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알리바바는 놔두면서…플랫폼법, 韓기업 역차별" [한경×유니콘팜 좌담회 전문]

한경·유니콘팜 주최 '플랫폼 규제법 쟁점과 과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국회유니콘팜 주최로 '플랫폼 규제법 제정의 쟁점과 과제' 좌담회가 열렸다. 축사를 하는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은구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제정 의지를 밝힌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플랫폼법)에 각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해당 법안은 네이버와 카카오 등 대형 플랫폼 업체를 ‘지배적 사업자’로 규정하고 지배력 남용 행위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구체적으로 △끼워팔기 △자사 우대 △멀티호밍(다른 플랫폼 이용) 제한 △최혜 대우 요구 등이다.

한국경제신문은 스타트업 연구 국회의원 모임인 유니콘팜과 함께 25일 국회에서 ‘플랫폼 규제법 제정의 쟁점과 과제’ 좌담회를 열었다. 좌담회에는 학계와 법조계, 소비자단체, 스타트업, 소상공인 등을 대표하는 각계 인사가 참석해 플랫폼법을 둘러싼 각종 쟁점에 대해 토론했다. 다음은 좌담회 전문.

인사말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국회유니콘팜 주최로 '플랫폼 규제법 제정의 쟁점과 과제' 좌담회가 열렸다. 축사를 하는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은구기자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유니콘팜 공동 대표)
"많은 사업 형태가 온라인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것은 오래된 일. 유니콘팜 하면서 플랫폼 스타트업들 많이 만났다. 온라인 쇼핑, 음식 배달, 숙박, 의료, 법률 플랫폼 등. 플랫폼이 우리 사회 많이 변화시켰고 우리 삶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소비자도 플랫폼 없는 세상 상상하기 어렵다.

다만 거대해진 플랫폼이 소위 갑질을 한다는 우려부터 네트워크 효과 십분 활용해 다른 업체의 시장 경쟁 제한 한다는 우려도 있다. 이런 우려 때문에 지난 정부에서는 갑질 방지를 위해 온라인플랫폼법 제정을 논의했다. 이번 정부에선 독과점 행위 방지하는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 제정 논의가 이뤄지는 중이다. 어떤 대상을 어떤 방식으로 어디까지 규율할 것인가가 쟁점일 것. 21대 국회에서만 온플법 관련 법안이 20개 넘게 발의된 이유다.오늘 행사는 플랫폼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한 자리에서 들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 이해 당사자들 목소리, 객관적이고 다양한 목소리 듣고 어떤 문제와 쟁점이 있는지 판단하시길 바란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국회유니콘팜 주최로 '플랫폼 규제법 제정의 쟁점과 과제' 좌담회가 열렸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이 축사를 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
"여기 계신 관계자분들의 우려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공감하고 있다고 말씀드린다. 정부에선 '경쟁촉진법'으로 밝히고 있는데, 오늘 행사에선 '규제법'으로 규정했다. 여기 계신 분들이 규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 사실 '타다 금지법'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선 안 된다는 데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절충하고 지혜 모으는게 중요할 것. 독과점으로 인한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방안도 슬기롭게 마련해야 한다. 국회에서 잘 반영하도록 하겠다."


공정위 플랫폼법, 어떤 내용?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국회유니콘팜 주최로 '플랫폼 규제법 제정의 쟁점과 과제' 좌담회가 열렸다. 유병연 한경 논설위원. 강은구기자
▷유병연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좌장)
"플랫폼 경제라고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해 생산과 소비, 경제 전반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대형 플랫폼이 등장해 많은 편의성 제공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디지털경제에 그늘을 드리우고 횡포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급기야 지난달 대통령 국무회의 때 공정위에서 플랫폼법을 추진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독점적 지위를 차지한 일부 대형 플랫폼들의 불공정거래 막겠다는 취지다. 그런데 이 법 추진이 공식화된 다음에 제2의 타다 금지법이다, 우물안 개구리식 전족법이란 지적도 많이 나오고 있다.

규제라는 게 일단 한번 만들어지면 수정이 어려운 만큼 오늘 중요한 토론 자리다. 논란에 대해 해법 찾아보고 향후 플랫폼 산업 발전과 규제 정책 올바른 방향 모색하기 위해 마련했다. 유니콘팜이 주최를 해주시는 만큼 향후 입법에도 영향 주리라고 생각한다. 사안이 사안인만큼 국내 최고 전문가분들 모셨다. 이봉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신영선 법무법인 율촌 고문, 이기재 소상공인연합회 온라인플랫폼공정화위원장, 곽은경 컨슈머워치 사무총장,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소개한다. 먼저 이 법이 어떤 법인지 설명 부탁드린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국회유니콘팜 주최로 '플랫폼 규제법 제정의 쟁점과 과제' 좌담회가 열렸다. 이봉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강은구기자
▷이봉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아직 공정위의 법안이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좌담회가 진행돼 유감이다. 공정위에서 밝히듯 많은 중요한 부분들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 상태에서 법을 조속히 만들겠다고 나오고 있다.

공정위는 '경쟁촉진법'이라고 했지만 오늘 좌담회에선 '규제법'이란 용어를 썼다. 엄밀히 풀어 쓰자면 '경쟁 촉진을 위한 규제법'일 것.

공정위가 이 법안을 만들겠다는 취지는 플랫폼 특성상 독점이 신속히 이뤄지기 때문에 현행 공정위법 집행 체계로는 적시에 조사 심의 조치를 내리기 어렵다는 문제 의식에서 비롯됐다. 따라서 이런 난점을 해결하기 위해, 또 쉽게 말하면 법 집행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 법률 만들겠다는 것이 공정위의 공식적인 취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법안이 공개되지 않아서 보도자료나 언론 보도 토대로 보자면, 집행 효율성이라는 것에 초점 맞추고 있다. 그렇다 보니 시장 지배적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를 지정한다. 지정한 사업자에 대해선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일정한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금지된 행위에 대해선 시정 조치와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지배적 사업자 지정이라는 부분이 논란이다. 이게 사전 규제 성격이 상당히 강하다. 이 법을 만드는 입법 취지는 일단 한번 플랫폼 시장이 독점화되면 되돌리기도 어렵다는 데 있다. 따라서 신속하게 위법성 판단을 거치지 않고 일단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얘기다. 집행 효율성을 달성하겠다는 게 이 법안의 주요 내용이다.

어떤 사업자를 어떤 기준으로 시장 지배적 플랫폼으로 판단해 지정할 것인지에 대해선 매출, 점유율, 이용자 수 등 얘기가 나오지만 구체적인 기준은 공개되지 않았다."

플랫폼에도 사전 규제 필요한가

▷유 위원
"가장 먼저 논란이 되는 부분이 사전 규제다. 특정 기업을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로 사전 지정하고 규제하겠다는 것. 이런 사전 규제 방식이 일반적인 허가 산업 같은 경우는 좀 있지만, 진출이 자유로운 플랫폼 사업엔 없던 것 같다. 플랫폼 사업에도 과연 사전 규제가 필요한가?"

