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팹리스에 특화…한국의 퀄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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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현 자람테크놀로지 대표국내 유일 통신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자람테크놀로지의 백준현 대표(사진)는 “자율 주행차, 로봇, 클라우드 등 미래 인공지능(AI)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선 막힘없는 통신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통신 패권 전쟁에서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독보적 기술에 노키아 '러브콜'
AT&T·버라이즌 등 고객 확대
28일 성남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한 백 대표는 “미국 퀄컴·브로드컴, 대만 미디어텍 등 반도체 강국을 대표하는 팹리스는 통신이 주력이라는 공통점을 지녔다”며 “우리도 같은 길을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자람테크놀로지는 LG반도체 설계 엔지니어 출신인 백 대표가 2000년 설립한 회사다. 초창기엔 설계자산(IP) 사업을 했지만 칩 설계로 사업을 고도화했다.회사 운영은 쉽지 않았다. 대형 고객사가 없다는 이유로 계약이 무산된 것도 부지기수다. 백 대표는 통신산업이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통신 팹리스’로 특화하는 전략을 썼다. 목표가 뚜렷해진 후부턴 밤낮없이 연구개발(R&D)에 매진했다. 백 대표는 “살이 쭉쭉 빠질 정도로 반도체 설계에 매달렸다”고 회상했다.
그 결과물이 광케이블 공사 없이 기가급 인터넷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기가와이어’다. 광신호를 전기신호로 바꿔주는 ‘광트랜시버’용 반도체 개발에도 성공했다. 당시 무명에 가깝던 자람테크놀로지의 실력을 알아본 회사가 노키아였다. 노키아와 함께 일본 라쿠텐의 ORAN(개방형 무선네트워크) 기반 5G 기지국에 칩과 광부품을 결합한 ‘플러거블 ONU’를 판매하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SKT, KT, LG, 노키아, AT&T·버라이즌 등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백 대표는 회사가 보유한 기술 중에서도 ‘포인트투멀티포인트(PON)’ 솔루션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초고속 통신망의 핵심인 PON은 여러 기지국에서 보내는 광신호를 순차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이다.
백 대표는 PON을 바탕으로 2019년 10Gbps 속도의 ‘5G 통신용반도체(XGSPON) 시스템온칩(SoC)’을 개발했다. 이듬해 5G 기지국 연결에 쓰이는 ‘XGSPON 스틱’도 출시했다. XGSPON 스틱은 미국 ‘BEAD 프로그램’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성남=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