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SW 사업, 대기업 진입장벽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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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 장애 반복되자 제도 개편7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에 대기업의 참여가 허용된다. 기업들의 경쟁을 촉진하고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최신기술을 공공 서비스에 빠르게 적용하기 위한 조치다. 작년 11월 지방행정전산서비스 장애를 비롯해 대형 공공 SW 서비스에서 잇달아 품질 문제가 생긴 것도 대기업 참여를 허용한 배경으로 거론된다.
700억 넘는 사업에 참여 허용
'中企만 가능' 상한도 함께 높여
24시간 관제로 정보시스템 강화
▶본지 2023년 11월 27일자 A1면 참조정부는 31일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디지털 행정서비스 국민 신뢰 제고 대책을 확정했다. 대민 서비스 중단 사고를 사전 예방하고, 신속하게 대응·복구하는 장애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나아가 장애를 원천 방지할 수 있도록 정보시스템 구축·운영사업 관련 제도와 인프라 전반을 개편하기로 했다.
○SW 설계·기획 사업은 누구나 참여
대책의 핵심은 대기업의 공공 SW 참여 제한 완화다. 소프트웨어진흥법에 따라 2013년부터 삼성SDS, LG CNS, SK C&C 등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한 회사는 국가 안보, 신기술 분야 사업 등 심의를 통해 예외가 인정된 사업에만 참여할 수 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소프트웨어진흥법을 개정해 사업금액 700억원 이상 사업은 예외 심의 없이 대기업 참여를 허용할 계획이다. 정보화전략계획(ISP) 등과 같은 소프트웨어 설계·기획 사업은 금액 기준 없이 대기업 참여를 전면 개방할 예정이다.중소기업(연매출 800억원 이하)만 참여할 수 있는 사업 금액의 상한선도 20억원에서 30억원으로 늘어난다. 전체 공공 SW 사업에서 20억원 미만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3년 50.1%에서 2022년 37.7%로 줄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했다는 설명이다.
여러 업체가 함께 사업에 참여하는 컨소시엄 구성의 제한도 완화한다. 현재는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기업 수는 5개 이하, 최소지분율은 10%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이 역량 대비 과도한 지분을 수행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정부는 1000억원 이상 대형 사업에만 기업 수를 10개 이하, 최소지분율을 5%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1·2등급 정보시스템은 무중단 서비스
작년 11월 지방행정전산서비스 장애와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한 종합대책도 마련했다. 1만7000여 개에 이르는 정부의 정보시스템 가운데 중요도가 높은 1·2등급 정보시스템 보유기관은 24시간 상시관제를 수행할 방침이다. 디지털 인프라 투자도 늘린다. 1·2등급 정보시스템은 네트워크, 방화벽 등 모든 장비를 이중화해 중단 없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민들이 적게 이용하는 3등급 이하 정보시스템은 단계적으로 통폐합한다.종합대책을 총괄하는 행정안전부는 2월 중 과제별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범정부 협의체 등을 통해 추진 상황을 지속해서 관리할 방침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행정서비스 디지털화의 기반은 신뢰와 안정성”이라며 “재발 방지에 그치지 않고 행정서비스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승우/오유림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