▷이 교수
"공정위가 추진하는 법안은 무엇보다 유럽 디지털시장법(DMA)를 본딴 것으로 알려졌다. 지정 기준이 아주 디테일한 부분 정해지지 않았지만 정량적인 기준이 될 것 같다는 부분은 공정위도 인정했다.

점유율을 기준으로 시장 지배적 사업자를 지정하는 건 공정거래법 제정 당시 있던 것이긴 하다. 이른바 시장 지배적 사업자를 품목별로 지정해 남용 관련 규제를 했던 것이 1980년 제정된 공정거래법의 시작이었고, 이게 1999년에 이르러서야 지정 제도가 폐지됐다. 얼핏 보면 사업자 지정이 전례가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1999년 공정거래법을 개정하면서 지정 제도를 폐지했다. 이 제도가 시장의 경쟁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 때문이다. 점유율 만으로 1~3개 사업자를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하는 건 맞지 않다고 본 것이다. 또 경쟁 관계를 포착해 과연 시장 지배력이 있느냐를 판단하는 건 개별 사례마다 따져봐야 할 사안이다. 과연 누가 그 정도 지배적 지위를 갖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 학계의 압도적인 일치한 의견이었고, 그래서 1999년에 폐지된 것이다.

그런 역사를 돌이켜보면 새삼 이제 와서 독과점 사업자를 사전에 정량적 기준으로 지정하는 건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다. 전 세계 어떤 나라도 시장 지배적 사업자를 사전에 지정하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공정위 법안이 유럽 DMA 본땄다고 하지만 유럽에서 지정하는 게이트키퍼는 공정위법처럼 시장 지배적 플랫폼을 지정하는 게 아니다. 여긴 처음부터 '시장 지배적'이란 용어가 안 들어간다. 유럽에선 처음부터 사이즈로 게이트키퍼를 지정해서 빅테크를 규제한다. 우리 법안은 지배적 플랫폼을 지정하는 것이고, 그렇다면 이건 전 세계 유례가 없다.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유 위원
"공정위에선 플랫폼법이 '사전 지정 및 사후 규제법'이란 얘기를 했다. 논란을 의식한 것 같은데 이건 무슨 뜻인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국회유니콘팜 주최로 '플랫폼 규제법 제정의 쟁점과 과제' 좌담회가 열렸다. 신영선 법무법인 율촌 고문. 강은구기자
▷신영선 법무법인 율촌 고문
"공정위는 사전 지정하지만 행위가 발생한 후 규제가 들어가는 거기 때문에 사후 행위 규제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금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후 규제는 행위 발생 후에 효과 분석해서 위법 여부 따지는 게 본질이다. 지금 제정 준비하는 법은 사업자를 사전에 정해놓고 일정한 행위 하면 위법이라 보니까 사후 규제법이라 보기 어렵다.

이런 사전 규제 성격의 법은 분명 문제가 있다. 사전 규제는 실제 폐해 발생 여부와 상관없이 일정한 유형의 행위를 획일적이고 경제적으로 규제하는 것이다. 근데 공정위가 들고 있는 끼워팔기 이런 건 경쟁 제한 효과만 발생하는 게 아니다. 멀티호밍 제한도 마찬가지다. 경쟁 촉진 효과, 효율성 증대 효과 발생할 수 있는 거라 좀 따져봐야 한다.

사전 규제법은 행위가 시장에 미치는 효과를 따지지 않기 때문에 설령 경쟁 제한 행위를 규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편익이 더 큰 행위까지도 막을 수가 있다. 그래서 적법한 행위를 위법으로 판단하는 오류를 범할 위험이 있다.

EU가 이런 강력한 사전 규제법을 만든 이유는 미국의 빅테크 플랫폼을 견제하고 자국 플랫폼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그런데 한국은 유력한 토종 플랫폼이 많이 있어서 상황이 좀 다르다. 특히 한국은 이커머스처럼 유효 경쟁이 작동하는 분야도 많아서 문제의 소지가 있는 사전 규제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곤 할 수 없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국회유니콘팜 주최로 '플랫폼 규제법 제정의 쟁점과 과제' 좌담회가 열렸다. 이기재 소상공인연합회 온라인플랫폼공정화위원장. 강은구기자
▷이기재 소상공인연합회 온라인플랫폼공정화위원장
"공정위가 규제하려는 내용은 아주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을 지키란 얘기다. 지금 나오는 발언들 보면 마치 공정위가 억지로 논리를 만들었다는 것 같다.

플랫폼 시장은 굉장히 독점력이 강하다. 전통시장에선 한 산업에 대해서만 독점이지만 지금 플랫폼은 전 산업에 대한 독점이다. 전통시장과 달리 플랫폼은 시장 잠식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그런데 기존의 사후적인 경쟁법은 속성상 위법성을 해소하는 데 굉장히 시간이 걸린다. 공정위 말로는 2~3년 걸린다고 한다. 위법성 책임도 규제당국에 있다. 시간이 지나 시정 조치를 해도 시장 작동하는 속도가 빠른 온라인 시장에선 실효성이 없다. 반칙 행위가 이뤄진 시점과 제재 시점 간 격차 발생하게 되고 이미 독과점이 고착된 시장에선 공정위 조치가 실효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공정위 생각은 새 규제 신설하는 게 아니라 그동안 공정거래법상 대표적인 독과점 형태의 4개 사항에 대해 소수 핵심 플랫폼을 한정해 사전 규제하겠다는 것. 우리나라의 경우는 들어가 봐야 2~3개 밖에 안 될 것이다."

▷유 위원
"스타트업업계에선 어떻게 보나"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국회유니콘팜 주최로 '플랫폼 규제법 제정의 쟁점과 과제' 좌담회가 열렸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강은구기자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거대 플랫폼 대표해서 나온 게 아니라 스타트업 대표해서 나왔기 때문에 지금 공정위가 이 법으로 지정하고자 하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 입장과는 다소 다를 수 있다. 그렇지만 일단 먼저 공정위에 유감 강하게 표한다.

아까 이봉의 교수 말씀하셨지만. 지금 법안 추진이 깜깜이로 되고 있어서. 법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지 않는다. 공정위가 언론에 흘리는 내용이 전부다. 대상 사업자와는 관계 없는 경제단체와 만나면서 이야기하는 내용 갖고 유추해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이기재 위원장 말씀대로 두 개 사업자가 될지, 수백 개가 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논의하고 있다.

앞서 사전규제 필요성이 없다는 부분을 법리적으로 많이 말씀해 주셨다. 공정위는 왜 사전규제를 해야 하는지, 왜 플랫폼에 대해서만 이런 제도를 부활시키려는 건지, 법률 비례원칙에 의해 타 산업군에 대해선 필요성이 없는지 등을 답할 필요가 있다. 플랫폼만 사전 규제해야 할 필요성 발견하지 못했다.

