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주력 계열사 보고서 발간…중견기업 ESG 모델 만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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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콜마홀딩스의 ESG 경영 내재화 속도가 빠르다. 주력 계열사 모두 공시 의무화와 관계없이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간하고 공급망 실사에 대응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2026년까지 ESG 경영을 안착시켜 ESG를 중시하는 기업 문화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한경ESG] 리딩 기업의 미래 전략 - 한국콜마홀딩스한국콜마홀딩스가 글로벌 뷰티·헬스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 모두 ESG 경영 체계를 구축한 데 이어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앞다퉈 발간하는 등 ESG 경영 속도를 높이고 있다.ESG 전담 조직인 지속가능경영사무국을 확대하고, 이사회 내 ESG 위원회와 함께 환경·사회·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전략과 정책을 수립해 내실 있게 추진 중이다. 윤동한 회장이 1990년 직원 3명으로 창업한 한국콜마는 업계 최초로 ODM(제조자개발생산) 모델을 도입해 급성장했으며, 2022년 원조인 미국 콜마로부터 ‘콜마(KOLMAR)’ 글로벌 상표권을 인수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한국콜마홀딩스는 ESG를 새로운 도약의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특히 한국콜마홀딩스는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등 유엔글로벌콤팩트의 10대 원칙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북미와 중국에 이어 동남아시아로 사업 무대를 넓히면서 이 원칙을 ESG 경영의 기준점으로 삼는 모습이다. 김종철 한국콜마홀딩스 지속가능경영사무국 상무와 만나 ESG 경영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 ESG 경영의 안착 속도가 매우 빠른데요.“콜마그룹은 2023년 ESG 경영 전략 체계를 수립했습니다. 국내 주요 대기업과 비교하면 늦은 출발이라고 볼 수 있지만, ESG 경영이 비교적 빠르게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최고경영자의 진정성 있는 지지 덕분에 사업전략과 연결되는 ESG 비전을 계열사와 공유하고 중점 전략을 수립할 수 있었습니다. 목표와 비전을 이미 수립한 만큼 올해는 본격적으로 성과 관리에 돌입하고자 성과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 조직 구성 1년 만에 주력 계열사들이 모두 보고서를 냈네요.
“경영진의 전폭적 지지로 2022년 기존 컴플라이언스팀을 대표이사 직속 ESG 전담 조직인 지속가능경영사무국으로 확대·개편할 수 있었습니다. 최고경영자가 참여하는 이사회 내 ESG 위원회를 구성하고 환경·사회·지배구조와 관련한 주요 전략과 정책을 수립할 수 있었죠. 그룹 관계사 실무부서 담당자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각 사의 ESG 경영 추진 현황과 이슈를 논의하고 개선 사항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논의된 사안은 각 사의 ESG 위원회와 이사회에 보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이어온 덕분에 2023년 지주사를 포함한 한국콜마, HK이노엔, 콜마비앤에이치, 연우 등 상장 및 비상장 주력 계열사 모두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할 수 있었습니다.”- 보고서를 모두 발간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국콜마홀딩스, 한국콜마, HK이노엔, 연우 등 주요 관계사는 지난해부터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환경경영을 통한 아름다운 환경 보존, 인간경영을 통한 건강한 사회 기여, 책임경영을 통한 지속가능성 확보라는 중장기적으로 나아가야 할 3가지 ESG 전략 방향과 주요 과제, 활동 성과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간 및 공시가 의무 사항이 아님에도 선제적으로 발간한 것은 콜마그룹이 특징적 ESG를 만들어가기 위해서입니다. ‘이중 중대성(기업 재무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환경과 기업 경영활동이 사회·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모두 고려)’ 평가를 도입해 중요한 ESG 이슈를 도출하는 것도 마찬가지죠.”
- 최고경영자의 전폭적 지원이 어떻게 이루어지나요.“최고경영자는 ESG 업무를 추진하는 데 적극적으로 도울 뿐 아니라 모든 임직원의 ESG 내재화를 위한 캠페인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환경 이슈에 중점을 둔 콜마 ESG 주간과 사회 공헌에 중점을 둔 콜마 커넥트 주간이라는 그룹 활동을 매년 주관해 전사적으로 시행하는데요. 최고경영자도 자차 없는 날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하고, 탄소중립 서약에도 참여했죠. 이처럼 사내 캠페인을 적극 지지하며 ESG를 중시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최고경영진이 앞장서고 있습니다.”
- 콜마그룹만의 ESG 경영 색깔이 있다면요.
