 뒤 줄어
금리인하 기대 후퇴에 지정학적 불안·중국 경기부진 우려 등 겹쳐
새해 들어 국내 주식시장이 보이는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미국 증시와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다.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전망과 시장 금리에 따라 함께 울고 웃었던 양국 증시가 해가 바뀌자 제 갈 길을 가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반면 코스피는 이번 주까지 4주째 하락하며 고전하고 있다.
24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6.99% 하락했으며 코스닥지수는 3.50% 내렸다. 작년 한 해 18.73%(코스피 기준) 올라 수익률이 27개 주요국 중 13위에 랭크됐던 한국 증시는 연초 최하위권으로 떨어졌다.
현재 우리나라보다 부진한 곳은 홍콩(항셍지수 -7.99%)과 중국 증시(상하이종합지수 -5.18%)뿐인데 갈수록 격차가 줄고 있다. 반면 3주째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미국 증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을 플러스(+)로 전환한 지 오래다. S&P500지수는 올해 들어 1.99% 상승했으며 나스닥지수는 2.76%,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57% 올랐다.
특히 대형주 지수인 S&P500지수는 지난 19일(현지시간) 4,800선을 넘어선 뒤 신고가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양국 증시가 작년 11~12월 나란히 9주 연속 상승 랠리를 펼친 뒤 새해 첫 주 동반 하락했을 때만 해도, 연말 과도한 조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후퇴한 데 따른 조정이라는 해석에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이후 미국 증시가 후퇴하는 금리인하 전망을 소화하며 반등에 성공한 반면 한국 증시는 홀로 조정이 깊어지면서 양국 증시가 다른 반응을 보이는 데 대한 논의가 분분해졌다.
우선 삼성전자,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간판 기업들의 기대에 못 미친 실적이 국내 증시 부진으로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삼성전자 어닝쇼크의 파장이 컸다.
뒤이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양국 증시의 격차가 커지자, 장기화하는 중동 분쟁과 대만 총통선거 이후 양안 갈등 우려, 한반도의 긴장 고조로 인한 지정학적 불안이 한국 증시 약세의 원인으로 추가됐다.
지정학적 불안이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강화하면서 연초 이후 지속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4천억원가량(삼성그룹사 블록딜 제외)의 주식 현물과 5조8천억원 규모의 코스피200 선물을 순매도했으며 선물 매도는 기관의 프로그램 매도를 유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후 홍콩, 상하이 등 중화권 증시의 연초 낙폭이 커지면서 한국 증시의 부진 원인을,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중국에서 찾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이번 주 들어 국내 증시 부진을 둘러싼 논의의 중심은 각종 지정학적 불안에서 동반 부진을 보이는 중국 증시로 옮겨온 분위기다. 이날 국내 증시는 장 초반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 소식이 알려지면서 낙폭이 커지는 듯했으나, 홍콩과 상하이 증시가 중국 당국의 대규모 증시 부양책 검토 소식에 상승세로 개장한 뒤 낙폭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한때 낙폭을 1% 전후로 키웠던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36%, 0.46% 내린 채 거래를 마쳤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단기 과열을 해소한 국내 증시가 전 고점을 돌파한 미국 증시를 캐치업(catch-up) 해야 하는 상황에서 중국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이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국내 증시는 연초 단기 조정을 보이며 재차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이차전지 우려 등으로 미국 랠리에 뚜렷하게 편승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관련한 부정적인 심리가 확대될 가능성은 있으나 신용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곽병렬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에서 "연초 이후 한국 증시 부진의 가장 직접적인 외부 요인은 중국 변수의 악화"라며 "중화권 증시는 연초 이후 10% 이상 하락했는데 가장 큰 문제는 디플레이션이 관측되는 경기침체 우려에도 중국 당국이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산업적 요인으로 이차전지 업종의 불확실성과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을 국내 증시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계 헤지펀드는 빅테크 베팅을 위해 비미국 비중을 축소하는 실정"이라며 "국내 주식시장이 미국 대비 상대 수익률 하락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실적 개선과 중국 경기 반등을 노려야 하지만 당장 확인이 어렵다는 점에서 시간을 소요하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금리인하 기대 후퇴에 지정학적 불안·중국 경기부진 우려 등 겹쳐
새해 들어 국내 주식시장이 보이는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미국 증시와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다.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전망과 시장 금리에 따라 함께 울고 웃었던 양국 증시가 해가 바뀌자 제 갈 길을 가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반면 코스피는 이번 주까지 4주째 하락하며 고전하고 있다.
