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조각가] 진짜 사람 같은 조각 '극사실주의'…론 뮤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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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호주 출신 조각가 론 뮤익(66)의 극사실주의 조각은 진짜 사람보다 더 사람 같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처음 접한 관객들은 숨이 턱 막히는 경험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기괴함 때문에, 그다음으로는 이렇게 사실적인 조각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하면서, 마지막으로는 “인간과 인간이 아닌 것을 구분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본질적인 의문에 직면하면서”(영국의 미술평론가 마리나 워너).
뮤익은 장난감을 만드는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손재주 덕분에 뮤익도 영화와 텔레비전, 광고에 쓰이는 미니어처를 제작하는 일을 하며 방송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내 일을 하고 싶다”며 순수예술계에 뛰어들었다. 이후 영국의 전설적인 갤러리스트 찰스 사치의 눈에 띄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미술계는 “비평가나 큐레이터의 어려운 설명 없이도 그의 작품은 충격적인 신비로움을 전달한다”고 찬사를 보냈다.이후 뮤익은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며 현대미술계에서 독자적인 위상을 구축하고 있다. 그의 작품이 한국에서 화제를 모은 적도 있다. 2021년 리움미술관 재개관전인 ‘인간, 일곱 개의 질문’의 첫 부분에 그의 작품 ‘마스크 Ⅱ’(2002)가 전시되면서다. 내년 초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그의 대규모 전시가 예정돼 있다. 보기만 해도 탄성이 나오는 뮤익의 작품세계를 만나볼 기회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