공정위가 사전 지정 아니다고 했는데 이건 말장난이다. 요새 아시안컵이 한창인데 축구 비유해보겠다. 특정 선수한테 당신이 반칙하면 승부 영향 크니까 사전에 심판이 너만 따라다니면서 네가 반칙하는지 아닌지 보겠다, 그리고 당신이 반칙하면 바로 레드카드다 하면 플레이가 제대로 되겠나. 당연히 위축될 것이다. 내가 조금만 움직여도 퇴장 당하는 게 아닌가. 사전적인 규제 효과가 강력히 발생할 것이다.

축구에서도 승부에 영향 미치는 반칙은 잡아내야 하지만 VAR 동원해서 심판이 놓쳤더라도 사후적으로 카메라 동원해서 '이 사람이 반칙 행위 했다' '이거 퇴장 줘야한다' 결정한다. 실제 시장엔 영향 안 미치면서 강력히 제재할 수단을 찾아가야 하는데, 공정위가 몇몇 사업자 지정해놓고 '너넨 알아서 불법행위 하면 굉장히 강력한 제재할테니 알아서 하라'는 식이면 산업에 미치는 위축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 어떤 사업자들이 지정되는지 이런 예측가능성도 떨어진다. 위법 행위를 제재할 수단이 현재 없는 것도 아니다. 사전 지정 제도를 만들겠다는 이유는 찾기 어렵다."

▷이 위원장
"최 대표에게 질문하겠다. 현재 플랫폼업계에선 불공정과 반칙 행위 많이 발생하는데 스타트업엔 어떤 피해가 있고, 어떻게 대응하나."

▷최 대표
"공정 경쟁 법제에 근간이 경쟁을 촉진해서 소비자후생 증진시킨다는 측면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 경쟁 제한 행위가 발생하는 건 독과점 사업자 아니더라도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당연히 제재를 해야 한다. 자사우대 끼워팔기 멀티호밍 이런 것이 경쟁 제한성이 있다면 당연히 제재해야 하는데, 현행법으로도 이미 공정위가 제재할 수 있게 돼 있다. 실효적으로 안 되고 있다면 공정위가 규제를 잘 못하고 있다는 얘기나 다름 없다.

스타트업에 어떤 효과가 있느냐. 스타트업도 당연히 플랫폼을 만들고 성장하면서 거대 플랫폼의 경쟁 제한 행위가 발생하면 안 될 것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선 저희가 신고도 하고 있다. 가령 앱마켓 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수수료라든지, 경쟁 제한하는 그런 행위에 대해선 꾸준히 공정위에 제재 가해달라고 요구한다. 실효적으로 규제를 잘 하고 있느냐와 사전 규제가 플랫폼에 필요하냐는 별개의 사안이다."

▷이 위원장
"유럽 독일 중국도 플랫폼 특성화법 만들고 있다. 플랫폼업계는 너무 시장 잠식 속도가 빠르다. 전통시장과 비교가 안된다. 사전 규제가 추세다. 미리 대상이 되는 업체를 선정해 놓으면 그 기업이 정말 시장 독과점 남용 행위를 하는지 파악하는데 시간이 단축된다. 반칙 일어났을 때 개입하는 게 추세다. 그래서 독과점 속도가 빠른 시장에선 사전 규제가 꼭 필요하다."

▷신 고문
"우려하는 것처럼 시장 지배력 있는 플랫폼 사업자의 경쟁 제한 행위, 경쟁 사업자를 배제시키는 이런 행위에 대해선 강력히 조치하고 제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플랫폼법이 열거하고 있는 자사우대 끼워팔기 멀티호밍 제한 등이 다 경쟁 제한 효과만 있는 게 아니다. 경쟁 촉진 효과도 있다. 이런 걸 따져봐야 하는데 네 가지 행위에 해당하면 무조건 위법이다, 이런 접근은 잘못됐다."

▷이 교수
"가장 중요한 지점에서 조금 빗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저는 이 법이 사전 규제나 사후 규제나 같은 이분법적인 접근으로 평가하기엔 그다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사후 규제적인 요소, 사전 규제적인 부분 둘 다 있다. 입법 취지 자체가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고, 사전에 지정하겠단 것이고, 원칙적으로 금지하겠다는거 보면 사전 규제 성격이 아주 강하긴 하다.

그런데 사전 규제면 문제고 사후 규제면 괜찮은가. 사전이냐 사후냐가 이 법안의 정당성을 좌우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만약 문제가 있다면 사전이든 사후든 적용하면 된다. 사전 사후냐를 갖고 계속 논의가 그쪽으로 빠지는 건 생산적이지 않다.

우리가 플랫폼법을 디자인할 때 어디를 벤치마킹해야 할까 고민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언급되는 몇 개 나라들은 다 플랫폼 후진국이다. 물론 중국은 플랫폼 후진국이라 하긴 어려울 정도로 거대 플랫폼 다수 보유한 미국에 이은 no.2 국가이긴 하다.

그렇다고 중국 시스템을 벤치마킹하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적어도 자본주의 국가라고 하면 독일 유럽뿐이다. 이 나라들 또한 어디 내놓을 플랫폼이 하나도 없는, 자국 플랫폼도 다 마국에 잠식된 나라다. 그들 사례를 보고 우리도 따라서 만들자는 건 발전적 모습이 아니다."

▷이 위원장
"우리나라가 외국과 다른 점은 자국 플랫폼 유무가 아니다. 미국 유럽의 온라인 쇼핑 비중은 20%에 그친다. 우리나라는 60%로 세계 1등이다. 그런데 온라인 특성을 반영한 아무런 공적 제도가 없기 때문에 불공정 거래가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 온라인 독점화도 더 심해지고 있다. 독점화가 심해지면서 불공정 거래 갑질도 계속 나온다. 일방적인 수수료 광고료 인상 강요, 일방적 거래 중단, 판촉비 전가, 판매잔금 마음대로 올리는 등 유형이 굉장히 많다. 업체들이 납품할 때 기본 수수료가 40%다. 거기에 광고료 등 하면 100원 팔면 40원 가져간다. 그게 남겠나.

그러면 거래 하지 말라는 사람들 있다. 지금 선택의 여지가 있나. 거기 다 묶여있는데. 그러다보니 업체들이 임직원 임금 못올리고 사람 줄이고 양질의 일자리 줄어가고 있다. 취약계층 늘어나고 자영업자 빚이 역사상 최고다. 이런 피해도 우리가 좀 생각해볼 때다. 독과점의 문제가 한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에 따른 너무나 많은 불공정이 생기고 있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국회유니콘팜 주최로 '플랫폼 규제법 제정의 쟁점과 과제' 좌담회가 열렸다. 곽은경 컨슈머워치 사무총장.강은구기자
▷곽은경 컨슈머워치 사무총장
"공정위가 사전적으로 처벌 대상이 될 기업을 지정할 거라는 점에서 사전 규제가 맞다고 본다. 그런데 사전이나 사후냐보다 중요한 건 기업 크기만 갖고 법이 대기업을 차별하는 게 더 문제라고 생각한다.

