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실수라는 '보조개'…여기 생기면 질환의 징조? [건강!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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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을 때 오목히 팬 자국 '보조개'
얼굴 아닌 다른 신체 부위에 생기기도
"소아 엉덩이·귀에 있는 자국의 경우 확인 필요"

20세기부터 이어진 보조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은 아직 유효하다. 특히 현대사회에 들어서 보조개에 '동안 미인의 표식'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서 성형 시술, 교정기 등 다양한 재화를 만들어냈다. 보조개는 의학적으로 근육 변이에 의해 생긴다. 피부는 표피층·지방층·근육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보조개는 지방층 없이 표피층과 근육층이 달라붙어 유착이 발생한 자국이다. 주로 얼굴에서 보조개가 많이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체 부위 중 지방층이 가장 얇아 표피층과 근육이 가깝게 맞닿아 있어서다.
보조개는 얼굴에서 근육의 움직임이 가장 많은 볼 가운데, 입꼬리, 광대뼈 위쪽 등의 위치에 생긴다. 표정을 짓거나 말할 때 보조개가 있는 부분이 움푹 파인다. 근육이 움직일 때 피부가 안쪽으로 빨려 들어가기 때문이다.
보조개는 유전에 의해 나타나고, 피부가 유연할수록 생기기 쉽다. 흔히 볼 수 있지만 생김새와 깊이에 차이가 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새로 생기거나 사라지기도 한다.

먼저 신생아의 엉덩이에 보조개가 있는 경우가 있다. 엉덩이 위쪽 꼬리뼈 부근에서 주로 발견된다. 이를 '신생아 딤플(Dimple)'이라고 하는데, 서울대학교 병원 N의학정보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5% 정도에서 관찰되는 비교적 흔한 질병 징후다. 대부분의 경우 자연스럽게 없어지나 드물게 엉덩이 신경관 기형과 연관된 척수이형성증의 징조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신생아 딤플이 있는 아이들 가운데 1~5%가 척수 기형으로 인한 발목 마비, 신경성 방광, 보행 장애 등을 겪는다.
엉덩이에 딤플이 있는 신생아의 경우 신경 기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생후 5~6개월에 초음파 검사를 하고, 이상이 발견되면 자기공명영상법(MRI) 검사를 통해 척수 기형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조기 발견 시 생후 6~12개월 사이 적절한 치료를 하면 대부분의 장애는 예방할 수 있다.
별다른 증세가 없으면 치료할 필요가 없지만, 땀 등 세균 감염에 취약한 위치라 염증이 생기기 쉽다. 잦은 고름으로 불편을 호소할 경우 관과 피부 안쪽 주머니로 이루어진 전이개누공을 아예 적출하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정주현 가천대 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전이개누공은 선천적으로 발생하며, 자꾸 만지면 가렵고 진물이 나는 특성이 있다"면서 "고름이 심하지 않을 경우 항생제로 관리하지만 성인 중에서 뒤늦게 전이개누공 적출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