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1분기엔 성장주 조정 기다려 매수…1년 이상 장기보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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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토러스자산운용 대표이사

5조 매도로 5% 하락

연초 이후 일본과 미국 증시가 8%, 3% 상승하는 가운데 한국과 중국 증시는 큰 폭으로 하락한 후 점진적인 상승을 시도하고 있다. 중국은 디플레이션과 투자 감소로 인한 저성장으로 하락했지만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직접 투자를 통한 부양책으로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은 금융투자의 2조 차익 순매도에 더해 삼성 그룹 대주주들의 2.7조 블록딜 매도로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 국면이 전개되었고 외인들은 주식시장에서 3조 순매수를 했지만 선물시장에서 5조 순매도 하락을 주도했다. 그럼에도 올해의 대표 기업들의 수출은 물량과 단가 상승으로 크게 증가하고 이익 총계도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증시의 상승을 견인하게 될 것이다.

미국은 골디락스(Goldilocks) 경제

23년 4분기에 미 GDP는 3.3% 성장하며 예상치를 상회했다. 24년 1분기에는 미 의회 예산국이 소폭 성장을 전망하고 있지만 아틀란타 연준의 GDPNow 모델(현 분기만 전망하지만 가장 정확) 전망치는 무려 3%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2.5%를 향해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고용은 크게 줄지 않으면서 임금 상승도 적절한 선에서 억제되고 있으며 기업 이익은 제품 판매 단가를 올리지 않으면서도 노동 생산성 향상을 통해 연 1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적당한 수준의 경제 성장이 지속되는 전형적인 골디락스 경제가 전개되고 있다. 이는 주식시장에서 변동성이 낮은 상태에서 비교적 지속적인 증시 상승으로 이어질 확률을 높여준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플레이션은 구조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급히 올라간 만큼 빠른 속도로 내려오는 경향이 있다. 유럽과 중국이 저성장으로 수요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고 이는 유가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 중국은 부동산 시장 하락과 투자 감소로 제품 가격이 하락하며 디플레이션을 전 세계에 수출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면 현금 이자율이 하락하게 되고 결국은 고금리 단기 예금 등에서 증시로 자금이 이동할 것이다.

현재 미국 MMF의 잔고는 6조 달러를 상회하는데 개인도 기관도 모두 고금리를 찾아서 단기 금융 상품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현재 5% 초반인 금리가 5% 이하로 하락한다면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빨라질 수 있다. 올해 2분기부터 신중한 투자 결정을 내리는 보수적인 투자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면서 본격적인 지수 상승이 기대된다.

실업과 소비

23년 12월 실업률은 3.7%이었고 이는 22년 12월 대비 0.2% 올랐지만 1월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역사적 저점이었다. 원하는 만큼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환경이다. 소비자는 실업이 되지 않는 한 소비를 한다. Yardeni Research에 의하면 미국의 베이비 부머 세대는 75조 달러를 저축하고 있고 이를 소비하거나 다음 세대에 상속을 하고 있는 중이다.

40%의 미 주택 보유자들이 대출 없이 집을 소유하고 있고 나머지도 70% 이상이 저금리 확정 이자를 내고 있다. Yardeni Research가 발표하고 있는 고통 지수(Misery Index)는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을 더한 수치인데 역사적 평균 9%보다 양호한 7% 수준으로 소비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물론 역사적 신고점을 기록 중인 증시도 소비 증가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신고가 경신 1년 후와 1월 상승 시 그해 1년 주가 흐름에 대한 통계

미국 S&P 500 지수가 2년 만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1950년 이래, 1년 이상 없었던 신고가가 기록된 케이스는 총 14차례. 신고가 1년 후 평균 지수 상승률은 14%이었고 이 중 2007년의 경우를 제외하고 나머지 13번의 경우 신고가 1년 후 지수가 상승했다. 이유는 경기의 모멘텀이 충분할 때 신고가로 이어지고 더 많은 보수적인 투자가 자금이 이 때부터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단기 예금 상품인 MMF에서의 자금 이동이 대표적이다.올 1월 S&P 500 지수가 3% 상승했는데 1월의 증시 성적은 한 해를 좌우한다. 특히 2% 이상 상승 시 1년 상승세가 두드러지는데 1953년 주 5일 매매가 정착된 이후 1월에 2% 상승하면 그 해 평균 상승률은 13.5%에 이른다. 23년 11월에 발생한 100% 확률의 Zweig 급반등 지수의 경우 발생 후 6개월 후와 1년 후에 모두 큰 폭으로 상승하는데 위 3가지 지표를 아울러서 유추해 보면 24년 증시는 미국 S&P 500 기준 10% 이상 상승 가능성을 높여 준다.


