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가입자 '깜짝' 급증…주가도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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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외거래서 8% 넘게 올라넷플릭스가 지난해 4분기 월가 예상을 뛰어넘는 1300만 명의 신규 가입자를 끌어모으며 세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1위 사업자로서 입지를 굳혔다. 지난해 도입한 계정 공유 정책이 지속적인 수익 개선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는 영화·드라마 외에 게임·스포츠 생중계 등의 부문에서도 투자를 늘려 공격적인 사업 다각화에 나설 방침이다.
4분기 가입자 수 1300만명
계정 공유금지로 수익 개선
올해 영업이익률 전망치 상향
주가 2년 만에 최고치에 근접
○“블록버스터급 실적”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의 가입자 수가 500만 명 넘게 불어났다. 미국에서도 120만 명 늘었다. 북미(미국·캐나다)에선 전체 인구의 5분의 1 이상이 넷플릭스를 구독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세계 넷플릭스 유료 구독자는 총 2억6028만 명으로, 역대 최대 수준으로 올라섰다. 전년 대비 13% 늘었다.
넷플릭스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88억3000만달러(약 11조8000억원)로 집계됐다. 1년 전(78억5000만달러)보다 12.5% 늘었고, 이는 시장 예상(87억2000만달러)을 웃돌았다. 다만 순이익은 9억3780만달러(약 1조2500억원)로, 회사 목표치(9억5600만달러)를 밑돌았다. 주당순이익(EPS)도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추정치 2.22달러에 못 미치는 2.11달러였다.넷플릭스는 올해 연간 영업이익률 전망치를 기존 22~23%에서 24%로 상향 조정했다. 1분기 EPS 전망치도 4.10달러에서 4.49달러로 올려 잡았다. 스펜서 노이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주주 서한에서 “2024년을 좋은 모멘텀과 함께 시작하고 있다”며 “연중 내내 두 자릿수 매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브스는 넷플릭스가 “작년 재정적 측면에선 블록버스터급 한 해를 보냈다”고 평했다. 제시카 레이프 에를리히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는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것이 더 분명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올해 콘텐츠 투자에 22조원 쓴다
넷플릭스의 실적 개선에는 계정 무료 공유를 금지한 정책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5월 같은 가구 구성원이 아닌 사람을 계정 이용자로 추가하려면 한 달에 7.99달러(약 1만원) 더 내도록 조치했다. 광고를 시청하는 대신 더 낮은 구독료를 낼 수 있게 하는 등 상품 종류도 다변화했다. 광고가 달린 요금제를 택한 월간 활성 사용자는 지난해 10월 1500만 명에서 이달 초 2300만 명으로 늘었다. 그레그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많은 구독자를 확보한 만큼 리니어(linear: 방송사가 편성한 채널을 시청자가 수동적으로 시청하는 선형 방식)에서 스트리밍으로 옮겨가는 광고 수요를 빨아들일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넷플릭스는 광고 채널 확장을 위한 사업 다각화에 매진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올해 콘텐츠 부문 투자에 170억달러(약 22조7000억원)를 쓰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의 대표 프로레슬링 프로그램인 ‘로(Raw)’의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뉴욕증시 시간외거래에서 넷플릭스 주가는 9% 가까이 급등하며 2022년 초 이후 약 2년 만에 최고치에 다가섰다. 넷플릭스 주가는 지난 18개월 동안 두 배 이상 뛰었지만, 정점을 찍었던 2021년 10월과 비교하면 여전히 25%가량 낮은 수준이다.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