“진정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유엔글로벌콤팩트 리드그룹에 선정된 것도 동종 업계와 비교해 특별히 잘했다기보다는 진정성을 갖고 ESG 경영을 개선하고 있다고 인정받은 덕분이라고 봅니다. 진심을 다해 콜마그룹의 진정성이 담긴 ESG 경영을 선제적으로 실행해나갈 때 우리의 플랫폼 서비스가 고객의 성공으로 이어지고, 이 성공의 결과물이 사회적 기여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진정성 있는 ESG 활동은 구성원 모두에게 ESG 경영이 내재화될 때 이루어지겠죠.”
- 내재화를 위해 주로 어떤 활동을 하시나요.
“2023년 4월에 열린 제1회 콜마그룹 ESG 임원 워크숍은 경영 방침과 핵심 과제를 점검하는 등 ESG 경영을 더욱 견고하게 정립하는 자리였습니다. 행사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참가자에게 대중교통을 권고하고, 종이컵 대신 텀블러와 리유저블컵을 사용하도록 했으며, 일회성 현수막 대신 빔 프로젝터를 활용해 행사를 진행했죠. ‘ESG 경영’에 대한 이해는 신입 사원에게도 중요한 덕목입니다. 예로, 올해 신입 사원들은 콜마그룹의 지속가능경영을 이해하고, 함께하는 사회에 대한 마인드를 갖추기 위해 독서토론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또 모든 임직원이 재미있게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와 디자인으로 사내 웹진 ‘잇콜마’를 만들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임직원에 대한 ESG 성과지표나 KPI가 있나요?
“한국콜마홀딩스의 경우 2022년 지속가능경영사무국을 신설한 이래 대표이사 핵심성과지표(KPI)에 ESG 성과지표가 매년 반영이 되어 있고, 주요 관계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담 부서인 지속가능경영사무국 구성원 모두에게도 KPI에 ESG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전담 조직 외에는 과제로 정의되어 있어 구성원 모두 관심을 갖고 책임감 있게 수행 중입니다.”
- 화장품, 특히 ODM 서비스 부문의 ESG 경영 이슈는 무엇인가요.
“한국콜마와 고객사와의 제품 개발에 대한 니즈 부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콜마의 경우 지난해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간 시 이중 중대성 평가를 실시했습니다. 이때 첫 번째 중요 이슈로 꼽힌 것이 바로 ‘환경과 사회적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제품의 개발이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콜마에서는 업사이클링, 튤립 활용 비건 인증, 동물 대체 지속가능 바이오 콜라겐 소재 개발, 종이 튜브, 재활용 플라스틱 등 다양한 사업과 개발 아이템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 협력사가 많은 만큼 동반 성장도 중요하겠네요.
“콜마그룹은 지난 30여 년간 쌓아온 인재경영 철학을 중소·중견기업에 공유하고 교육의 장을 제공하고자 ‘우보천리 상생드림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보천리 상생드림 아카데미는 인재 육성을 통한 기업의 지속 성장을 목표로 한 콜마그룹과 협력사가 함께하는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인재 양성에 대한 니즈는 높지만, 자체 교육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는 중소·중견기업에 양질의 맞춤형 교육과정을 제공함으로써 동반성장과 교학상장(敎學相長)의 정신을 실천하고자 합니다. 저도 ‘ESG 시대의 기업 환경 변화와 미래 비즈니스’라는 주제로 강의하고 있습니다.”
- 교육 외 동반 성장 경영 사례가 있나요.
“지난 2021년 관계사인 한국콜마가 화장품 ODM(제조, 개발, 생산) 기업 최초로 협력사의 ESG 경영활동을 지원한 사례가 있습니다. 한국콜마는 나이스평가정보와 ‘협력사 ESG 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협약을 통해 한국콜마는 나이스평가정보의 ESG 역량 진단과 컨설팅, 교육 프로그램을 주요 협력사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원료, 포장재, 생산설비 협력사 중 선정 기준에 부합하는 주요 협력사를 지원하는 거죠. ESG 경영의 필요성은 알고 있지만, 실제 대응할 여력이 없는 중소형 협력사의 어려움을 함께 해소하기 위해 기획했습니다. 또 한국콜마와 나이스평가정보는 한국콜마 협력사에 특화된 ESG 평가지표를 공동 개발 중입니다. 연간 약 10만 개씩 축적되는 나이스평가정보의 기업신용·기술 분석 데이터를 활용해 화장품 기업 생태계를 건강하게 구축하는 최적화된 지표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 상생 협력을 통해 생산한 ESG 제품도 있나요.
