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교역로 막히자…美 설리번-中 왕이, 두 달 만에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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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수일 내 회동" WSJ "태국서 만나"미국과 중국 외교·안보 최고 실권자들이 홍해 교역로 안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비공개로 만난다.
美 이란에 메시지 보내는 창구로 中 활용
"홍해 사태에도 중국 나서줬으면" 발언도
성사 시 작년 11월 미중 정상회담 후 처음
선거 치른 대만, 한반도 긴장 등 논의될듯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즈(FT) 보도를 종합하면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수일 내로 태국에서 중국 왕이 외교부장과 회동할 계획이다. 미국 관료들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확전을 피하고 싶다는 의사를 이란에 전달하는 창구로 중국을 활용해왔다고 WSJ이 전했다.
미 정부는 홍해 상선을 공격하는 예멘 후티 반군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이 나서줬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지난 23일 '이란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상선 등을 공격한 데 대해 중국이 압력을 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미국은 중국이 그렇게 하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그는 "중국은 이란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라며 "우리가 이란 지도자들과 할 수 없는 대화를 그들은 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날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이 "최근 홍해의 급격한 긴장 고조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라며 "긴장 완화를 위해 다양한 당사자와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설리번 보좌관이 왕 부장을 만나는 것은 지난해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미·중 정상회담 이후 처음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5월 오스트리아 비엔나와 9월 몰타에서 회동한 적 있다. 9월 회담에서는 정상회담과 중국의 러시아 지원 문제, 대만 문제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초 중국 정찰 풍선의 미국 영공 침입 사건으로 양국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을 때 대화의 물꼬를 튼 것도 두 사람이다.
이번 회동에서는 지난 13일 총통 선거 이후 대만 문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남 강경 발언과 미사일 발사로 긴장감이 고조되는 한반도 문제 등도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FT는 "양국은 올해 더 많은 최고위급 회의를 개최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지난해 재무장관으로서 처음으로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데 이어 올해도 중국을 찾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