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대 농협회장 3월 임기시작…농가소득·쌀값 안정 등 과제 산적

선거 후 중앙회-경제지주 통합 추진…후보·지역간 갈등 봉합은 숙제
제25대 농협중앙회장에 25일 선출된 강호동 당선자는 오는 3월 정기총회 다음날부터 4년간 농협을 이끌게 된다. 중앙회장은 전국 농협 조합원 206만명을 대표하는 인물로 농협 사업뿐 아니라 농업·농촌 정책 전반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새 회장의 행보를 두고 농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농협법에 따라 농협중앙회장은 중앙회 발전을 위해 필요한 내용을 국가와 공공단체에 낼 수 있고, 국가와 공공단체는 회장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농업계에서는 농가의 경영 부담 완화를 당면 과제 중 하나로 꼽는다. 농가 소득은 크게 늘지 않는 상황에서 고물가, 고금리 여파에 경영비 부담이 커지고 있어 현장에서는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농가 한 곳당 소득은 2021년 4천780만원에서 작년 4천830만원(추정치)으로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농가 대출이 증가한 것도 농가경영 악화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다.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의원의 작년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작년 9월 기준 농협 조합원의 농협·축협 대출금은 총 78조3천여억원으로, 5년 새 18.8% 증가했다.

신용 불량자도 2021년 7천995명에서 8천220명으로 늘었다.

이에 농업계에서는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농협이 경제사업을 확대하고 지원책을 마련하는 등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 농업이 벼농사에 치중된 만큼 농협이 '쌀값 안정'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쌀 소비량이 매년 감소하는 상황인 만큼 서둘러 쌀값 지지를 위한 지원 방안을 고민하지 않으면 산지 쌀 가격이 크게 하락해 농가 소득이 급락할 수 있다.

실제 2021년산 쌀이 과잉 생산돼 2022년 9월에는 수확기를 앞두고 산지 쌀가격이 가마당(80㎏) 16만원대로 폭락하자 정부가 쌀 90만t(톤)을 수매하기도 했다.

또 온라인으로 농축산물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만큼, 소비 트렌드에 맞춰 유통 구조를 바꿔나가는 것도 과제 중 하나도 꼽힌다.

고령화 등으로 농촌 인구가 빠르게 줄고 있는 가운데 농협이 농촌소멸 위기에 대응해 청년농 유입, 스마트팜 구축 등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다.

농협 안팎에서는 특히 올해의 경우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악화로 농협과 축협의 대출 연체율이 더 증가할 수 있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울러 강 당선자가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중앙회와 경제지주의 통합을 약속한만큼 법 개정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도 주목된다.

중앙회와 경제지주가 통합되면 중앙회 산하에는 NH농협은행, NH투자증권 등을 보유한 금융지주만 남게 된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을 빠르게 매듭짓는 것도 당면 과제 중 하나다.

중앙회장 선거를 치르면서 생긴 후보 간, 지역 간 반목이 해소돼야 정책 추진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이 밖에 농협 조직 내부의 기강을 다잡는 것도 차기 중앙회장의 몫이다. 농협은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횡령 사고 등이 잇따르자 작년 '범농협 사고 근절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사고, 갑질, 성희롱 근절 캠페인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