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 주차장이 뭐길래…여의도 메리어트 호텔·오피스텔 주민 갈등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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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주차 권리 빼앗겼다"고급 호텔·오피스텔 복합 건물인 여의도 메리어트에서 호텔과 오피스텔 입주민 간 주차 갈등이 벌어졌다. 입주민 A씨는 호텔 직원을 폭행했다는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여의도 메리어트 오피스텔 입주민 반발
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여의도 메리어트의 고급 주택인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 입주민 A씨를 폭행 혐의로 입건했다. A씨는 여의도 메리어트 호텔 측과 주차 문제로 마찰을 빚는 중이다. 여의도 메리어트 호텔은 저층이 호텔, 나머지 고층이 오피스텔·펜트하우스 등 주거 구역으로 구성돼 있다. 호텔과 오피스텔 주민들이 주차장 건물 진입로를 공유하는 구조다.
A씨는 지난해 11월 입주민 지하 주차 공간에 자리가 부족하자 건물 1층에 마련된 주차구역에 차를 댔다. 이때 호텔 보안 직원으로부터 "호텔 발렛 관할 구역이므로 요금이 발생하니 차를 빼 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A씨는 올 1월에도 같은 문제를 겪었는데 이번엔 호텔 측 말이 좀 달랐다. 지인의 차를 주차하는 과정에서 호텔 보안요원으로부터 "발렛 공간은 아니지만 회차 구간이라 주차하면 안된다"고 통보를 받았다.
A씨는 직원 측에 "1층 주차장은 아파트에 부속된 땅이니 주차할 권리가 있다"고 항의했다. 그러자 호텔 직원이 A씨를 카메라로 찍으면서 접근했고, A씨도 휴대폰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의 승강이가 벌어졌다. A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여의도 지구대는 A씨에게 "아파트 통로 여부에 대해서는 개입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고, 이후 CCTV 영상을 확인 후 A씨만 폭행 혐의로 영등포경찰서에 입건시켰다. 건축 전문가인 A씨는 오피스텔 소유인 건물 진입로 관리를 호텔이 하고 있는 것을 문제삼고 있다. A씨는 "주거지로 진입하는 소방도로는 법적으로 임대가 불가능한 구역인데 호텔이 관리하고 있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메리어트 호텔과 오피스텔은 오랫동안 공동 사용 공간의 관리비, 인건비 관련 갈등을 겪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오피스텔은 입주민들의 개별 소유이고, 호텔은 한 자산 운용사가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메리어트 호텔 측은 "지난해 11월 호텔과 오피스텔 관리단의 계약에 따라 1층을 호텔 비용으로 주차공간으로 만든 것으로, 주민들은 주차할 권리가 없다"고 밝혔다. 당일 촬영을 하고 언성을 높인 것도 호텔 직원이 아닌 A씨가 먼저였다는 설명이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