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격 실화?' 관광객들 깜짝…일본여행 '필수코스'의 비밀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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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의 역습…'물류 2024년 문제'
(9) 돈키호테는 왜 싼가
초저가 미끼상품으로 고객 모아 일반상품 구매유도
日 유통업계 '1/3룰' 이용한 전략…'소매의 최종처분장'
'1/2룰'로 변경한 슈퍼 연합…돈키호테 선택지 줄듯
물류 2024년 문제가 원인…2030년 GDP 10조엔 준다

돈키호테는 일단 취급 상품이 어마무시하게 많다. 도쿄 메구로구 돈키호테 나카메구로 본점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6만점에 달한다. 없는게 없는데다 입구에는 '이 가격 실화야?' 싶을 정도로 싼 상품이 즐비하다.

사실 돈키호테의 상품이 다 싸지는 않다. 경쟁사와 비슷한 가격의 상품도 많다. 초저가 상품으로 고객들을 끌어들인 뒤 다른 상품까지 구입하도록 유도해 전체적으로 이익을 올리는게 돈키호테의 전략이다.

하지만 오는 4월부터 3분의 1 관행을 파고든 돈키호테의 전략이 더 이상 먹혀들기 어렵게 됐다. 일본의 대형 슈퍼마켓들이 관행을 바꾸고 있어서다.올해 3월 아시아 최대 유통회사 이온그룹의 슈퍼마켓인 마루에쓰와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라이프코퍼레이션, 서밋, 그리고 사이타마에 기반을 둔 야오코 등 4개 회사가 물류연구회를 시작했다. 10월 중순에는 또다른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세이유와 도큐스토어, 이바라키현 기반의 가스미 등이 가세하면서 참가사가 10곳으로 늘었다.
일본은 한번 굳어진 관행을 좀처럼 바꾸지 않는 나라다. 에도시대(1603~1867년)부터 상거래가 발달한 상인의 나라답게 상거래 전통은 더욱 그렇다. 일본의 상거래 관행을 다진 대표 유통기업들이 앞장서서 관행을 바꾸는 건 불과 3개월 앞으로 다가온 '물류 2024년 문제' 때문이다.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올해 당장 일본 전체 화물의 14%가 멈출 전망이다. 2030년에는 전체 물류의 34%가 멈추게 된다. NX종합연구소는 이대로라면 물류 정체에 의한 수요 감소로 2030년 국내총생산(GDP)이 10조엔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일본 GDP의 2%에 해당하는 액수다. 인구감소의 역습…'물류 2024년 문제'⑩으로 이어집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