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예측 불허'…난도 더 높아진 재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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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불확실성 커지자금융시장은 연초부터 혼돈의 연속이다. 미국이 지난해 4분기 예상치를 뛰어넘는 3.3%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가 탄탄해 기준 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어서다. 3월로 예측했던 금리 인하 시점이 하반기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된다. 작년 말 1280원대까지 내려간 원·달러 환율도 올 들어 1340원대까지 오르는 등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하지만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시장금리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은행권 예·적금 금리(1년 만기)는 연 3% 중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금리 하락 전망 속에 변동형 주택담보대출과 고정형(혼합형) 주담대를 놓고 금융 소비자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 플랫폼에서 주담대를 갈아타고 보험까지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가 출시돼 소비자들의 선택권도 넓어졌다.
새해 4대 은행 정기예금에 10조 몰려
온라인 '주담대 환승'·보험 비교 서비스
알뜰 금융 소비자들 뜨거운 반응
○예금 막차수요 돈 몰려
예금금리 하락에도 새해 들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은행 정기예금에는 10조원 넘는 자금이 몰렸다. 금리가 더 떨어지기 전에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다. 주식과 비트코인, 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11월까지 연 4%를 웃돌던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연 3% 중반으로 하락했다. 은행 예금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1년 만기 은행채(AAA) 금리가 시장금리 하락 기대감으로 연 3.6% 수준까지 떨어진 점이 영향을 미쳤다.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연초부터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데다 향후 금리가 더 떨어질 것으로 본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에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정기예금 금리는 하락하고 있지만 새해를 맞아 은행들은 연 5~7% 고금리 정기적금 특판 상품을 내놓고 있다.○변동금리 내림세 이어져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 인하가 주춤한 가운데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인하 효과로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떨어지고 있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 하단은 연 3.4% 수준에 형성됐다. 연초에 비해 금리 하단이 0.1%포인트 가량 올랐다. 미국의 ‘3월 금리 인하론’이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면서다.반면 변동형 주담대 금리 하단은 연 3.9% 수준으로 연초보다 0.2%포인트 안팎 내렸다. 지난달 신규 취급액 코픽스가 11월보다 0.16%포인트 하락한 3.84%를 기록하면서 주담대 변동금리를 끌어내렸다. 5년 동안 금리가 묶이는 고정형 주담대 금리가 여전히 변동형보다 낮지만 향후 기준금리 하락이 본격화하면 6개월마다 금리가 조정되는 변동형 금리가 더 저렴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는 26일부터 적용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따져봐야 한다. 스트레스 DSR 제도는 고정금리형보다 변동금리형의 대출 한도를 더 크게 제한한다. 전문가들은 올해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더라도 변동형 주담대 금리 하락폭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 상태에서 한국이 미국처럼 기준금리를 빠르게 인하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주담대 환승·차보험 비교도
온라인에서 주담대를 쉽게 갈아타고 플랫폼 앱에서 자동차보험료도 한 눈에 비교하고 가입할 수 있게 됐다.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에 아파트 주담대가 포함된 지난달 9일 이후 5대 은행에서만 주담대 갈아타기 신청 금액이 2조원을 넘어섰다. 은행들이 낮은 금리로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5대 은행의 주담대 대환 금리(혼합형 기준)는 연 3%대 중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은행들이 제시한 금리는 혼합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무보증 AAA 기준) 5년물 금리와 비교해서도 낮은 편이다. 원가보다 낮은 금리로 주담대를 내주는 셈이어서 금융 소비자들의 반응도 뜨겁다.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토스 등 11개 핀테크 플랫폼 앱 등에선 지난달 19일부터 10개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료를 비교할 수 있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보험을 비교하기 위해 여러 보험사의 사이트에 방문해야 했다. 비교·추천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이런 불편이 줄어들게 됐다. 자동차보험을 갱신할 때가 됐다면 보험료를 아낄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게 좋다. 플랫폼 앱을 켜고 ‘전체’ 메뉴를 누른 뒤 ‘자동차보험 비교’에 들어가면 보험료 비교가 가능하다. 본인 인증 절차를 거친 다음 자동차 등록번호와 예상 주행거리, 대물배상 한도 등을 입력하면 보험사별 연간 예상 보험료가 뜬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