기업이 큰게 좀 더 효율적일 수도 있고 편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기업이 크다는 게 죄악시 되는 것처럼 규제하겠다는 게 문제다. 사실 헌법 11조 1항에도 나와있 듯 모든 법인과 모든 사람 평등하게 대우해야 하는데 평등권에도 위배 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기업 크기만 갖고 규제하면 과연 국익에 도움이 되겠나. 자국 플랫폼이 있는 몇 안 되는 나라다. 실익도 없고 효율성도 없고 근본적으로 소비자한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현행법 있는데 또 법 만들어야 하나

▷유 위원
"중복 규제 문제도 논란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으로도 공정위가 규정한 네 가지 반칙 행위를 처벌 가능하다는 부분이다. 별도의 법을 굳이 만들 필요가 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신 고문
"공정위가 규정한 네 가지 행위는 플랫폼법 도입하지 않더라도 현행 공정거래법의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 조항으로 규제 가능하다. 공정위는 이미 네이버 카카오 구글 등에 대해 집행한 사례가 있다. 자사 우대 관련 네이버 쇼핑, 카카오 모빌리티 사건, 멀티호밍 제한 관련 네이버 부동산, 구글 앱마켓 경우 등

시장 지배력이 있는 플랫폼 사업자의 경쟁 제한 행위에 대해선 현행 공정거래법 집행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면 된다고 본다. 특히 작년 초 플랫폼 특성을 반영해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심사 기준을 구체화한 플랫폼 독과점 심사 지침을 새로 만들었다. 이것을 잘 활용하면 된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을 통해 반칙 행위에 대응해왔으나 플랫폼 시장의 독과점 속도에 비해 공정위 조치는 너무 뒤늦게 이뤄져 시장 경제 회복에 한계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플랫폼법을 제정해 보다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는 공정위 조치의 속도가 문제라면 공정위 조직의 인력을 확충하고 역량을 높이는 것이 올바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과도한 규제는 혁신이나 경제 효율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 항상 유의해야 한다."

▷이 교수
"중복 규제 부분도 중요하지만 이것도 핵심은 아니다. 공정거래법에 시장 지위 남용 규제가 있고, 불공정 거래행위 규제도 있다. 불공정 거래 행위에 관해서는 하도급법, 대중교통업법, 대리점법, 가맹사업법 같이 별도의 특별법이 이미 만들어져 있다. 굳이 말하자면 중복 규제는 이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복 규제가 꼭 이 플랫폼법을 만든다고 새로 생겨날 것도 아니긴 하다. 필요하다면 중복 규제할 수도 있고, 기존의 공정거래법이 있더라도 그보다 더 강력한 특별법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진짜 큰 문제는 네 가지 반칙 행위를 규정한 부분이다. 이는 얼핏 네 가지로 보이지만 이 안에는 하나하나 수많은 행위들이 들어가 있다. 상당히 광범위한 행위가 해당된다고 본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손발을 모두 묶어 놓을 수 있다. 규제 대상이 명확해 보이지만 실제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발생하는 행위엔 정말 다양한 양태가 다 포함된다는 문제다.

두 번째는 반칙행위라고 공정위에서 표현하는데. 이기재 위원장이 말씀하신 수수료 문제, 거래 거절 등 문제는 여기에 안 들어간다. 이 제정법에서 규제하는 내용이 아니다. 위원장님 말씀하신 그런 유형의 문제들, 불공적 행위들이 있다면 당연히 규제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대체로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법안은 그런 행위를 규제하고 있지 않다. 반칙 행위를 누가 규정하냐는 문제도 있다. 멀티호밍만 해도 정말 다양한 패턴이 있는데 그걸 하나로 묶어 '다 반칙이야'라고 하는 건 누가 정하냐는 거다. 공정위가 반칙이라고 하면 반칙이 되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학계에서도 여러 행위를 두고 어떤 해위가 문제가 되는지 건별로 다룬다. 복잡하고 다양한 스펙트럼을 네 개 카테고리로 묶는 건 무리한 일이다. 때문에 과잉규제는 불보듯 뻔하다.

공정위가 반칙이라고 판단하더라도 결국은 법원에서 최종 판단해야 한다. 자사우대 등 일련의 대표적인 사안은 법원에 계류 중이다. 고등법원 판결이 일부 나와 있을 뿐 한창 논쟁 중이란 얘기다. 그런데 이를 기정사실처럼 광범위한 네 개의 카테고리로 묶고 규정하는 자체가 문제의 소지가 많다.

공정위가 의도하는 집행 효율성에 관해선. 신속하게 독점을 막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데, 이 논리는 사실 공정위 절차의 신속성을 의미하는 것일 뿐이다.

그런데 기업은 지배력 있는 사업자로 지정된 것 자체가 불이익한 처분이기 때문에 불복을 할 수 있다. 이의 신청도 가능하고 법원에 취소 소송도 제기할 수 있다. 통상 공정거래법의 경우라면 어떤 행위가 문제되면 조사하고 심의 의결, 조치 뒤 이의신청, 불복하고 끝인데 새 플랫폼법은 두 번의 불복 절차가 있다. 지정 자체에 대한 불복으로 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대법원까지 가는 것, 또 이후 문제 행위가 발생하면 그 부분에 대해 다시 이의 신청, 최소 소송, 대법원가는 것. 대법원까지 갈 수 이는 불복의 대상이 두 개나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도 이 절차가 현행 공정거래법보다 결코 빠를 수 없다고 생각한다. "

▷유 위원
"흥미로운 지적이다. 공정위는 네 가지로 정했지만 상당히 광범위하다는 점, 공정위 절차의 신속성이 떨어진다는 점. 중복규제 외 또 주목할 부분이 위법성 입증 책임이다. 이 부분이 굉장히 미묘하고 의아하다. 플랫폼법이 제정되면 플랫폼 스스로 기업이 무죄임을 밝히는 것으로 입증 책임이 전환된다고 한다. 또 과징금도 굉장히 무겁다. 통상 매출의 최대 6% 정도 부과하던 데에서 이 법은 매출의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법성 입증 책임에 대해선 독소 조항이란 반발도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신 고문
"양면시장, 네트워크 효과, 데이터의 피드백 보강 효과 등 플랫폼의 여러 특성상 시장을 획정하고 경쟁 제한성을 입증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규제당국은 이런 경쟁 제한성 입증 과정 없이 플랫폼의 일정한 행위를 금지하는 규제 입법의 유혹에 빠지기가 쉽다.

그런데 이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공정위가 들고 있는 네 가지 행위는 항상 경쟁 제한 효과만 있는 건 아니다. 무임승차 방지 효과라든지 여러 효율성 증대 효과, 경쟁 촉진 효과도 함께 있다. 공정위는 네 가지 특성을 위법이 되게 만들겠다고 하고 있고,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플랫폼 사업자가 무죄가 된다.

