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주가조작 의혹' 질의에 이복현 "저한테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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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무위 전체회의 현안질의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증거가 있으면 (검찰이) 기소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해당 질문에 답변을 자처하며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김건희 주가조작 의혹', 증거 있었으면 지난 정부에서 기소했을 것"
"홍콩 ELS 판매 경로 점검 후 제도개선 검토"
이 원장은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현안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질의에 이 같이 답했다. 이 의원은 "왜 다른 주가조작에 대해서는 엄벌한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김 여사에 대해서는 조사도 하지 않고 묵묵부답인가"라고 물었다.그러자 이 원장은 "이 건은 이미 지난 정부에서 오랫동안 조사해 왔고 제가 우연한 기회에 검찰에 있었다 보니 저도 20년 이상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했다"며 "지난 정부에서 어떻게 보면 봐주기 했다는 취지의 주장이신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저도 주가조작 사건을 엄단하고 싶고 지위고하를 떠나 그 부분에 대해서(조사했다)"고 강조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역시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지난 정부에서 이 건에 대해 검찰에서 굉장히 열심히 조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 원장은 질문 과정에서 이 의원이 김 위원장한테 답변을 듣고 넘어가려고 하자 "주가조작 조사는 주로 (금융)감독원에서 하는데 저한테는 안물어보시나요?"라며 적극적인 답변 태도를 보였다.이 원장은 지난해 2월 열린 정무위 전체회의에서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관련 수사가 자신이 검사를 그만 둔 배경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수사가 너무 정치적이어서 제가 사표를 내고 나온 것"이라며 "진짜 팩트(사실)다. 너무 정치적이어서 당시 검찰 지휘부에 대한 불만을 표명하고 사표를 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를 지내던 2022년 4월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추진과 관련해 검찰 지휘부를 비판하면서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이후 같은 해 6월 금감원장으로 임명됐다.
한편 이 원장은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와 관련해 "파생상품 구조로 되어 있어서 지식이 있는 분들 아니면 설명을 상당히 자세히 들어야 알 수 있는 구조인 건 맞다"며 "판매 창구에 대해 현안 조사 중인데 검사가 끝나면 어느 정도 구체적 내용을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이 원장은 제도개선 여부에 대해 "2019년 이후 금소법(금융소비자보호법)을 시행하고 영업 규준이나 다양한 모범 규준을 마련했는데 제대로 지켜졌는지 상품의 유형별 구분, 유형에 따른 적절한 판매 점검 경로를 살펴보고 있다"며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잘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4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NH농협)에서 판매한 홍콩 H지수 ELS 만기 손실액은 지난 26일까지 3121억원으로 집계됐다. 확정 만기 손실률은 53% 수준으로 원금이 반토막난 상태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