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다카르 랠리 우승…전기차로 사막 레이싱 1등은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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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전기차 'RS Q e트론'아우디가 하이브리드 전기차 ‘RS Q e트론’으로 다카르 랠리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46년 다카르 랠리 사상 최초의 전기차 우승이자 아우디의 첫 다카르 랠리 우승이다. 게르노트 될 아우디 최고경영자(CEO)는 “아우디는 모터스포츠에서 또 하나의 이정표를 남겼다”며 “전기 구동장치로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사막 랠리를 우승한 것은 아우디의 목표처럼 ‘기술을 통한 진보’를 입증한 것”이라고 밝혔다.
2.0 TFSI 엔진으로 배터리 충전
사우디 사막 7883㎞ 8일간 주파
동력 구조 간단해 고장률 낮아
"혁신적 전기 구동으로 새역사"
○RS Q e트론, 사막 랠리 우승
1978년 시작한 다카르 랠리는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레이싱 대회 중 하나다. 총길이 7883㎞의 아라비아반도의 황량한 사막을 8일 동안 주파해야 한다.RS Q e트론은 2.0 TFSI 엔진이 장착된 하이브리드카다. 엔진은 바퀴 구동에 개입하지 않는다. 오직 배터리 충전을 위해서만 사용된다. 사막 한가운데서 장거리를 주행해야 하는 랠리 특성을 고려해 개발된 방식이다.
전기모터 특유의 강력한 초반 토크 덕분에 RS Q e트론의 타이어는 모래에 잠길 틈 없이 빠르게 움직인다. 간단한 동력 구조 덕분에 사막의 모래 폭풍 속에서 고장날 확률도 낮다. 수리도 내연기관 차와 비교해 쉬운 편이다.스페인 출신 드라이버 카를로스 사인츠와 루카스 크루스 팀은 지난 6일부터 보름 동안 하루평균 500㎞ 넘게 달렸다. 2010년, 2018년, 2020년 랠리 우승을 경험한 바 있는 이들은 다른 팀과의 격차를 크게 벌린 여섯 번째 스테이지부터 마지막까지 선두를 달렸다. 이들이 전체 주행에 걸린 시간은 48시간 15분 18초다. 2위와의 시간 격차를 1시간 20분 넘게 벌리며 여유있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아우디의 다른 팀도 뛰어난 성과를 냈다. 스웨덴 출신 마티아스 엑스트롬과 에밀 베르크비스트 팀은 첫 스테이지인 프롤로그 스테이지를 가장 빨리 주파했다. 6개 스테이지를 마친 뒤에는 사인츠/크루즈팀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일곱 번째 스테이지에서 뒤차 축에 문제가 발생하며 이후 순위를 유지하지 못했다.
올리버 호프만 아우디 기술개발이사는 “혁신적인 전기 구동 방식을 통해 아우디는 2022년 다카르 랠리 첫 출전 후 불과 3년 만에 모터스포츠 분야에서 가장 큰 도전 과제 중 하나를 극복했다”며 “이로써 40년 모터스포츠 역사에서 늘 돋보였던 아우디의 선구적인 업적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을 통한 진보의 상징
아우디는 그동안 세계 수많은 랠리와 서킷에서 우승 타이틀을 차지하며 브랜드 슬로건인 ‘기술을 통한 진보’를 증명해 왔다고 설명했다. 아우디는 1980년대 콰트로 사륜구동을 개발하고 국제자동차연맹(FIA) 주관 월드랠리챔피언십(WRC) 대회를 휩쓸었다. 아우디는 WRC에서 총 23차례 우승했다. 2000년대에는 24시간 내구레이스인 르망24에서 디젤 엔진과 디젤 하이브리드 엔진으로 5번의 연속 우승을 포함해 총 13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다카르 랠리를 통해서는 효율적인 TFSI 구동장치와 전동화된 e트론 콰트로 구동 시스템 등의 기술을 선보였다.아우디는 2026년부터는 브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모터스포츠의 정점인 포뮬러1(F1) 레이싱에 도전할 예정이다. 아우디는 F1을 통해서 에너지회생시스템을 장착한 차량을 선보인다. 아우디가 개발 중인 F1 차량은 전기에너지로 1000마력 이상의 성능을 내는 것이 목표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