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인데…'이 나라'로 中企 수출 '깜짝 성장'

중기부,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동향 발표
러시아로의 수출 전년대비 14.7% 증가
중고차 수출 등 호재·화장품 수출도 '활짝'
장안평 중고차시장 전경 모습. 한경DB
국내 중소기업 수출이 2년 연속 내리막을 걸었다. 화장품과 자동차 관련 업종이 선전했지만,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수출 실적이 감소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30일 '2023년 중소기업 수출동향(잠정치)'을 발표했다.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은 전년 대비 2.3% 감소한 1118억달러(약 148조6700억원)를 기록했다. 중기 수출은 2021년 1155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년 연속 내림세다.수출 중소기업 수는 9만4635개 사로 전년(9만2448개 사) 대비 2.4% 증가했다. 신규 수출기업 수는 전년 대비 6.0% 증가했고, 수출 중단기업은 1.9% 감소하는 등 중소기업의 수출지표가 개선됐다.

품목 별로는 화장품, 자동차, 플라스틱제품, 자동차부품 등이 높은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중기 화장품 수출액은 54억달러로 전년 대비 20.2% 늘었다. 중기 자동차 수출액은 49억달러를 수출해 전년 대비 57.4% 증가했다. 자동차 부품사 수출도 전년 대비 8.1% 늘어 호조세를 보였다. 반면 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반도체는 각각 전년보다 -9.2%, -9.3% 수출액이 줄었다.

중기 수출액 상위 10대 국가는 중국, 미국, 베트남, 일본, 인도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수출이 늘어난 부분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지난해 중기의 러시아 수출은 30억9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4.7% 늘었다. 중기부 관계자는 "러시아의 자동차 생산 중단 등에 따라 러시아뿐 아니라 주변국인 키르기스스탄(315%), 카자흐스탄(21.4%)의 중고차 수요가 증가한 점이 주요 원인"이라며 "리비아 등 중동지역 중고차 수출도 증가세를 보였고, 러시아로의 직접 수출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화장품의 경우 중국으로 수출이 감소(-14.4%)했지만, 미국(+47.2%), 일본(+12.9%), 베트남(+28.6%) 등으로 수출국이 다변화되면서 중기의 화장품 수출액은 연간 기준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중기부 최원영 글로벌성장정책관은 “2023년 중소기업 수출은 중국의 경기침체, 고물가에 따른 긴축재정 기조 등 불안정한 대외환경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중소기업의 수출국 다변화, 수출 중소기업 개수의 증가 등 긍정적인 부분이 있었다”며 “2023년 하반기부터 이어지는 수출 증가추세를 2024년에도 이어갈 수 있도록 중소기업 수출을 총력 지원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