플랫폼 사업자가 경쟁 제한성이 없음을 입증하거나 효율성 증대 효과, 소비자 후생 증대 효과가 크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입증책임이 전환되면 공정거래법 집행이 과잉집행이 될 우려가 크다.

규제당국이 사후에 행위의 효과를 분석해서 경쟁 제한성을 입증해야 하는 기존 경쟁법의 패러다임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그래서 어렵더라도 경쟁법의 본질에 맞게 이미 만들어놓은 독과점 심사 지침을 활용해 시장을 획정하고 경쟁 제한성을 입증해 규율하는 것이 정도가 아니겠나 생각한다."

▷곽 사무총장
"기존 공정거래법으로는 시장 경쟁 제한성 판단에 2~5년이 소요돼 뒷북 제재란 말이 나오니 뒷북 제재란 비판을 많이 받은 것 같다. 그래서 사전에 판단을 해 기업이 스스로 죄가 없는지 증명하라는 것. 그런데 기업은 시장 조사 권한이 없다. 공정위도 판단하는 데 몇 년이 걸렸던 문제를 조사할 권한조차 없는 기업더러 스스로 증명하라는 얘기. 이는 아예 사전 지정이 걸리지 말아라, 기업 규모를 키우지 말라는 결론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이 위원장
"사실 기업의 정당화 입증은 공정위 입장에선 기회를 드리는 것이다. 하나의 혜택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공정위가 결정한다고 제재가 되는 것도 아니다. 법원 가서 판결을 받아야 하고 최종 판단은 법원이 하질 않겠나. 그 과정에서 기업에 기회를 드리는 거라고 생각하면 이게 꼭 제재만은 아니다."

▷곽 사무총장
"그 과정에서 사전 지정을 당하지 않으려고 기업들은 규모를 키우려고 하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입증을 한다는 게 불가능하다. 입증이 어려우니 입증하지 않아도 되는 단계까지만 기업을 키울 것이다. 결과적으로 기업의 크기를 옥죄는 결과가 될 것이다."

▷이 위원장
"좀 이해가 안 되는 것이 네 가지 반칙행위는 모든 나라, 어디에서나 보편적으로 지켜야 할 것들이다. 이게 어려워서 기업을 키우지 않겠다는 건 이해가 안 된다. 오히려 반칙과 불공정 행위를 해서라도 시장을 더 독식하고 독점하겠다는 것으로밖엔 해석이 안 된다. 기본적으로 지킬 걸 안못 지키겠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법 취지대로 시장, 소비자에게 긍정적일까

▷유 위원
"이번엔 플랫폼법이 과연 제정되면 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묻고 싶다. 공정위가 말한 대로 시장 환경을 더 경쟁적으로 바꿔놓고 플랫폼 산업 발전에 기여를 할까. 아니면 자칫 부작용만 커져서 '타다법' '전족법'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을까."

▷이 위원장
"시장엔 수많은 중소 플랫폼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소수의 대기업이 독과점 중이다.독과점 플랫폼은 공고한 지위를 유지하고 기업 집단 생태계를 형성해 진입 장벽을 강화하고, 혁신 사업의 시장 진입을 방해하고 있다. 경쟁자들이 더 이상 나타날 수 없는 구조다. 또 플랫폼 분야에서 경쟁 감소로 높은 가격과 낮은 품질이 발생해 소비자 선택권이 줄어들고 혁신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하고 있다.

플랫폼 경쟁 촉진법으로 독과점 완화 및 경쟁 촉진을 통해 더 많은 혁신을 가져올 스타트업이 소비자에게 알려질 기회가 늘어나게 될 것이다. 새로운 경쟁자들이 시장에 진입해 수수료와 광고료 등 시장 가격이 낮아져서 소상공 등 입점업체의 경영 부담이 낮아지고 소비자도 선택권이 넓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플랫폼법은 독과점 하나에만 중점을 뒀기 때문에 불공정거래, 갑질 방지엔 부족한 점이 있다. 이런 부분은 더 보완할 필요가 있다 말씀드리고 싶다."

▷곽 사무총장
"플랫폼 경쟁법이라고 하는데 '플랫폼 경쟁자 보호법'이라고 생각한다. 법이 경쟁을 보호해야 하는데 경쟁에서 질 기업을 보호하는 꼴이다. 거대 플랫폼에 질 것 같은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중소 입점업체를 보호하는 법이다. 소비자 후생에도 좋지 않다.

정치적으로 총선에서 표를 확보할 수 있을진 몰라도 시장엔 결과가 아름답지 않을 것이다. 대형마트 규제법처럼 될 것이다. 국내 기업이 사는 길이 아니다. 경쟁자를 보호하는 법은 국가 경제에도 좋지 않고 소비자에게도 해롭다.

독과점에 우려된다면 진작 대형마트 규제 풀어서 쿠팡 새벽마트 배송을 이마트와 경쟁시키고, 카카오택시는 우버와 경쟁하게 했어야 한다. 그랬다면 카카오택시가 독점 지위를 가질 수 있었을까. 규제를 풀어서 경쟁을 촉진시켜야 하고 경쟁을 보호하는 법이 돼야 한다."

▷이 위원장
"경쟁자가 많아질수록 가격이 내려가고 서비스가 늘어나는 게 상식이다. 독과점이 되면 가격이 올라가고 서비스도 줄고 최악의 경우 국민들이 굶을 수도 있다.

소비자가 편하다고 피해가 없나? 소비자가 편하면 다 아니다. 그 산업의 생태 역량도 생각해야 하고 고용 영향도 생각해야 한다. 그게 결국 소비자한테 돌아오는 것이다. 편하다고 피해가 없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곽 사무총장
"대형마트 유통 규제도 전통시장 소상공인 보호하겠다고 시작했다. 법 취지는 좋았지만 전통시장 살아났나? 소상공인 살아났나? 경쟁은 경쟁대로 계속 강화돼야 한다. 복지 정책을 경쟁법이라 하니 토론이 이어지지 않는 것이다."

▷신 고문
"기본적으론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에 대해 엄정하게 규율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시장에서 경쟁 촉진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현재 공정위가 준비하는 법에 대해선 우려가 있는 것.

플랫폼 규제가 많은 EU의 경우를 보면 지금 디지털 시장법은 이제 막 시행돼서 그 영향을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만, 시행 후 몇 년이 지난 개인정보보호 규정(GDPR)이라는 게 있다. GDPR연구 결과를 보면 개인정보보호 규제가 EU의 스타트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똑같이 나타날 거라고 단언할 순 없겠지만 플랫폼법은 어느정도 몸집이 생기면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골자라, 향후 유니콘 기업에 대해 투자가 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이 교수
"이미 공정거래법에도 시장의 지위 남용이라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원칙적으로 금지한 행위들이 있다. 그러니까 그 자체는 이상하다고 보이진 않는다.

