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 업무' 분리한다는데…반발 거센 교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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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학기 전면도입 앞두고 교육부·교원 갈등 증폭학교에서 오후 8시까지 초등학교 저학년생을 돌보는 ‘늘봄학교’에 대한 교사들의 반대가 학부모의 빈축을 사고 있다. 올해 2학기부터 전국 학교로 늘봄학교를 확대하겠다는 교육부 발표에 현장 교사들은 관련 인력과 공간 부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지만 실상은 업무 부담 가중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학부모의 약 84%는 늘봄학교 확대를 희망하며 적극 시행을 촉구하고 있다.
학부모 84%가 참여 희망
교육부 "내년 모든 돌봄업무 분리
올해 과도기…기간제 교원 등 투입"
교사 노조 "인력·공간 부족 심각
지자체로 업무 이관하라" 주장
학부모는 전폭 지지, 교사는 반대
29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사들은 공간과 인력 부족을 이유로 늘봄학교 주무 담당을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할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지난 27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늘봄학교 저지를 위한 집회에서도 교사들이 내건 표면적 이유다.정부는 올해 2학기부터 돌봄과 방과후 프로그램을 결합해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돌봄을 제공하는 늘봄학교를 도입할 계획이다. 올해 1학기 전국 초교 6100여 곳 중 2000여 곳에 우선 도입하고 2학기부터 전국으로 확대한다. 대상 학년은 올해 1학년, 내년 1~2학년, 2026년 모든 학년으로 늘려나간다.
현장 교사들의 가장 큰 반대 이유는 인력 문제다. 교육부는 올해를 과도기로 설정하고 기간제 교원과 늘봄 실무직원에게 신규 업무를 맡길 예정이다. 교사들은 올해 1학기까지만 기존 방과후·돌봄 업무를 맡고 내년부터는 돌봄 관련 모든 업무에서 벗어난다. 그럼에도 교사들은 “지금도 기간제 채용이 어려운데 전면 확대하면 공백을 현장 교원들이 맡게 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학교 현장이 이미 만성적 공간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도 반대 이유다.가정 내 양육 기회를 박탈한다는 주장 또한 제기한다. 초등교사노조는 “어린 학생을 하루종일 학교에 머무르게 하는 것은 이들의 휴식권을 침해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 기간제 활용 예정대로 시행
교육부는 늘봄학교를 역점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인력과 공간 문제 모두 내년까지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교육부는 “올해 1학기에 기간제 교원 2250명을 2000개 이상 늘봄학교에 배치했고, 17개 시·도 교육청에 관련 예산 배정을 완료했다”며 “학교가 기간제 교원 모집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교육지원청에 담당자를 두고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공간 문제는 지역사회 시설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설명했다. 학교뿐만 아니라 대학 유휴공간, 지자체 체육시설, 문화시설, 도서관, 박물관 등 지역사회 교육자원을 활용할 방침이다. 학생의 학교 체류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진다는 지적도 반박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오후 1시~1시50분에 하교하는 저학년의 정규 수업시간은 해외와 비교할 때 짧은 편”이라며 “가정 내 돌봄이 어려운 학부모를 위한 정책인데 학교 장시간 체류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주장”이라고 했다.학부모들도 늘봄학교 확대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예비 초교 2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방학인 요즘 자녀가 오전 9시30분~11시30분 방과후학교에 참여하는데 월 30만~40만원을 아끼고 있다”며 “2학년은 내년까지 늘봄학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하교 후 ‘학원 뺑뺑이’를 이어가야 하는데, 늘봄학교 대상이 되면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이달 초 초1 예비학부모 5만2655명을 대상으로 늘봄학교 수요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3.6%가 늘봄학교 참여를 희망한다고 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하교 후 부모와 시간을 보내는 아이와 늘봄학교에 맡겨지는 아이들 간에 학습 수준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늘봄학교는 방과 후에 아이를 돌보기 어려운 맞벌이 부모와 가계 사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한 차선책”이라고 평가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