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뉴럴링크, 인간 뇌에 컴퓨터 인터페이스 장치 이식

생각만으로 장치 제어 작동, 제품 이름은 '텔레파시'
기존업체들과 경쟁, 뇌이식 상용화까지는 시간 걸려
사진=REUTERS
과학소설에서나 보던, 생각만으로 장치를 제어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이식 시대가 머지 않아 열릴 전망이다.

일론 머스크는 29일(현지시간) 자신의 X(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스타트업 뉴럴링크에서 처음으로 인간 환자에게 뇌이식을 했으며 환자는 잘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이 트윗에서 뇌이식을 통해 “생각만으로 휴대폰이나 컴퓨터, 거의 모든 장치를 제어할 수 있게될 것”이라고 적었다. 또 제품의 초기 사용자는 팔다리를 사용할 수 없는 사람들이 될 것이라며 “스티븐 호킹이 스피드 타이피스트나 경매인보다 더 빨리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고 상상해 보라.”고 적었다. 제품의 이름은 ‘텔레파시’로 불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미국 식품 의약국(FDA)는 뉴럴링크의 첫번째 인간 실험에 대해 승인을 했다. 이에 따라 뉴럴링크는 임상 시험을 위해 경추 척수 손상이나 근위축성 측삭 경화증(ALS)로 인한 사지 마비 환자를 모집했다.

뉴럴링크의 수술은 로봇을 이용해 움직임을 관장하는 뇌 영역에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임플란트를 외과적 수술로 배치한 것이다. 일차적으로 외상을 입어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작동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머스크는 뇌이식으로 신경 스파이크 탐지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트윗에서 밝혔다. 이는 회사가 환자의 뇌에서 기록을 얻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위스콘신 대학교 중개 신경공학 연구소의 공동 소장인 킵 러드윅이 설명했다.

뉴럴링크의 가치는 지난 6월말 기준 약 50억 달러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안전 프로토콜과 관련하여 조사를 받을 상황에 직면해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달 초 뉴럴링크가 위험 물질 이동에 관한 미국 교통부(DOT) 규정을 위반하여 벌금을 부과받았다고 보도했다. 또 11월말에는 4명의 의회 의원이 수의사 기록에서 원숭이의 뇌이식후 마비,발작,뇌부종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기술의 안전성을 조사하도록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요청했다. 머스크는 지난 9월 10일 소셜미디어에 "뉴럴링크에서 이식으로 죽은 원숭이는 없다"고 적었다. 그는 회사가 건강한 원숭이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말기" 원숭이를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이 분야는 이미 블랙록 뉴로테크 및 싱크론 같은 의료기술분야의 선도기업들이 있으며 싱크론 같은 회사는 이미 인간의 뇌에 치료 목적의 장치를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뉴럴링크는 이미 동물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테스트를 해왔으며 그 실험에서 원숭이들은 자신의 두뇌만을 가지고 컴퓨터 게임을 했다. 그러나 이 실험은 책임있는 의학을 위한 의사 위원회 등 일부 동물권 단체에서 영장류 실험에 대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뇌 이식이 상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로이터와 인터뷰한 스탠포드 대학의 신경외과 교수이자 뉴럴링크의 고문인 제이미 헨더슨은 “과대평가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헨더슨은 승인된 장치가 출시되려면 아직 몇 년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