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작년 순이익 3.5조 '소폭 감소'

은행, 사상 최대 실적 거뒀지만
증권은 해외 IB 투자 평가손
"이미 작년에 3709억 충당금 적립"
하나금융지주가 지난해 3조4500억원가량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전년보다 소폭 감소한 규모다. 순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선 건 2013년 후 처음이다. 다만 하나은행이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기록하는 등 탄탄한 실적을 이어온 만큼 주주환원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작년 당기순이익이 3조451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31일 발표했다. 전년(3조5706억원)보다 3.3%(1190억원) 줄었다. 수수료와 매매평가이익이 크게 개선됐지만 민생 안정 자금에 쓰인 일회성 비용과 하나증권에서 발생한 대규모 평가 손실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지주의 지난해 4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76%다. 2022년 4분기(1.96%)와 비교해 0.20%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수수료 이익은 전년(1조7046억원)보다 5.4% 증가한 1조7961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수료 이익과 매매평가이익(8631억원) 등을 포함한 그룹 비이자이익은 1조9070억원으로 전년보다 65.3% 늘었다.

그룹에서 차지하는 은행 의존도는 더 커졌다. 하나은행은 작년 3조476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사상 최대치다. 이자이익 성장세가 견조했던 데다 주식, 채권 등 자체 자산운용 부문에서 9000억원에 달하는 큰 수익을 낸 덕분이다.은행을 제외한 다른 계열사 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하나증권은 해외 부동산에서 2670억원에 달하는 평가손실을 냈다. 이 때문에 작년 연간 기준 2708억원의 손실을 봤다. 하나저축은행도 적자로 돌아섰다. 하나캐피탈, 하나카드, 하나자산신탁 등도 1년 새 많게는 60% 넘게 순이익이 쪼그라들었다.

하나금융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지난해 선제적으로 3709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이를 포함한 충당금 등 전입액은 전년(1조2149억원) 대비 41.1%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약 33%까지 상승한 주주환원율을 중장기적으로 50%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현금배당을 보통주 1주당 1600원으로 결의했다. 이미 지급된 세 차례의 분기 배당 1800원을 포함한 총 현금배당은 전년 대비 50원 늘어난 3400원이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