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배현진 피습, 이재명 사건 소극 수사가 낳은 참사"

민주당 "이재명 테러 축소·왜곡한 경찰"
국민의힘 "野 시각 참 삐뚤어졌다" 비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거리에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행인으로부터 머리를 가격당했다. 사진은 배현진 의원 피습관련 CCTV 화면.
더불어민주당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의 피습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정치테러 사건을 축소·왜곡한 경찰의 소극적인 수사가 낳은 참사"라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은 폭력을 바라보는 시각도 참 삐뚤어졌다"고 비판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배 의원 피습의 책임을 '경찰'에 돌렸다. 그는 "어떻게 이재명 대표가 정치테러로 쓰러진 지 3주 만에 끔찍한 참사가 또다시 일어날 수 있느냐"며 "대낮에 벌어진 야당 대표 피습을 중대범죄로 규정하고 제대로 경각심을 주었다면, 지금과 같은 모방범죄가 반복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정치테러의 파장을 축소하기 위해 소극적 수사 태도로 일관한 것도 모자라 국무조정실 산하 대테러센터 또한 대통령이 테러로 규정한 이 대표 사건을 테러방지법 상 테러인지에 대한 결론을 아직도 내리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경찰이 축소·왜곡 없이 엄정하게 수사했다면, 정부가 명확히 테러로 결론 내리고 중대범죄로 제대로 조치했다면 배현진 의원에 대한 테러는 막을 수도 있었다"며 "피의자 신상, 당적, 변명문을 감추며 정치 테러범을 싸고도는 통에 이 같은 범죄가 확산하고 있음을 경찰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경찰은 지금이라도 정치 테러범의 신상과 당적, 변명문 등을 공개하고 철저한 수사를 할 것을 촉구한다"며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의 쾌유를 기원한다"고 말을 맺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느닷없이 경찰 탓을 한다고 지적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으로 "사안을 똑바로 보는 게 어려운가 보다. 통상 본질을 가리고 싶을 때 그렇다"며 "민주당은 이 틈을 비집고 경찰의 소극적 수사 운운하며, 이 추운 겨울에도 치안 유지를 위해 애쓰는 경찰을 흠씬 두들겨 패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 수석대변인은 "배현진 의원의 쾌유를 기원하면서 시작해 쾌유를 빌며 끝낸 민주당의 논평 그 어디에도 ‘쾌유’의 진심이 보이지 않는다"며 "차분히 현실을 좀 보라"고 일침을 가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역시 "이재명 대표, 배현진 의원에 대한 테러는 수사기관에서 명명백백히 밝혀야 하지만, 수사기관의 역할을 여기까지"라고 강조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정치권은 이미 ‘재난의 정쟁화’로 국민들을 분열시킨 원죄를 안고 있다"며 "이번 '테러의 정쟁화'만큼은 막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배현진 의원에 대한 테러가 이재명 대표 테러 사건을 축소·왜곡한 경찰 탓이라는 주장은 또 다른 정쟁의 불씨를 낳을 뿐"이라며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의 정쟁화만은 멈춰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