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두통이었는데…"그러다간 평생 고생" 날벼락 [건강!톡]

"거북목증후군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목 디스크 등 경추 질환 발생 위험 ↑"
근육 강화·스트레칭 등 기본 운동 중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모니터에 빨려 들어가겠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는데도 그 습관을 못 고쳤죠. 처음엔 두통이 너무 심해서 병원에 찾은 건데, 상황은 더 심각했습니다."

사무직에 종사하는 20대 직장인 이모 씨는 최근 극심한 두통을 겪다 찾은 병원에서 뜻밖의 진단을 받았다. 이씨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에 방치했는데 '거북목증후군(거북목증후군)'을 진단받았다"며 "병원에서 '많은 환자가 거북목 증상을 가볍게 여기다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고 털어놨다.거북목증후군은 장시간 고개 숙인 자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인해 목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경추(목뼈)의 전만이 12.5도 미만인 경우에 해당하는 일자목 또는 거북목 상태는 국내 25~42세 인구 중 70%에 달할 정도로 흔하다.

거북목 상태는 외이도(귓구멍)에서 내린 수직선이 어깨의 중심에서 내린 수직선보다 앞에 놓인 것을 말한다. 고개를 숙인 자세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컴퓨터 등을 자주 그리고 장시간 사용하는 것이 주요 발병 원인이다. 거북목 자세가 오래 지속되면 목뼈 주변의 근육 및 인대, 디스크의 미세 손상 및 노화로 작은 외력에도 부상이 쉽게 발생하고, 통증이 쉽게 유발될 위험이 있다.
고개를 숙이는 각도에 따라 목 디스크에 걸리는 압박 정도. /사진=질병관리청 제공
올바른 자세에서 머리의 무게는 5kg 정도다. 15도 정도 고개를 숙인 자세에서는 머리의 하중이 12kg로 늘어난다. 고개를 숙인 각도가 30도, 45도, 60도로 증가하면 머리의 하중도 18kg, 22kg, 27kg으로 각각 증가한다. 스마트폰을 이용할 때는 대개 고개가 37도에서 47도 정도로 숙이는데, 이에 따라 평상시의 3~4배 정도의 하중이 목을 지지하는 근육, 인대, 관절에 부하 된다.목뒤 쪽 근육 및 앞쪽 가슴 근육이 과도하게 수축하면 근육 피로, 연축, 통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목뒤 쪽 인대가 약화해 불안정해지면서 목 디스크 및 후관절의 미세 손상 및 통증이 생길 수 있다. 허리나 팔에도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외에도 눈이 뻑뻑하거나 건조한 느낌, 두통, 피로감, 정신적 압박감, 불안, 짜증 등 심리적 이상과 드물게 불면증이 동반될 수 있다.

거북목증후군은 다른 목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목등뼈 부위 X선 촬영(X-ray), 자기공명영상 검사(MRI) 등의 정밀검사를 거쳐야 한다. 치료는 소염제나 진통제, 근육이완제 등을 사용해볼 수 있으나 의사의 처방에 따르는 것이 안전하다. 통증이 심한 경우 목등뼈 부위 근육이나 관절에 혹은 경추 신경에 주사 치료 등을 시도해볼 수 있다.
경추 관리와 일자목증후군 예방에 효과적인 경추 스트레칭. /사진=자생한방병원 제공
근육 강화 및 스트레칭을 이용한 기본 운동을 병행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근육 강화는 주로 목 앞쪽의 속 근육과 등 뒤쪽, 날개뼈 사이의 근육을 대상으로 하는데, 턱을 당기거나 날개뼈를 모으는 동작을 약 20~30초간 유지하면 된다. 스트레칭은 주로 목뒤 쪽 근육과 앞쪽 가슴 근육을 대상으로 하며, 스마트폰 사용 중 30~40분마다 약 10회 정도 목을 가볍게 돌리고, 약 10~30초 정도 목 전·후면의 근육을 늘려주는 것이 좋다.이때, 주변 근육 스트레칭은 근육이 가볍게 늘어난다는 느낌으로 수행해야 한다. 목 주변 근육을 팔다리 근육 스트레칭을 할 때처럼 뻐근한 느낌이 들 정도로 과도하게 늘리게 되면 오히려 부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북목 교정기도 적지 않은 이들이 활용하지만,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홍순성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거북목증후군은 경추를 충격과 하중에 취약하게 해 목디스크 등 각종 경추 질환의 발생 위험도 높인다"며 "앉은 자세에서 고개를 뒤로 15초, 좌우로 15초씩 젖혀주는 스트레칭을 평소 반복해 주면 경추 관리와 거북목증후군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