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내리기만 한 주식은 처음"…카카오게임즈 반등 언제쯤[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카카오게임즈 7만9000원에 매수
30대 직장인, 2년여 만에 67% 뚝

사측 "신규 IP 10여종 준비"
KB증권 "올 영업익 1360억 전망"
여기 주식 투자 경력 17년 6개월의 ‘개미(개인투자자)’가 있다. 그는 인천 백령도 군 복무 시절 주식 관련 책을 즐기다가 대학생 때 ‘초심자의 행운’으로 100% 이상 수익률을 맛본 뒤 상장폐지부터 전문가 단톡방 사기 등 산전수전·공중전까지 겪은 ‘전투개미’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다’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 투자자들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편집자주>
Getty Images Bank.
“아빠 말 듣고 주식 샀다가 2년 1개월 만에 계좌가 3분의 1토막 났어요. 2022년엔 게임주가 좋아질 거라 하셨는데, 차트만 보면 속이 쓰립니다.”30대 초반 직장인 김초보(가명)씨는 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주식 투자 실패 사연을 거침없이 털어놨다. 그는 2022년 1월 카카오게임즈 첫 매수를 시작해서 현재 주식 계좌엔 7만9087원에 산 16주가 찍힌다. 생활비 126만원 정도를 부친의 말을 듣고 투자했는데 2일 종가는 2만5550원으로 현재 수익률은 -67.69%, 손실금액은 85만6000원이다. 사회초년생인 그는 “이렇게 내리기만 한 주식은 처음 봤다”며 “이젠 해외 주식 위주로 투자할 것이다”고 재테크 전략 변경 선언을 했다.
카카오게임즈를 산 김초보(가명) 씨의 2일 주식 계좌 잔고. 한국경제신문 독자 제공

‘따상’ 기록했던 카카오게임즈 … 주가 반등 언제쯤


그가 산 카카오게임즈는 어떤 회사일까. 카카오의 게임 전문 계열사로 다음게임 등 PC 온라인 및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수의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2020년 9월 1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공모가는 2만4000원이었는데, 상장일 ‘따상’(공모가 대비 두 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을 기록할 정도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에버소울' 메인 이미지. 카카오게임즈 제공
카카오게임즈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 ‘아키에이지 워’ ‘아레스 :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 ‘우마메스메 프리티 더비’ ‘에버소울’ ‘가디언 테일즈’ ‘카카오 배틀그라운드’ ‘이터널 리턴’ 등 캐주얼부터 하드코어까지 다양한 장르의 게임으로 유저들과 만나고 있다.

또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와 엑스엘게임즈, 카카오프렌즈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게임 개발 및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전개하는 메타보라, 스포츠 플랫폼 기업 카카오 VX, 글로벌 스포츠 커뮤니케이션 기업 세나테크놀로지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현재 계열사 간 시너지를 통해 신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 대표 이미지. 카카오게임즈 제공

“올해 신규 IP 10여종 준비” … 증권가는 영업익 1360억 전망


신성장동력은 무엇일까.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자사 및 개발 자회사, 파트너사를 통해 콘솔 기반 대작을 포함해 신규 IP 10여종을 준비 중이다”고 답했다. 이어 “2분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키에이지 워’를 대만, 일본, 동남아 등 9개 지역에 선보이고 상반기 애니메이션풍 모바일 전략 역할수행게임(RPG) ‘에버소울’을 일본에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신작으로는 레드램게임즈와 공동 서비스하는 크로스플랫폼 MMORPG ‘롬’(R.O.M)을 1분기 내, 모바일에서 콘솔 게임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액션 RPG ‘가디스오더’를 연내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또 “자회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에서 로그라이크 캐주얼 RPG ‘Project V(가제)’, 엑스엘게임즈에서 MMORPG ‘아키에이지2’, 오션드라이브에서 웹소설 IP 기반 액션 RPG ‘검술명가 막내아들’을 PC온라인 및 콘솔 플랫폼으로 개발 중에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 주가 월봉 그래프 캡처.
3년간 실적은 고공행진이다. 2020년 매출(연결 기준) 4955억원, 영업이익 665억원에서 2022년 매출 1조1477억원, 영업이익 1758억원으로 각각 131.62%, 164.36% 뛰었다. KB증권은 지난해 매출 1조260억원, 영업이익 720억원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매출은 1조1750억원, 영업이익 1360억원을 예상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 매출 2412억원(전년 대비 2.4% 증가), 영업이익 112억원(전년 대비 24.8% 증가)으로 영업이익 컨센서스 149억원을 하회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그 이유로 “오딘과 아키에이지 워의 매출 하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명이 짧은 모바일 퍼블리싱 게임 매출 비중이 늘면서 마케팅 비용 부담과 함께 수익성이 훼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키에이지2' 대표 이미지. 카카오게임즈 제공
또 “2021년 3월 5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미상환 권면총액은 약 4600억원)했는데, 지난달 31일 이후 조기상환 청구가 가능하다”며 “최근 높은 이자율과 전환가액(5만2100원)을 크게 밑도는 현 주가 수준을 고려할 때, CB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주가 상승을 기다리기보다 원금 회수 차원에서 조기 상환을 청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 말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약 7800억원인데, 1분기까지는 기존 모바일 타이틀의 글로벌 확장이나 ‘롬’ ‘가디스오더’ ‘프로젝트V’ 등 신작 모바일 타이틀에 집중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2와 해외에서 관련 경험을 쌓고 있는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의 차기작 ‘검술명가 막내아들’이 주력 신작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투자의견 홀드와 목표주가 2만6000원을 유지했다.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_트레일러' 이미지. 카카오게임즈 제공
카카오게임즈의 총 주식 수는 8251만9644주로 최대주주는 카카오 외 특수관계인이 지분 49.73%를 갖고 있다. 자사주는 1.03%, 외국인 지분율은 11.84%다. 유통 물량은 40%가 안 된다.한편 카카오게임즈는 “글로벌 게임사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2022년 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위원회 등 전문 조직을 꾸리고, ESG 경영 성과로 지난해 대한민국 게임 대상에서 사회공헌우수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한국ESG기준원 주관 ‘2023년 ESG 평가’에서 통합 A등급을 획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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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