기업 이익과 밸류에이션

1965년부터 1987년 블랙먼데이까지 PER은 20배 이상 오른 적이 없었으나 그 이후 인터넷 도입 이후에는 15배 이하로 하락한 적도 없다. 후자의 기간에는 미 국채 10년 물 수익률이 9%에서 추세적인 하락을 지속했고 좁혀서 보면 4% 부근에서는 PER이 20배 이상에서 거래되었다.

1900년 이후의 통계 상으로도 10년 물 3~4% 수준에서 PER은 20배 이상에서 거래되는 것이 통상적이었다. 24년 S&P 500 EPS 예상치가 FactSet Earnings Insight 기준 242 달러인데 AI 활용으로 생산성이 향상되어서 이익이 추가적으로 10~20% 상승하면 현재의 지수는 20% 이상 저평가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단기 과매수 장기 과매도

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단기적으로는 과매수 상태를 보이고 있고 변동성 지표인 CBOE의 Vix도 최저점을 기록하며 낙관론이 지배하고 있는 듯하다. 그럼에도 1월 Bank of America 펀드매니저 서베이에 따르면 현금 비중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고베터 주식 비중은 평균보다 매우 낮은 편인 반면, 방어주 비중은 22년 초 고점을 기록한 시점 대비 8% 높다.

또한 PEF(Private-equity fund) 사모펀드들이 보유하고 있는 투자 예비 현금(Dry Powder)은 최고 수준이고 가계의 보유 현금 및 예금은 팬데믹 전의 13조 달러에서 18조 달러로 늘어나 있다. 장기적인 투자준비금은 충분해서 이번 강세장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 통상 강세장이 시작되면 2년에서 3년간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2월과 3월의 계절성

대통령 선거 해의 연간 주가 흐름을 보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과정에서 선거 결과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2월 중순부터 3월까지 계절적인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특히 이전 년도에 10% 이상 상승했을 경우는 1월에도 상승세가 이어지지만 2월 중순 이후 하락의 계절성이 더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을 때는 계절성이 더 강화되는데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5월 혹은 그 이후로 늦추어지고 인플레이션 하락 추세에 균열이 감지된다면 단기 과매수 상태의 주식시장이 적지 않은 조정이 예상되는데 이는 우량 주식의 저가 매수 기회이다.


한국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증시가 활황인 일본에서 PBR 1 미만 기업들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을 공시하라는 제도를 작년에 도입한 이후 PBR 1 미만 기업이 51%에서 41%로 줄어들었고 한국 정부도 이와 유사한 제도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 정부는 선거를 앞두고 올해 말 시행 예정인 주식 양도세 무효화를 발표했고 이어 주식 수요를 진작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안 마련이 쉽지 않다. 재무상태표 상 대기업이 보유한 풍부한 유보금이 설비투자가 많은 한국의 제조업 특성으로 인해 대부분 토지와 제조장치의 형태로 유보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주회사나 금융회사의 경우 자사주와 현금 보유액이 많고 저성장 내수주의 경우 추가적인 설비투자 필요성이 적어서 정책이 제대로 마련되어 시행된다면 주당가치 상승의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2월 주식 시장 전망

미국의 상승세는 골디락스 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여러가지 변수로 인해 단기 과매수를 해소하는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 일시적인 5조원의 주식 공급에 외인의 5조 선물 매도로 급락을 경험했지만 외인의 3조 거래소 순매수가 완충 역할을 해주었고 현 환율 환경에서 수출 주도 대기업들의 이익 증가세로 인해 완만한 상승세가 기대된다. 미국이 조정을 받으면 한국 기업들도 하락하겠지만 이미 5% 하락한 상태에서 추가적인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다.

작년에 많이 상승한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과 이익 증가 대비 주가 상승률이 앞서간 코스닥 IT 기업들은 1분기의 IT 약세 계절성을 소화하면서 재상승을 준비하는 기간이 될 것이다.반면 준수한 이익 수준에도 불구하고 제한된 성장성으로 소외된 재무상태가 건전한 기업들의 갭메우기 장세가 전망된다. 그럼에도 AI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성장세는 장기 주제이고 시간이 갈수록 이익 증가세는 강해질 것으로 전망되어서 주도주 역할을 1년 더 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에는 "성장주 조정 시 매수 후 1년 이상 장기 보유"가 유리한 상황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성장주의 이익 증가세가 뚜렷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저PBR 상태에서 많은 현금을 보유한 기업들의 중장기 보유가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나 한국 증시 모두 기업 이익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전형적인 강세장을 연출할 것으로 전망되고 의심보다는 확신이 더 좋은 결과를 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