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소리에 현금 우수수…ATM기에 무슨 일이

카드보다 현금을 선호하는 독일에서 ATM 폭파 절도가 빈발하고 있다.

30일 오전 2시30분께(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외곽 라이니켄도르프의 한 쇼핑몰에서 격한 폭발음이 들렸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용의자 3명이 쇼핑몰 안에 있는 은행 지점 현금인출기(ATM)를 폭파하고 돈을 챙긴 뒤 차를 몰고 도주한 것이다.연방치안청(BKA)은 2022년 전국에서 이러한 폭파 절도가 496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매일 밤 1곳 이상 ATM이 절도범에 의해 폭파되는 셈이다. 주별로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182건), 라인란트팔츠(56건), 헤센(41건) 등 서쪽 지역이 많았다.

현지 매체 디벨트에 따르면 BKA 대변인은 "폭발물 사용이 증가하면서 상황은 점점 위험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ATM 기계에 가스를 주입하는 방식을 주로 썼지만, 몇 해 전부터 폭발물을 설치해 터트리는 사건이 늘고 있다. 강철로 된 금고 문짝도 30m까지 날려버릴 수 있는 폭발물이 점점 더 많이 쓰인다는 설명이다.수사당국은 ATM 폭파 절도 용의자의 70% 이상이 외국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에 거점을 둔 폭력조직이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주로 모로코 출신인 이들은 아우디 승용차를 몰고 독일과 네덜란드 국경을 넘나들며 범행해 '아우디 갱'으로 불린다. 경찰은 고속도로와 가깝고 외진 곳의 ATM을 더 자주 순찰하고 있지만 사건이 줄지는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ATM 안의 지폐가 외부 충격을 받으면 자동으로 잉크 카트리지를 터뜨려 돈을 훔쳐가더라도 못 쓰게 만드는 보호장치를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디벨트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이런 보호조치가 법으로 의무화되지 않았다"며 "ATM 폭파범들에게 독일은 여전히 천국"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