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수장들 "아세안·인도에 주목…올해는 실제 돈버는 AI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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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규모 '아시아 금융포럼(AFF 2024)'“디지털 고도화는 제3세계인 아시아 신흥국 경제의 ‘선진국 따라잡기 효과’를 극대화할 기회가 된다”
"디지털 고도화, 지정학적 변화, 인구구조 모두 동남아와 인도에 웃어줘"
"중국 시장 공포에 투자해야
부동산 부침은 경기변동 부침과정, 벨류에이션 역사적 하단"
"이제는 돈버는 AI 기업 주목해야"
"긍정적 거시경제 전망 가득…긍정 전망 기댄 탑타운 투자 조심해야"
경제개발 등에서 세계적 석학인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25일 홍콩에서 개최된 아시아 지역 최대 금융포럼인 ‘아시아 금융포럼(AFF 2024)’에서 “AI 등의 기술이 동남아시아 지역 아세안, 인도 등 아시아 신흥국과 서방선진국의 격차를 빠르게 줄일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하드웨어의 비중이 높은 과거에 비해 기술 활용의 장벽이 높지 않기 때문”이라며 “정책 계획과 자금 조달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어떤 지역이라도 빠른 속도로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포럼에 모인 각국의 금융권 수장들은 유사한 이유로 아세안과 인도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 제네랄의 로렌조 비니 의장은 “ 기술 변화와 함께 인구통계학적 요인은 투자에 있어 핵심적으로 고려해야할 요소인데 동남아와 인도는 젊은 인구, 소득과 지출 증가 등이 기회가 되고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따른 수혜, 낮은 인플레이션 압력 등 거시경제상황도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투자은행 프랭클린템플턴의 제니 존슨 대표는 “인구통계학(Demographics), 탈세계화(Deglobalization), 디레버리징(Deleveraging), 탈탄소화(Decarbonization), 디지털화(Digitalization)라는 ‘5D’가 향후 핵심 투자기회를 만들 것으로 본다”면서 “아세안과 인도는 대부분 요소에서 상당히 유리한 위치”라고 말했다. 부정적 전망이 팽배한 중국 시장에 대해서는 오히려 ‘공포에 투자하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매튜 긴스버그 HSBC 투자은행 글로벌 공동대표는 “중국 시장 벨류에이션과 멀티플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며 “중국은 전세계 GDP의 2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글로벌 전체 투자금액에서 중국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 정도라 중장기적으로 이 지역에 대한 추가 자금 유입이 이뤄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니콜라스 아구진 홍콩거래소 대표는 “최근 홍콩 내에서 부동산 헤지펀드들의 자금 이동이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중동지역으로 부터의 자금 유입도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삭스 교수 역시 “중국의 부동산 위기는 단기적으로 경기 둔화요인”이라면서도 “다만 부침의 정상적인 순환 과정”이라고 했다. 이어 “성장 궤도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업계의 핵심 키워드가 된 AI와 관련해서는 ‘돈을 벌기 시작하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제니 존슨 프랭클린템플턴 대표는 “역사적으로 늘 기술 발전이 급격히 이뤄지는 시점에는 승자와 패자가 더욱 뚜렷히 갈렸다”며 “지난해 AI 열풍이 가능성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는 본격적으로 AI를 통해 돈을 벌기 시작하는 기업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이 부분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거시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다만 긍정론에 기대는 투자는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호세 비날 스탠다드 차티드 은행 회장은 “지난해 금리인상으로 인해 경기침체가 심화될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측은 틀렸다”며 “올해는 경기 연착륙이 컨센서스인데, 부정적 전망이 틀리는 것과 긍정적 전망이 틀리는 것은 충격이 다르다”고 했다. 비날 회장은 “올해와 같이 긍정적 전망이 가득찰때를 조심해야 한다”며 “거시 경제 관측에 기대는 탑다운식 투자보다는 성장분야를 가르는 바텀업 투자가 특히 유용해지는 시점”이라고 말했다.홍콩=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