문제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더 들어가봐야 보이는 부분이다. 지금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행위들은 이렇게 대부분 설명한다. 그런 행위가 있으면 공정거래나 경쟁을 침해하는 부정적인 결과만 나올 것이 거의 경험치상 충분히 예견된 경우들이란 것. 대부분 공정위가 입증해야 하는 것이고, 아주 예외적인 경우 굳이 시장에 미치는 효과를 볼 필요도 없이 경험칙에 의해 자명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플랫폼 생태계는 오래되지 않았고 관련 우리나라 법원에서도 계류 중일 정도로 어떤 행위가 위법인지 반칙인지 자체가 확정되지 않은 것이 많다. 그것을 공정위가 광범위하게 묶어버리고 원칙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상당히 많이 나아간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님은 플랫폼 독점이 이미 존재한다 혹은 코앞에 있다고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유럽의 경우 DMA를 만들기 전 수년 동안 계속 한 작업이 마켓 스터디다. 시장 조사를 통해 과연 어떤 플랫폼 서비스가 독점화 우려가 있고, 시장 상황은 어떤지 분석이 민간이나 여러 연구소에서 쏟아졌다. 우리나라에선 전무하다.

플랫폼 독점이라고 하는데 과연 어떤 게 독점인가? '국내를 보면 누가 독점적이지'라는 질문에 공정위 스스로 과연 판단할 수 있을까. 공정위는 어떤 부분이 독점의 우려가 있는지 실태조사 하고도 결과를 공표 안 한다. 민간에서도 제대로 분석한 연구 결과 하나도 없다.

그런 상황에서 '독점이 심각해'라고 하는 것은 경쟁 문제를 정치화하거나 이데올로기 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본다. 실체가 없는데 싸우겠다고 덤비는 것과 같다. 플랫폼 업체에선 이용자 수가 많다, 매출이 크다고 지배사업자라고 규정하지 말고 어떤 기준으로 평가했는지 공개해달라, 우리가 승부라도 할 수 있게 해달란 얘기를 할 정도다.

애당초 제대로 시장 상황이 분석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만들어지는 독과점 규제는 허상하고 싸우는 것과 같다고 생각이 든다. 그런 규제가 성공한 예는 없다. 경제이 미치는 효과도 당연히 긍정적으로 나타날 수가 없을 것이다. 문제 분석부터 잘못됐으니까."

▷이 위원장
"독점에 대한 증거가 없다는데 통계 이용자수 매출 등이 계속 나오고 있고. 플랫폼 기업이 대기업도 쫓아내는데 중소기업 영세업자는 더할 것이다."

스타트업엔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

▷유 위원
"스타트업계 우려를 들어보겠다"

▷최 대표
"우려가 크다. 사실 이 법은 스타트업과 무관한 법이어야 하는데 공정위 취지대로라면. 그런데 스타트업을 위한 법이라고 공정위가 말하는데 이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굉장히 우려가 많이 나올 수 있는 법이라고 본다. 반대성명을 발표한 것도 이런 이유다. 굉장히 많은 창업자 스타트업 업계가 플랫폼에 대해선 제2의 배민, 쿠팡, 야놀자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정위 기자회견 등을 보면 글로벌 기업, 네이버, 카카오뿐 아니라 쿠팡, 배민, 야놀자 등을 규제대상으로 언급했다. 그러니 당연히 규제가 될 수 있는 거 아니냐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법안 내용을 들어선 만약 규제 대상이 된다고 하면 비합리적인 상황이 많이 발생할 것으로 생각한다.

합리적인 규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규제를 적용받으면 굉장히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조금만 성장해도 배민 만큼만 성장해도 규제대상으로 올라가는 것. 공정위는 전례도 있다. 이미 온플법으로 규제한다며 매출액 1000억만 넘어가도 하겠다고 흘렸다가 반발이 커 1조원으로 올렸다가 잠잠해진 사례.

시장 지배력이라는게 공정위가 시장을 어떻게 쪼갤지. 스타트업은 우선 니치마켓을 만들어서 들어가는게 대표적이다. 예컨대 전자상거래에 진출하겠다고 하면 우선 신선식품에 집중하겠다, 여기서 1등해보자,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면서 점차 시장을 확장해 가는 것. 그런데 공정위가 스타트업이 만든 니치마켓을 들여다보면서, '여기서 너희가 90% 점유율을 가지고 있지 않냐'며 시장 지배적 사업자라고 규정할 수 있는 것. 이게 스타트업 입장에선 굉장히 성장을 제한할 수 있는 유리천장. 스타트업들로선 규제가 심하면 더 이상 성장하지 않으려는 피터팬 증후군 나타날 수 있다.

이 위원장은 플랫폼 독과점 진행 속도가 너무 빨라 공정위에선 제재를 가했을 때 이미 늦다고 하셨다. 이 얘기 자체가 저는 독과점이 되기 전에 먼저 규제하겠다는 얘기로 들린다. 반칙이 발생했을 땐 독과점이 아니었는데, 그사이 독과점이 됐으니 빨리 규제해야 한다? 그렇게 빨리 하려면 독과점이 제대로 형성되기도 전에 독과점 사업자로 미리 관심법 써서 지정하겠다는 시그널로 들린다.

굉장히 역동적인 시장 맞다. 지금 네이버 카카오 얘기하지만 카카오 2010년 이전에 없었다. 지금은 카카오 독과점 논의하지만 카카오톡 기반으로 성장한 건데 그전엔 다른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이 훨씬 컸다. 1위 사업자는 계속 역동적으로 바뀌었고 온라인 플랫폼만큼 1위 사업자 자주 바뀐 시장 없다.

시장 지배력이 형성되기 전에는 반칙이 잘 안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플랫폼 특성상 소비자도 만족시켜야 되고 공급자도 만족시켜야 되고 플랫폼 참여자를 다 만족시켜야 되기 때문이다. 플랫폼이 굉장히 작은데 반칙행위 하면 이용자가 그걸 쓸 이유가 뭐가 있겠나. 경쟁 플랫폼으로 가면 된다. 그러니까 사실은 성장하는 단계에서는 반칙 행위가 일어나기가 굉장히 힘들다. 구글이나 애플처럼 굉장히 독과점적인 지위에 가깝게 시장 지배력이 갔을 때는 그 시장 레벨업을 다른 시장으로 좀 전이시킨다든지 이럴 가능성이 일부 있는 것. 그런 건 강하게 제재해야겠지만 성장하는 스타트업이 법의 제재를 받을까 걱정하는 법을 공정위가 추진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다. 정말로 문제가 되는 독과점 지위의 플랫폼 반칙 행위를 지금부터 공정위가 열심히 잡아주시는 게 시장을 위해 가장 좋은 일이다."

▷이 위원장
"너무 걱정하시는 것 같다. 독점 플랫폼 반칙행위를 제재하는 건 중소 플랫폼에 대해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코리아스타트업협회에서 논리를 만들어서 반대하시는데 '천장이 없어진다' 등. 천장까지 갈 수 있나.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플랫폼 독과점이 심한 상황이다. 반대할수록 독점 플랫폼 영향력이 얼마나 큰 지를 체감하게 된다."

