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상당수가 작업 중 더위와 추위, 먼지 문제를 심각하게 느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는 31일 서울 중구 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11월 5일부터 두 달여간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4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불쾌한 냄새, 먼지, 소음, 더위, 추위 등 9개 항목을 작업환경의 문제로 제시하고 어느 정도 심각성을 느꼈는지 묻는 방식이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3%(363명)는 더위를, 80%(348명)는 먼지를, 73%(319명)는 추위를 작업 중에 심각하게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28%(121명)는 '인격적 무시나 감정적 폭력'을, 6%(27명)는 '물리적 폭력(구타 등)의 위험'을 꼽았다.
일을 하면서 신체적 통증을 느꼈다는 응답도 많았다.
'일을 하면서 몸이 느끼는 증상'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52%(227명)는 '팔이나 어깨, 목, 허리가 아프다'고 답했고 50%(216명)는 '신체 일부에 근육통이 있다'고 했다. 안전한 노동환경을 위해 필요한 사항으로는 '냉난방 시설 설치나 효과 증대'(81%), '환기시설의 용량강화'(78%), '현장에서 제기되는 문제에 대한 회사 관리자들의 의견 청취와 무시하지 않는 자세'(73%) 등이 꼽혔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는 "물류센터 노동자들은 여름에는 폭염, 겨울에는 혹한, 박스나 기계로 인한 먼지와 소음 등으로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며 "기업은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안전한 노동환경을 위해 냉난방 시설을 설치하고 환기시설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는 "CFS 경영의 핵심 가치는 고용 창출과 안전한 근무환경 조성"이라며 "업무 효율을 높이고 근무 강도를 낮추기 위한 자동화 설비 확대, AI 활용 작업 동선 최적화, 각종 냉난방 설비 확충에도 지속해서 투자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