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이재명 앞서 날 끌어내더니"…'강제 퇴장' 내로남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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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재명 앞서 항의하던 태영호에
"인두겁을 쓰고 어떻게", "무뢰배" 비난하더니...
'강성희 사태'는 '폭력 제압 사태'로 규정
태영호 "난 손도 안 잡았는데 끌어냈다" 항변

박주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대통령이 강 의원과 악수한 뒤 한참 멀어지고 나서 경호원들이 강 의원의 입을 막고 사지를 들어냈다"며 "경호상 위해 요소로 판단한 것은 결국 강 의원의 입"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호처가 신변 경호가 아닌 심기 경호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호처장 경질이나 대통령 사과까지 가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공세가 연일 계속되자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인 김진표 의장도 지난 25일 본회의 시작 전 이 사건을 언급하며 "국회의원은 한 사람 한 사람이 국민을 대표하는 헌법기관"이라며 "대통령 경호원들이 이와 같은 과도한 대응이 재발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도 정부에 대한 예의가 필요하고, 정부도 국회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품격 있는 정치를 만들어가기를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이며 강성희 의원은 민주주의의 기본을 무시했다"며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국민을 대표하는 헌법기관이라고 해서 일탈적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반발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회의원이라는 헌법기관의 본분에 걸맞은 품격과 예의를 갖추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며 "김진표 의장님의 입장 표명은 유감"이라고 했다.
○'강제 퇴장도 내로남불이냐'…'태영호 사태' 소환
태 의원은 지난 9월 7일, 이 대표의 단식 투쟁 천막을 찾았다가 민주당 관계자들에 의해 끌려 나간 바 있다. 태 의원은 이 대표 단식장을 공개 방문한 첫 여당 인사였는데, 단식장 입장부터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태 의원이 단식장에 들어가려 하자 "쇼하지 말고 가라"며 제지했다. 태 의원은 신체 접촉이 발생하자 "손대지 말라"고 했고, 이를 지켜보던 이 대표가 "그냥 놔두라"고 해서 태 의원은 겨우 천막으로 입장했다.
태 의원은 이 대표 앞에 앉아 "민주당 의원들이 제게 '북한에서 온 쓰레기' 같은 막말을 했다. 어떻게 이런 말을 본회의장에서 할 수 있나"라며 "제게 소리친 박영순 의원을 가만히 두면 안 된다. 대표께서 책임지고 출당시키고, 의원직을 박탈해야 한다"고 항의했다. 그러자 이를 듣던 민주당 관계자들은 "단식하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 "여기서 얘기할 게 아니다", "단식을 안 하는 원내대표에게 얘기하면 된다", "인두겁을 쓰고 어떻게" 등의 말을 하며 태 의원을 끌어냈다. 민주당은 이후 논평을 통해 태 의원을 "무뢰배"라고 칭하며 태 의원이 행패를 부렸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태영호 "손도 안 잡은 날 끌어낸 건 괜찮나?"
그러면서 "그렇게 (나를) 강제로 끌어내는 건 괜찮고, (대통령) 경호원들이 경호 규정상 끌어내는 건 안 된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태 의원은 끌려 나간 강성희 의원이 '민의를 전달하는 것이 제 임무'라고 항변한 것에 대해서도 "국회의원이 민의를 전달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국회라는 무대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큰 소리로 목소리를 내고 싶으면 (국회 기자회견장인) 소통관을 이용하거나, 본회의장에서 의견 토론을 다 할 수 있다"며 "행사장에서 고성을 지르는 게 민의를 전달하는 것으로 왜곡하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의 품격과 윤리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강제 퇴장' 강성희, 이승만에 "내란죄의 수괴" 막말 전력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