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S, 실적 악화에 올해 1.2만명 감원…주가 8% 급락

지난해 4분기 매출 7% 감소
CEO "하반기까지 업황 안좋아"
10억弗 비용 절감 계획도 발표
‘미국 경제의 혈관’ 역할을 하는 대형 물류업체 UPS가 실적 악화를 이유로 올해 직원 1만2000명가량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UPS의 물류 규모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6%에 달한다.

UPS는 30일(현지시간) 콘퍼런스콜을 통해 전 세계 8만5000명 규모인 관리직 직원을 중심으로 인력을 줄일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UPS의 이 같은 결정은 지난해 실적이 악화한 영향이 크다.

UPS의 지난해 4분기 미국 내 매출은 169억15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182억5200만달러보다 7.3% 줄었다. 애널리스트들의 목표치인 254억3000만달러를 밑돈다. 조정이익은 주당 2.47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1.8% 감소했다. 고객들이 수익성 높은 항공 기반 서비스에서 수익성 낮은 지상 기반 배송으로 전환하면서 UPS 수익이 감소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도 909억5800만달러로 전년 1003억3800만달러보다 9.3% 감소했다. 지난해 UPS가 처리한 미국 내 택배는 전년 대비 7.4% 줄었다.

UPS는 실적 악화뿐 아니라 비용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UPS 경영진과 트럭 기사 노조인 팀스터스는 지난해 8월 타결한 임금 협상에서 UPS 기사 연봉을 17만달러로 했다. UPS 운전기사의 연봉은 미국 엔지니어 평균 기본급인 9만2000달러의 두 배 가까이 되는 액수다. 캐럴 토메 UPS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모든 사업 부문에서 물량, 매출 및 영업이익이 감소한 ‘어렵고 실망스러운’ 해를 맞이해 10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감원 대상은 대부분 일반 관리직이다.UPS는 화물 운임 등을 정하는 데 머신러닝을 활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가격 책정 부서에서 개별 화주와의 가격 및 할증료를 포함한 계약 조건 초안을 작성하는 데 필요한 인력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토메 CEO는 “인공지능(AI) 및 기타 새로운 기술을 사용해 운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UPS는 올해 하반기까지는 사업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행, 콘서트, 외식 활동이 재개되고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구매가 위축되면서 배송이 줄었기 때문이다. UPS는 올해 하반기엔 하루 평균 물동량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성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토메 CEO는 “아마존을 제외한 미국의 소형 포장물 시장은 1% 미만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UPS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전날보다 8.2% 급락한 145.06달러에 마감했다. 물류 업황 둔화로 지난 1년간 주가는 21.69% 하락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