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까지 20분' GTX 호재에 2억 올렸다…집주인들만 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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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지제역 일대 가보니…
GTX A·C 더블 역세권 기대에 매물들 호가 수억원 올라
지역 중개사들 "매수세 없어. 삼성 호재 때와는 달라"
부동산 시장 냉각에 투기 수요 자취 감춰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GTX A·B·C 노선을 연장한다. GTX-A는 기존 파주 운정~화성 동탄에서 평택 지제까지, GTX-B는 인천 송도~남양주 마석에 더해 춘천까지 이어진다. GTX-C는 상단으로 덕정에서 동두천까지, 하단으로는 수원에서 화성, 오산, 평택, 천안을 지나 충남 아산까지 연장한다.GTX A노선과 C노선이 모두 들어서는 평택이 GTX 연장안의 최대 수혜지로 꼽힌다. 특히 GTX A·C 더블 역세권이 되는 평택지제역은 강남까지 20분대 이동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기존 노선을 연장하는 것이기에 새롭게 추진하는 GTX D·E·F 노선에 비해 사업 진행 속도가 빠른 것도 강점이다.
강남까지 20분…GTX 호재에 집주인 '기대'
대규모 교통 호재에 인근 집주인들의 기대감은 뜨겁다. 평택지제역에서 가장 가까운 지제동 '지제역더샵센트럴시티'는 발표 이후 호가를 2억원 높인 매물가지 나왔다. 전용 84㎡ 최고 호가는 11억원을 기록했고 전용 115㎡ 호가는 14억원까지 올랐다. 아파트실거래앱 호갱노노에서는 실시간 인기 아파트 1위를 차지했다.그나마도 다른 아파트 단지들은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세교동의 개업중개사는 "GTX 발표와 관련해 문의 전화가 많이 오진 않았다. 없던 문의가 다소 생긴 정도"라고 말했다. 다른 개업중개사도 "삼성 반도체 공장 발표 때는 일대 집값이 껑충 뛰었다"며 "요즘 상황에서는 큰 영향이 없는 듯 하다. GTX가 당장 내일 개통하는 것도 아니지 않으냐"고 했다.
"예전엔 달랐는데"…GTX도 부동산 한파에는 '깨갱'
지제동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들어서는 고덕동과 맞붙어 있다. 지제동 지제역더샵센트럴시티 전용 84㎡는 지난해 3월 7억3000만원(17층)에 거래됐지만, 삼성전자의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호재로 수도권 반도체 공장 주변 집값이 들썩이면서 그해 6월 9억원(26층)까지 올랐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가격이 1억원가량 빠졌다.부동산 전문가들도 GTX 연장 개통 소식에 당장 집값이 고공행진할 가능성은 낮다고 조언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광역 교통망이 해당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명확하지만, 기존 A~C노선도 개통까지 20년을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도 "GTX 노선 개통까지는 오랜 기간이 소요되기에 무리한 투자를 지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함영진 직방빅데이터랩장 역시 "지가 상승 기대감은 높아지겠지만, 개통까지 많은 재원과 시간을 필요로 하기에 긴 호흡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