▷곽 사무총장
"플랫폼의 독과점에 대해서 얘기하는데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기업이 지배력을 갖게 한다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을 많이 도와주고 소비자가 선택하기 때문에 지배력을 갖고 독점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얼마나 독점할 수 있도록 기업이 애썼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지배력이 높은 기업을 규제한다면 더 많은 소비자들이 불편해 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플랫폼법이 그대로 시행된다면 소비자 후생 떨어질 것이다. 프리미엄 상품이 제한되다 보면 무료로 제공되던 서비스가 유료로 바뀔 수 있다. 쿠팡플레이 등 끼워팔기 상품도 없어질 것이다. 소비자에게 플랫폼이 많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소상공인에게도 도움이 된다. 물건을 싸게 팔고 편리하게 팔수록 소비자들은 돈과 시간이 절약되고 그게 경제 전반으로 뻗어나면서 가처분소득 증가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일자리가 탄생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혁신을 막지 말아야 한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국회유니콘팜 주최로 '플랫폼 규제법 제정의 쟁점과 과제' 좌담회가 열렸다. 강은구기자
▷유 위원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플랫폼법으로 네이버, 카카오가 망한다면 결국 그동안 반칙 행위로 성장했다는 걸 자인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말했다. 이 말에 동의하는지."

▷최 대표
"플랫폼 비즈니스의 본질은 양면시장 다면시장도 있지만 참여자가 굉장히 많다는 것이다. 참여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플랫폼은 경쟁적으로 성장할 수 없다. 공정위가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본다. 애초에 스타트업이 반칙하면서 성장할 수 없다고 본다. 플랫폼은 진입장벽이 굉장히 낮아 다른 경쟁자로 대체되는 경우가 흔하다. 애플 등 이미 형성된 시장에서 규제하는 건 정당성이 있지만 이제 시작인 단계인 스타트업을 규제하는 것은 부당하다."

▷이 위원장
"플랫폼 사업자는 시장을 설계해 운영 관리하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시장 조작 가능성이나 불투명성이 높다. 그래서 유럽, 일본, 독일, 중국 등에서 온라인 특성을 반영한 규제법이 이미 시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온라인 특성을 반영한 공적 제도가 없기 때문에 가장 보편적으로 지켜야 할 것에 대한 규제에 대해서도 '혁신을 저해한다' '경쟁력을 저해한다'는 반발이 나오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마땅히 지켜야 할 규범이 혁신과 경쟁력하고 대체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다. 이런 보편적 규범을 지키지 않겠다는 것은 불공정 거래, 반칙을 해서라도 더욱 시장을 독식하고 독과점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해외 기업과 역차별 우려는?

▷유 위원
"이 법이 국내뿐 아니라 국외 사업자에게도 적용될 거라고 공정위가 밝혔지만, 역차별 우려도 많이 나온다.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글로벌 기업에 규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느냐는 지점이다. 특히 중국 알리, 테무가 우리나라 온라인 시장을 빠르게 점유하고 장악해가는 상황이다. 중국 기업을 통제하는 건 사실상 중국 정부다. 우리나라 공정위가 중국 정부에 규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까."

▷이 교수
"역차별에 대한 대전제는 과연 플랫폼 규제법에서 대상이 되는 플랫폼이 어디일 것이냐, 국내외 플랫폼 모두 사전 지정이 되더라도 실제 규제는 주로 어디를 향할 것이냐는 인식에서 출발하는 것 같다. 아마 우리나라 플랫폼이 규제 대상이 되고 집행도 우리나라 플랫폼에 주로 이뤄질 것이다. 결국 외국 기업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올라설 수 있을 것이다.

법안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지만 공정위에선 매우 소수의 글로벌 플랫폼만 지정될 거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한국엔 글로벌 플랫폼 기업 자체가 없다. 명실상부 글로벌 플랫폼만 규제 대상으로 지정이 된다면 역차별 문제는 없을 것이다. 실상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글로벌도, 빅테크도 아닌 국내 기업 일부가 지정 대상이 되면 규제의 방점은 아무래도 국내 기업에 찍힐 수밖에 없다고 본다.

공정위가 실제로 국내외 기업을 가리지 않고 규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플랫폼 규제는 데이터 알고리즘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어렵다. 알고리즘은 외국에 서버가 있고 기밀 사항이다. 공정위가 제대로 외국 기업에도 규제를 집행할 수 있겠나. 외국 기업은 사전 지정을 하는 것조차 쉽지 않을 것이다. 유튜브의 경우 국내 매출을 제대로 아는 데만 해도 몇 년이 걸렸다. 매출 기반으로 사전 지정을 한다 했을 때 실효성이 있겠나. 역차별 문제는 100% 생긴다고 본다."

▷이 위원장
"공정위에서 외국기업도 모두 대상이 된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역차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해외 빅테크들이 한국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때 신속하게 규제기관이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본다.

글로벌 빅테크들은 이미 자국과 세계 시장에서 매우 강력한 경쟁법의 규제를 받고 있다. 미국에선 빅테크를 상대로 수많은 소송이 이뤄지고 있다. 독과점 규제법도 계속 발의되는 추세다. 반면 우리나라는 그동안 규제 무풍지대였다. 이제라도 제대로 규칙을 만들어야 플랫폼업체들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신 고문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 지정 기준이 아직 안 나왔기 때문에 좀 지켜봐야지만, 미국 정부에서도 입장을 전달하고 그런 걸로 봐선 공정위가 국내 사업자만 지정할 것 같진 않다. 외국 사업자도 좀 지정할 것 같다. 공정위는 구글이나 퀄컴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서도 법을 집행한 사례가 있어서 국내 사업자만 타깃으로 할 것 같진 않다.

다만 이 교수님 말씀처럼 매출액 기준으로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를 지정한다고 할 때 글로벌 기업이 한국에 서버를 두지 않기 때문에 회계장부상 한국 매출이 굉장히 낮게 잡힐 수가 있다. 구글 같은 경우엔 한국에 내는 세금이 굉장히 적다.

국내 매출이 작아서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지정되지 않을 수 있는 문제도 있어서 이런 것들은 이제 공정위가 좀 정교하게 준비를 해야 될 것 같다."

▷최 대표
"현실적인 문제를 좀 얘기하고 싶다. 공정위가 국내 사업자 차별 없이 공정하게 집행하겠다고 하신 말씀은 믿어드리고 싶은데, 실제로 만약 법이 만들어져 적용을 한다고 했을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질 거냐.

앞에서 말씀하셨듯 국내 법인이 있는 경우에도 그 매출액이 얼마가 되는지, 그 매출액이 온전히 국내 법인의 매출액으로 잡히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 알리랑 테무 말씀하셨는데 작년에 알리 테무가 우리나라 이용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플랫폼이다. 알리는 지금 371만명, 테무는 354만명으로 돼 있다. 공정위가 알리랑 테무에서 국내 매출 얼마나 일어나는지 파악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당연히 파악 못 할 거다. 알리 테무는 기본적으로 해외 직구에 해당한다. 그 나라 가서 쇼핑해오는 거다. 그러니까 알 수 없다.

