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인프라의 25%, 30년 넘긴 노후시설…'안전등급 최하' 69개

정부, 38만3천281개 인프라 조사결과 발표
'안전등급 최하' 절반은 저수지…저수지 대부분 30년 경과
전국 38만여개 인프라의 4분의 1이 지은 지 30년을 넘긴 노후 시설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수지의 경우 전국 1만7천여개 가운데 96.5%가 30년 이상의 노후 시설물인 데다, 안전등급 최하 수준인 E등급 시설물의 절반가량을 차지해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진행한 인프라 총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인프라 총조사는 도로, 철도, 항만, 공항, 수도, 전기, 가스 등 기반시설 15종의 급속한 노후화를 예방하고,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진행됐다. 시설물 47만8천299개 중 준공 일자 확인이 불가능한 설비류, 소규모 시설물을 제외한 38만3천281개를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정부는 총조사를 통해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1천350곳이 산발적으로 관리하던 기반시설 정보를 하나로 모아 현황 및 유지보수 관리체계,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한다.

조사 결과 건설 후 20년이 지난 인프라 시설물은 전체의 51.2%(19만6천325개)였으며, 30년 이상 시설물은 25.2%(9만6천753개)였다. 특히 저수지의 96.5%(1만6천708개)가 30년 이상 지난 노후 시설물이었다.

통신설비의 64.4%(130개), 댐의 44.9%(62개)가 30년을 넘겼다.

시설물안전법에 따라 안전 등급이 부여되는 시설물 중 99.2%(9만3천7개)는 보통 이상을 의미하는 A∼C등급으로 관리되고 있었다. A등급(우수)이 4만7천197개(50.3%)로 가장 많았고, B등급(양호) 3만5천453개(37.8%), C등급(보통) 1만357개(11.1%)다.

D등급(미흡)은 694개(0.7%), E등급(불량)은 69개(0.1%)였다.

이는 2022년 말 자료 취합 기준이다.
E등급은 주요 부재의 심각한 결함으로 시설물 안전 위험이 있어 즉각 사용을 금지하고 보강 또는 개축해야 하는 상태를 뜻한다.

E등급 시설물의 절반가량은 저수지(35개·50.7%)였고, 하천 20개(29%), 도로 12개, 항만 1개, 어항 1개 등이 E등급 판정을 받았다.

주요 부재에 결함이 있어 긴급 보수·보강이 필요한 D등급 시설물도 저수지(509개)가 73.3%로 가장 많았다.

다만 국토부는 당장 사용을 중지해야 하는 수준인 E등급으로 취합된 도로, 항만 등이 보수·보강됐는지 여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국토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D·E등급 시설물의 보수·보강과 성능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감독기관 및 관리주체에 통보하고, 실태점검을 통해 조치 결과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년도 더 지난 2022년 말 기준으로 이미 D·E등급을 받은 시설물에 대해 관리주체에 통보하겠다고 한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관리주체에 통보해 주의를 환기하겠다는 뜻"이라며 "인프라 현황 정보를 모은 전산 시스템이 올해 3월 말께 문을 열면 보수·보강 등 안전 등급에 따른 조치 여부를 좀 더 빠르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반시설 현황과 노후화, 안전등급 정보는 기반시설관리시스템(www.inframanage.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인프라 총조사에 75억4천600만원을 투입했다.

조사 수행 기관은 국토안전관리원이다. 이번 조사 결과를 학계는 기반시설 연구 자료에, 민간은 신규 사업 발굴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국토부는 기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