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해리스 맥라렌 아태·中 총괄 "맥라렌은 전기차 시대에도 역동적 드라이빙 즐거움 줄 것"

폴 해리스 아시아태평양·중국 총괄이 맥라렌 서울 쇼룸에서 맥라렌 아투라(ARTURA)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투라는 맥라렌 최초의 양산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슈퍼카다. /맥라렌 제공
“맥라렌은 전기차 시대에도 브랜드의 DNA인 경량화와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지켜낼 겁니다.”

폴 해리스 맥라렌 아시아태평양·중국 총괄은 지난 16일 서울 대치동 맥라렌 매장에서 기자와 만나 “운전자가 역동적인 드라이빙에 더욱 몰입하고 차와 혼연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맥라렌의 기본 철학”이라며 이렇게 말했다.해리스 총괄은 한국과 일본, 중국, 호주, 싱가포르, 홍콩 등 10여 개국 시장에서 맥라렌의 마케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해 맥라렌이 7년 만에 내놓은 3세대 플래그십 슈퍼카 750S의 국내 상륙을 앞두고 방한했다.

그는 750S에 대해 “맥라렌의 핵심 가치인 무게와 파워(출력)의 균형을 가장 잘 구현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750S는 전작인 720S보다 30㎏, 경쟁사 모델보다는 약 190㎏ 더 가볍다. 탄소섬유 사용 범위를 넓혀 맥라렌 양산 모델 중 최저 무게를 달성했다.

해리스 총괄은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선 어떤 부분은 무게를 늘리기도 했다”며 “경량화하는 동시에 전반적인 성능은 향상시켜 더욱 역동적인 주행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제로백 시간은 2.8초로 전작보다 0.1초 줄었다.맥라렌은 전동화 전략도 브랜드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는 범위에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2021년 출시한 세계 최초의 고성능 하이브리드 슈퍼카 아투라의 성공 이후에도 전동화 로드맵을 짜는 데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 또한 이런 이유에서다. 맥라렌은 앞서 2025년까지 모든 라인업의 파워트레인을 하이브리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이른바 ‘트랙25’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 순수전기차 출시 여부도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해리스 총괄은 “단순히 대용량 배터리로 출력을 높여 직선으로 빨리 달리는 것은 맥라렌의 브랜드 정신이 아니다”며 “현존하는 전기차·배터리 기술로는 맥라렌이 추구하는 섬세한 조향과 제동, 민첩성과 역동적인 드라이빙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어 기술 중심적으로 전동화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맥라렌이 차세대 시장으로 가장 주목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해 한국 판매량은 30여 대로 다른 슈퍼카 브랜드보다 적지만 성장 잠재력은 크다는 게 맥라렌의 판단이다. 해리스 총괄은 “한국 소비자들은 자동차는 물론 럭셔리와 예술, 기술에 대한 이해도와 열망이 높다”며 “맥라렌은 차별화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브랜드인 만큼 한국 소비자의 수요에 부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