24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6.99% 하락했으며 코스닥지수는 3.50% 내렸다. 작년 한 해 18.73%(코스피 기준) 올라 수익률이 27개 주요국 중 13위에 랭크됐던 한국 증시는 연초 최하위권으로 떨어졌다.
현재 우리나라보다 부진한 곳은 홍콩(항셍지수 -7.99%)과 중국 증시(상하이종합지수 -5.18%)뿐인데 갈수록 격차가 줄고 있다. 반면 3주째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미국 증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을 플러스(+)로 전환한 지 오래다. S&P500지수는 올해 들어 1.99% 상승했으며 나스닥지수는 2.76%,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57% 올랐다.
특히 대형주 지수인 S&P500지수는 지난 19일(현지시간) 4,800선을 넘어선 뒤 신고가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양국 증시가 작년 11~12월 나란히 9주 연속 상승 랠리를 펼친 뒤 새해 첫 주 동반 하락했을 때만 해도, 연말 과도한 조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후퇴한 데 따른 조정이라는 해석에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이후 미국 증시가 후퇴하는 금리인하 전망을 소화하며 반등에 성공한 반면 한국 증시는 홀로 조정이 깊어지면서 양국 증시가 다른 반응을 보이는 데 대한 논의가 분분해졌다.
우선 삼성전자,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간판 기업들의 기대에 못 미친 실적이 국내 증시 부진으로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삼성전자 어닝쇼크의 파장이 컸다.
뒤이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양국 증시의 격차가 커지자, 장기화하는 중동 분쟁과 대만 총통선거 이후 양안 갈등 우려, 한반도의 긴장 고조로 인한 지정학적 불안이 한국 증시 약세의 원인으로 추가됐다.
지정학적 불안이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강화하면서 연초 이후 지속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4천억원가량(삼성그룹사 블록딜 제외)의 주식 현물과 5조8천억원 규모의 코스피200 선물을 순매도했으며 선물 매도는 기관의 프로그램 매도를 유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후 홍콩, 상하이 등 중화권 증시의 연초 낙폭이 커지면서 한국 증시의 부진 원인을,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중국에서 찾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이번 주 들어 국내 증시 부진을 둘러싼 논의의 중심은 각종 지정학적 불안에서 동반 부진을 보이는 중국 증시로 옮겨온 분위기다. 이날 국내 증시는 장 초반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 소식이 알려지면서 낙폭이 커지는 듯했으나, 홍콩과 상하이 증시가 중국 당국의 대규모 증시 부양책 검토 소식에 상승세로 개장한 뒤 낙폭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한때 낙폭을 1% 전후로 키웠던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36%, 0.46% 내린 채 거래를 마쳤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단기 과열을 해소한 국내 증시가 전 고점을 돌파한 미국 증시를 캐치업(catch-up) 해야 하는 상황에서 중국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이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국내 증시는 연초 단기 조정을 보이며 재차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이차전지 우려 등으로 미국 랠리에 뚜렷하게 편승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관련한 부정적인 심리가 확대될 가능성은 있으나 신용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곽병렬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에서 "연초 이후 한국 증시 부진의 가장 직접적인 외부 요인은 중국 변수의 악화"라며 "중화권 증시는 연초 이후 10% 이상 하락했는데 가장 큰 문제는 디플레이션이 관측되는 경기침체 우려에도 중국 당국이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산업적 요인으로 이차전지 업종의 불확실성과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을 국내 증시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계 헤지펀드는 빅테크 베팅을 위해 비미국 비중을 축소하는 실정"이라며 "국내 주식시장이 미국 대비 상대 수익률 하락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실적 개선과 중국 경기 반등을 노려야 하지만 당장 확인이 어렵다는 점에서 시간을 소요하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