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원론 산책] 총수요에서 순수출 비중 작지만 영향력은 커

(79) 순수출과 수출입함수
한경DB
총수요를 구성하는 요소인 소비, 투자, 정부지출은 모두 국내에서 발생한다. 이번 주에 살펴볼 내용은 해외에서 발생한 수요다. 해외와 교류가 없는 폐쇄 국가가 아닌 이상, 한 나라에서 생산된 대다수 상품은 그 나라 국민들에게만 수요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도 생기기 때문에 한 나라의 총수요에는 국내의 총수요와 수출된 상품의 가치도 포함해야 한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한다면 한 나라의 총수요에 해외로 수출된 부분만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 수출에서 수입을 차감한 순수출을 포함해야 한다.

국내에서 생긴 수요와 순수출을 총수요에 포함하는 것은 국내 수요인 소비, 투자, 정부지출에 국내에서 생산된 상품 수요뿐 아니라 수입품에 대한 수요까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총수요는 한 나라에서 생산된 상품에 대한 수요이므로 국내에서 생산된 상품이라도 해외에서 생산된 물건을 중간재로 사용해 최종재로 생산한 경우라면 해외에서 생산된 부분이 빠져야 한다. 해외에서 생산된 중간재를 제외하지 않는다면 국내에서 생산된 최종재에 대한 수요가 완전히 국내에서 생산된 상품에 대한 수요라고 할 수 없다.이처럼 해외에서 제작된 중간재를 제외하고 오직 국내에서 생산된 부분만 계산해 국내에서 생산된 상품에 대한 소비, 투자, 정부지출을 계산하는 것이 국내 수요를 측정하는 정확한 방법이지만 이와 같은 계산은 거의 불가능하다. 소비, 투자, 정부지출, 수출을 더한 후 한 나라의 전체 수입을 차감하면 국내에서 생산된 상품에 대한 소비, 투자, 정부지출, 수출을 계산한 결과를 얻게 된다. 소비, 투자, 정부지출, 수출에 대해 개별적으로 국내에서 생산된 상품에 대한 소비, 국내에서 생산된 상품에 대한 투자 등을 계산하지는 못해도 총수요 전체가 국내에서 생산된 상품에 대한 수요가 되는 것이다.

총수요는 소비, 투자, 정부지출, 수출을 더한 것에서 수입을 차감해 계산하므로 소비, 투자, 정부지출에 순수출을 포함해 총수요를 구성하는 요소라고 하는 것이다. 이처럼 순수출을 수출에서 수입을 차감해 구하므로 총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세 가지 요소에 비해 일반적으로 가장 작다. 총수요에서 순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모든 나라에서 10%를 못 넘긴다. 그러나 비중이 작다고 해서 해외 부분이 총수요에 미치는 효과가 작다고 속단해서는 안 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 수치가 작은 이유는 소비, 투자, 정부지출과 달리 수출에서 수입을 차감했기 때문에 작은 수치가 나오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경제만 살펴보더라도 총수요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45%고,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40% 정도로 순수출 비중이 5% 정도밖에 안 된다. 순수출이 5% 정도라고 해서 해외 부분이 총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 안 된다고 속단해서는 안 된다. 45% 정도인 수출과 40% 정도인 수입 비중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총수요에 해외 부분이 미치는 효과는 매우 크다고 평가해야 한다

수출은 상대국의 소득수준에 영향을 받고 수출국의 국민소득 수준에서는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 반대로 수입은 상대국 입장에서는 수출이 되므로 그 나라의 국민소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어떤 나라의 소득수준이 올라가면 수입이 늘고 소득수준이 떨어지면 수입이 주는 식으로 이 둘 사이에 정비례하는 관계가 성립한다. 따라서 다른 조건이 동일한 상황에서 수입국의 국민소득이 증가하면 수입은 늘어나지만, 수출에는 변화가 없으므로 국민소득이 증가하면 순수출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국민소득뿐 아니라 국내 가격과 외국 가격 사이의 상대적 비율도 순수출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인이다. 동일한 상품의 가격이 한 나라에서만 상승하면 상승한 나라의 수출은 감소하고 수입은 증가하게 된다. 두 나라 사이의 상대적 가격비율을 결정하는 데는 환율(exchange rate)도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순수출은 각 나라의 물가수준에 생긴 변화뿐 아니라 환율의 변화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 환율이 수출과 수입에 미치는 효과는 환율에 대한 학습이 필요하므로 환율을 배우고 나서 다시 설명할 예정이다. 따라서 순수출은 국내의 소득수준, 외국의 소득수준, 국내의 물가수준, 외국의 물가수준, 환율에 영향을 받게 된다.

√ 기억해주세요

김형진 중앙대 강사
어떤 나라의 소득수준이 올라가면 수입이 늘고, 소득수준이 떨어지면 수입이 줄어드는 정비례 관계가 형성된다. 따라서 다른 조건이 동일한 상황에서 수입국의 국민소득이 증가하면 순수출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순수출은 국내의 소득수준, 외국의 소득수준, 국내의 물가수준, 외국의 물가수준, 환율 등의 영향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