알리, 테무 말고도 숙박 플랫폼 아고다도 있다. 우리나라 호텔을 우리나라 카드로 결제하는데, 이건 그냥 해외에 나가서 해외 호텔에 숙박한 것과 동일한 시스템이다. 그러니까 공정위가 파악할 수 없다. 근데 그 점유율이 상당하다. 여기와 경쟁하는 야놀자의 시장 점유율을 논할 때 그런 해외 업체들의 매출이나 시장 점유율을 공정위가 파악해서 판단할 거냐.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거다.

우리나라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나 시장 지배력을 논함에 있어서도 직접적으로 한국에 진출해 있지 않은, 국내 법인이 있지 않은 모든 해외 플랫폼에 대해서는 공정위가 정확히 파악해서 규제하기 어렵다. 집행하기도 어렵고 지정하기도 어렵다.

현실적으로 플랫폼 사업자들과 스타트업 대표들이 보기엔 이걸 공정위가 세밀히 판단한다면 수 년 걸릴 것이다. 그런데 공정위는 속도를 강조하지 않나. 그렇다면 시장 지배력을 세밀히, 엄밀히 판단해 결정하는 것은 법의 추진 취지와 맞지 않게 된다. 차라리 반칙 행위가 발생하는 대로 시장을 들여다보면서 시장 지배력을 획정해가는 작업을 하는 것과 동일하기 때문에 이 법의 입법 필요성이 떨어지게 된다.

그러니까 결국은 국내 사업자를 역차별해야만 공정위가 원하는 법의 실효성이 발생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역차별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계속 말씀을 드리는 거다."

한미 통상 마찰 소지는 없을지

▷유 위원
"미국 정부에서 우리나라 플랫폼법 추진에 우려의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 법이 중국 기업에만 유리하게 적용될 것이란 우려다. 이 법이 한미 통상 간 마찰이나 분쟁 소지가 될 수도 있다고 보나."

▷이 교수
"미국은 유럽에서 DMA 만들 때도 법안 제정 수년 전부터 계속 우려를 전달했다. 한국이 만든다고 하면 역시 통상 압박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미국 내에서도 공개가 금지된 영업 기밀 데이터를 한국 공정위가 요구하고, 자국 플랫폼을 사전 규제 대상으로 지정하면 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치적 문제로 비화될 소지도 있다.

그럼에도 정말 필요한 법이라면 통상 마찰 정도는 사실 극복할 수 있는 문제일지도 모른다. 그런 걸 감수하고라도 우리가 얻고자 하는 국가 전체 이익이 더 크다면 통상 마찰 일부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제가 진짜 우려하는 부분은 우리나라의 디지털 미래 전략이 최근 몇 년 사이 너무 한쪽으로만 쏠림 현상이 심하다는 것이다. 반도체, 2차전지 등 제조업만 여전히 강조된다. 미국의 빅테크들은 다 AI로 넘어가고 있다. AI가 미래 경제에 가장 중요한 걸로 보이는데 이는 플랫폼과 떨어져 갈 수가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제조업에만 몰입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삼성, SK하이닉스 반도체가 국내 시장에서 얼마나 독점력이 있느냐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 글로벌 시장 넘버 1,2를 달리는데 거기에 대한 우려는 전혀 하지 않는다. 플랫폼도 우리가 빅테크를 만들어야 반도체와 쌍두마차처럼 갈 수 있는데, 이런 규제가 만들어지면 우리나라에선 빅테크는 만들어질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스타트업에 미칠 효과도 마찬가지다. 플랫폼들은 새로운 서비스를 위해 M&A를 많이 한다. 잠재력 있는 스타트업들을 인수하는 식인데, 그 인수라는 건 결국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경쟁당국의 잣대에 의해 조사를 받게 된다고 하면 시장은 억제될 수밖에 없다. 스타트업 M&A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한다."

▷신 고문
"미국 기업도 플랫폼법 적용 대상이 된다면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 정부는 당연히 계속 목소리를 낼 것이다. 한국 정부로서는 좀 부담이 될 수 있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국회유니콘팜 주최로 '플랫폼 규제법 제정의 쟁점과 과제' 좌담회가 열렸다. 참석자 기념촬영. 강은구기자
▷유 위원
"마지막으로 추가 말씀 있으신 분 정리 발언 듣겠다."

▷곽 사무총장
"플랫폼 경쟁법 취지는 굉장히 아름다운데 분명 해외 기업이 반사이익 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대형마트 유통 규제가 실패했던 것과 같은 프레임으로 실패하게 될 것 같아서 우려가 크다.

최근 대한통운 주가가 많이 올랐다. 이게 알리익스프레스랑 독점으로 배송 계약해서 그렇다고 한다. 경제가 다 연결돼 있다. 국내 플랫폼 대기업 규제 시작하면 소비자뿐 아니라 쿠팡, 네이버 등 국내 플랫폼에 투자하던 주식 투자자들도 피해 보게 된다. 공정위가 대한통운의 주주들을 보호하는 그런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최 대표
"플랫폼과 스타트업은 디지털 경제 주역이고 우리 경제의 미래, 성장 동력이다. 마음껏 성장하고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게 해주셨으면 좋겠다.

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 보호하는 거야 공정위 본연의 의무니 우리도 당연히 반대하지 않는다. 반칙 행위 잡아내는 것도 공정위가 열심히 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다만 이 법은 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추진을 멈춰 주시고 공정위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이 위원장
"보편적으로 지켜야 할 것을 자꾸 규제라고 말하는데 이거 규제 아니다. 반드시 지켜야 할 질서다. 우리나라 온라인 플랫폼 시장은 지금까지 질서도 없고 무방비 상태였다. 이제 질서를 만드는 중인 것이다.

사고의 전환도 필요하다.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입점 업체를 파트너로 지정하고 양자 모두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방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갑을 관계다. 입점 업체들이 더 많이 팔리고 성장해야 그 수수료 받고 플랫폼도 성장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플랫폼들은 입점 업체가 가져갈 이익을 뺏어야 성장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런 사고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공정위 플랫폼법은 독과점에만 방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불공정 거래 방지, 투명성 강화 등은 미비하다. 이런 것도 보완해야 한다."

▷신 고문
"최근 한국 플랫폼 시장 변화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 모바일 음원 시장에서 유튜브 뮤직이 카카오 멜론을 제쳤고 검색 시장에서도 네이버와 구글 점유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무엇보다 AI시대다. AI 등장으로 플랫폼 시장은 변곡점에 놓여 있다. 국가 간 AI 선점 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유 위원
"좌담회를 마치겠다. 오늘 자리 함께해주신 국회의원, 패널들,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말씀 전한다. 이 자리가 플랫폼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 바람직한 규제 환경 해소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오늘 행사는 유니콘팜 유튜브 중계를 통해서도 다시 볼 수 있다."

설지연/배성수/김종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