“지난해 12월 한국콜마가 당사 사회 공헌 중 하나인 드림 커넥트를 통해 자립 준비 청년과 협업해 개발하고 제조한 화장품 ‘비또크림’이 대표적 제품입니다. 자립 준비 청년은 18세 이후 아동양육시설을 떠나 스스로 자립해야 하는 청소년입니다. 한국콜마가 약 6개월간 후원해 디자인아카데미를 이수한 비또(닉네임)라는 청년이 제품 기획과 패키지 디자인에 참여했습니다. 한국콜마는 비또크림을 2000세트 생산해 전량을 기부했습니다. 향후 수익금 전액은 사회적기업 운영과 디자인에 참여한 자립 준비 청년 장학금으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친환경 패키징도 화장품업계의 주요 테마죠.
“한국콜마는 지난해 4월 비(非)목재 종이로 만든 스틱형 화장품 용기를 개발했습니다. 종이 스틱은 립밤, 멀티밤, 선스틱에 사용하는 플라스틱 용기를 종이로 대체한 친환경 화장품 용기입니다. 종이 스틱은 채석장이나 광산에서 버려지는 자투리 돌로 만든 미네랄 페이퍼(stone paper)를 말합니다. 폐기할 때 빛에 의해 자연분해되어 원래 형태인 돌가루로 돌아가는 친환경 소재로, 일반 종이 1톤을 미네랄 페이퍼로 대체하면 나무 20그루, 물 2만8000리터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친환경 패키징과 관련한 ‘종이 튜브’는 플라스틱 사용이 불가피한 캡(뚜껑)을 제외한 본체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80% 줄일 수 있습니다. 절취선을 따라 찢을 수 있어 분리배출하기도 쉽습니다. 한국콜마는 2022년 9월까지 총 11개 품목에 종이 튜브를 적용해 석유 기반 소재 사용을 339kg 줄였습니다. 또 콜마비앤에이치는 건강기능식품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에탄올 및 식물성 잔재물 100% 재활용 전환에 성공했으며, 향후 식물성 잔재물의 순환자원 인정 제도를 활용해 발생량 제로화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이 밖에도 HK이노엔, 연우에서도 포장재를 줄이고 플라스틱 사용을 추적 관리하는 인증을 취득하는 등 계열사 전반에서 친환경 패키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 인적자본 관리도 중요해졌죠. 유기농 경영을 중시한다고 들었습니다.
“콜마그룹의 10대 경영 원칙 중 하나인 유기농 경영은 임직원의 재능을 발굴해 인재로 육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화학비료보다는 퇴비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임직원의 자생력을 높이고 인다는 의미죠. 콜마 그룹은 CDP(Career Development Program)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CDP는 순환 근무를 통해 조직 구성원의 적성에 맞는 직무 경로를 설정하거나 구성원의 직무 역량을 확장하는 정책입니다. 콜마는 제약에서 화장품으로 옮기거나 연구소 생산에서 영업으로 근무지를 옮길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순환 근무를 통해 융합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서죠.”
- 공급망 실사 의무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대응하고 계시나요.
“공급망 실사의 중요성이 확대되면서 노동, 보건, 안전, 환경 및 기업윤리를 포함한 책임 있는 기업활동을 평가하는 글로벌 인증인 세덱스(SEDEX)의 SMETA 인증 취득이 있습니다. 한국콜마의 경우 글로벌 고객사(유니레버, 록시땅, 월그린부츠 등)의 요청으로 공급망 실사를 대체할 수 있는 SMETA 인증을 위해 현장 실사를 하고 대면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동시에 공급망 평가 플랫폼인 에코바디스(EcoVadis)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 보고서를 보면 컴플라이언스 관련 공시 항목이 많습니다.“한국콜마홀딩스 한국콜마, 콜마비앤에이치, HK이노엔은 ISO 37001(부패방지경영 시스템) 및 ISO 37301(규범준수경영 시스템) 통합 인증을 받았습니다. 한국콜마홀딩스는 준법·윤리경영을 통해 고객, 임직원, 주주 및 사회로부터 사랑받는 모범 기업이 되고자 합니다. 사실 ESG는 자율준수 프로그램, 부패방지경영 시스템, 규범준수경영 시스템을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ESG 관점으로 볼 때 기존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즉 사내 자율 준수 프로그램은 다양한 대내외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한 공시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결국 당사의 진정성 있는 ESG 경영 성과가 정교한 컴플라이언스 관련 공시로 이어지는 셈입니다.”
대담 = 장승규 편집장
정리 = 이승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