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튀는 작가들로 후끈 달아오르는 '미술 전시 혹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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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는 없어도…톡톡 튀는 '숨겨진 보물' 전시들
그런데도 요즘 미술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연초부터 재미있는 전시가 많아서 즐겁다”는 얘기가 나온다. 유명 작가의 블록버스터 전시가 줄어든 대신, 예술성 있는 작가들의 신선한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들이 예년보다 늘었다는 이유에서다. 작가의 이름값이 높지 않고 언론 노출도 적지만 톡톡 튀는 조형이나 강렬한 색채 등으로 최근 미술계의 호평을 받고 있는 ‘숨겨진 보물’ 같은 전시들을 정리했다.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①기괴하고 독창적인 이미지, 김정욱
서울 인사동 OCI미술관에서는 한국화가 김정욱(54)의 개인전 ‘모든 것’이 열리고 있다. 한국화라고 해서 얌전한 산수화를 기대하고 들어간 관객들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흑백으로 그린 다소 부담스러울 정도로 부릅뚠 눈과 시선, 마구 뒤섞인 이목구비 등이 기괴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조각과 도자기 작품들도 마찬가지로 독특하다. 미술관 측은 “인간과 에너지, 생명, 우주를 향한 호기심을 ‘김정욱스럽게’ 작품에 풀어낸 전시”라고 설명했다.②톡톡 튀는 색채, 최나무
형광빛 색채와 흘러내리고 폭발하는 듯한 표현, 이를 통한 자기표현은 한국 작가 그림 중 손꼽힐 정도로 강렬한 에너지를 전달한다. 작가는 “활활 타오르며 불을 쏘아대고 지르는 캐릭터를 통해 에너지를 전달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일으켜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는 2월 18일까지 열린다.
③ 아름다운 상상의 숲, 정영환
세련된 이미지 덕분에 작년 3월 서울모빌리티쇼에서 현대차와 디지털 아트를 만드는 협업을 하기도 했다. 당시 행사장에서 작가는 현대차의 콘셉트카인 ‘제네시스 X 컨버터블’을 자신의 풍경화 속에 그려 넣었다. 작가는 “이명과 청력 문제 등으로 최근 몇 년 새 두통과 우울증에 시달렸다”며 “숲 그림들을 그리면서 스스로가 위로받았기에, 관람객들도 함께 그림을 보며 위로를 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2월 17일까지.
④ 스위스 신예 작가, 제레미
조은혜 디렉터는 “미인대회에서 우승을 한 외눈박이 괴물 키클롭스, 서로 끌어안고 키스를 하는 천사와 악마 등은 어디서도 볼 수 없던 색다른 풍경”이라며 “전시장에 준비된 사운드 트랙과 함께 작품을 감상하면 상상의 한계를 넘나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3월 3일까지 열린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